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125*100/1985년작/경주에서)]
'생명이 태어나는 순간, 매일매일 새로운 아침을 찍고 싶다. ' 배병우는 소나무를 찍는 작가다. 아침 안개로 자욱한 송림의 사진이 많기 때문에 촬영하는 시간대가 언제냐고 물어보니까 그렇게 대답해주었다.
그것을 듣고 나는 벨기에의 얀 파브르라고 하는 아티스트를 머리에 떠올렸다.
곤충기로 유명한 파브르의 손자이다. 이 위대한 곤충학자가 이름 붙인 청(靑)의 시간 - 밤의 생물이 잠들면서 낮의 생물이 다시 살아날 때까지의 시간 - 에 착안한 BIC의 청색 볼펜에 의한 드로잉이 얀의 작품의 커다란 특징이다.
이 두 사람의 작가가 의식하고 있는 시간은 반드시 같은 것이 아닐지도 모르지만, 그것이 인간의 힘이 미치지 않는 장대하고 또 비밀스런 대자연의 리듬이나 호흡과 같은 것을 느끼는 순간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구에게 있어서나 숲 속의 아침이 기분 좋은 것은, 그것이 새로운 날의 시작임과 동시에 새나 곤충이나 나무들의 친구가 되어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솔직하게 몸으로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때 인간은 가장 여유가 있고 관조적인 상태가 된다.
지난 7월 29일부터 10월 10일까지 미토(水戶) 예술관 현대 미술센타에서 90년대에 눈부신 활약을 보이고 있는 한국 작가 5인전 '마음의 영역'전이 개최되었고, 참가작가의 한 사람이 배병우이다. 그의 작품은 이전에도 본지에 소개한 적이 있는 '한국 사진의 새로운 바람' 의 심포지움에서 처음으로 보았다. 넓은 전시회장의 천정까지 뚫린 벽면에 걸린 하늘을 찌를 듯한 소나무의 이상하게 길쭉한 사진이 실로 강하고 인상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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