미술사랑/국내작가소개방

[스크랩] 이진용

영원한 울트라 2008. 7. 14. 22:57


이진용_게르하르트 리히터_캔버스에 유채_150×140cm_2007


이진용 개인전 ● 아라리오 갤러리는 지난 35여 년 동안 쉼 없이 작업을 해온 작가 이진용의 개인전을 연다. 이진용은 평면 회화, 특히 사물이나 풍경을 묘사하는 회화력에 있어서 누구와도 견줄 수 없는 뛰어난 천재성을 타고난 작가이며, 고등학교 때부터 회화작품으로 국전에서 수 차례 상을 받기도 하였다. 그러던 그가 그의 나이 20세가 되던 해에 조각 작업으로 재료의 변화를 시도하여 그로부터 근 20년을 넘게 3차원 조각 작품에 주력하였다. 그러나 이번 전시에서 이진용은 회화 작품으로 다시 복귀하여 총 20여 점의 회화작품과 5점의 조각 작품을 선보인다.





이진용_내 서랍 속의 자연_혼합재료_320×700×39cm_2008



이진용_내 서랍 속의 자연_혼합재료_320×700×39cm_2008_부분


이진용은 스스로 “작업합리화”라는 말을 곧잘 사용하곤 한다. 그는 작업을 위해서 무슨 일이든 자신을 희생하고 합리화하며 살아왔다. 수십 년을 한결같이 손에서 붓을 놓지 않고 살아온 그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는 작품을 끊임없이 작업하면서도 한번도 자신이 노동을 하고 있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는 천재성을 겸비하면서도 끈기를 가지고 노력하는 사람만이 평생 작가로 살아가는 예술가들의 필수 요소임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결국 그에게 주어진 평생 직업인 예술가로서의 열정이 그로 하여금 오랜 시간과 노동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다. 이번 전시를 위해 아라리오의 제주도 스튜디오에서 몇 날밤 잠도 청하지 않은 채 작업에 매진하던 그를 본 한 작가가 그를 “슈퍼맨”이라고 불렀다. 이진용의 이마 위로 한 가닥 내려온 헤어스타일에서 오는 외관적인 특징도 그를 슈퍼맨과 연상시키기도 하지만, 그의 작업에 대한 열정을 보면 고개가 쉽게 끄덕여지는 별명이다.




이진용_César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300×250cm_2008


이진용의 작품세계를 이해함에 있어서 제일 먼저 살펴봐야 할 것은 그의 수집품 목록들이다. 그의 그림은 그가 수집한 이러한 물건들과 많이 닮아있다. 오래되어 세월의 흔적을 한껏 담아 멋스러운 자태를 뽐내는 물건들이다. 이제는 경매에서나 구경 할 수 있는 1800년에서 1900년대 만들어진 축음기, 시계, 고서 등은 오래되어 낡은 느낌이 보다는 그 낡음이 아름답다. 이러한 오래된 물건에서 풍기는 잔잔하면서도 따뜻함은 이진용의 작품에서 재현된다. 그러한 자연스러움은 새 물건이나 브랜드상품에서는 느낄 수 없는 전혀 다르고도 고귀하기까지 하다. 그의 작품 속에서 느껴지는 이러한 고풍스러움은 그리하여 어느 것이 그의 오래된 수집품인지 어느 것이 그의 작품인지(특별히 입체조각위에 색칠을 하여 오래된 물건과 똑같이 만들어진 조각 작품) 구분이 어려울 정도로 견고하다.




이진용_The Camera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32×75cm_2006



이진용의 작품은 관람객에게 추억으로 갈수 있는 어떤 통로와 같다. 디지털 시대에 볼 수 없는 사라져 가는 물건들은 현대인들에게 다시금 되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사라져 가는 물건들은 다시금 커다란 화면에 회화작품으로 또는 큰 조형물로 만든 이진용의 작품들은 우리에게 따스함을 선사한다. 오래된 추억에서 어린시절 기억들을 불러주는 기억의 통로 같은 역할을 한다. 개개인마다 다른 감성이 존재하나, 어렴풋이 기억나는 어릴 적 어른들이나 우리 선조들이 사용하던 물건들은 우리가 쉽게 가질 수 없는 그래서 귀한 예술작품과 닮아있다. ● 이진용은 오래되고 낡은 물건들을 현 시대에서 발견하는 기쁨으로 크고 작은 소품들을 수집해 왔으며 그것을 작품의 소재로 삼는다. 특히 책, 시계, 타자기, 전기, 기차 등과 같이 현대문명의 시작을 알리고 당겨왔던 과거 속의 놀라운 발명품들에 관심을 갖는다. 그는 이러한 소품들을 세심하게 묘사하여 시간의 흐름 속에 천천히 변화되고 추억이 담긴 물건들의 소중함과 옛 것에 대한 경이로움을 표현하고자 한다. 이로서 이진용의 지극히 주관적인 스토리를 또한 그가 몸소 스쳐 지난 역사를 펼쳐 보이는 것이다. 이번 전시에 재현된 이러한 작가의 수집품들이 빼곡히 놓여진 작업실은 관람객들이 작가를 더 친숙하게 이해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이진용_The Books_캔버스에 아크릴채색_165×93cm_2006



이번 전시의 대표작품은 「내 서랍 속의 자연」이라는 대형 작품이다. 이 작품은 너비 7미터, 높이 3.2미터로 기본 골격은 초대형 서랍장인데, 모두 1000여 개의 다른 책 이미지가 서랍 칸칸마다 그려져 있다. 책 이미지들은 중생대, 백악기, 에디슨 등 자연과학사에서부터 로댕, 고흐, 피카소 등의 작가의 책, 그리고 성경책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이 1000개의 책을 하나하나 세필로 그린 것도 놀랍지만, 300개의 서랍장은 실재 서랍처럼 열고 닫을 수 있게 제작되었다. 서랍을 열면 그 서랍 앞에 그려진 책의 내용을 알 수 있는 소재들로 가득 차 있음을 발견하게 된다. 예를 들어 중생대 백악기 책 속에는 공룡의 뼈나 화석 등이 놓여져 있으며 몬드리안 서랍장을 열어보면 그 속에는 몬드리안의 대표작 ‘여인 그림’과 몬드리안 작가의 사진이 가득 차 있다. 칸트의 책 서랍 속엔 칸트와 오래된 시계들이 구성력 있게 채워져 있다. 이 작품은 전시장에 관람객들이 직접 열어볼 수 있도록 설치되며 사다리를 이용해 높은 서랍장 윗칸도 올라가 열어 볼 수 있는 묘미 또한 제공될 것이다. ● 특별히 이번 전시는 이진용이 4년 만에 처음으로 갖게 되는 개인전으로 그의 변화된 작품 세계를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그의 최신 작품들을 통해서 어릴 적 미술관에서 극도로 섬세하게 잘 그려진 회화 작품을 처음 대했을 때 느꼈던 놀라움과 즐거움의 향수를 다시 한번 체험하길 바란다. ■ 아라리오 갤러리 

 

 


Aspri Mera Ke Ya Mas (우리에게 더 좋은 날이 오겠지)- Agnes Baltsa

 

출처 : Artist 엄 옥 경
글쓴이 : orangepink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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