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오도르 샤세리오, <물에서 태어나는 비너스> 캔버스에 유채, 66 x 55 cm, 파리, 루브르박물관
1839년 살롱전에 전시된 이 작품은 이제 막 20세가 된 샤세리오를 최고 작가의 반열에 올려놓습니다. 이 작품을 계기로 후원을 받아 이탈리아 유학길에 오를 수 있었고, 로마에서 작품 활동을 하던 스승 앵그르Ingres와 재회의 기쁨을 나누기도 했습니다. 비너스Vénus의 탄생은 보티첼리Botticelli, 티치아노Titien, 앵그르 등 많은 화가들이 즐겨 그리던 주제입니다. 그리스 신화에 따르면, 하늘의 신 우라노스는 아들 크로노스에 의해 거세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그의 성기가 떨어진 바다의 거품에서 탄생한 비너스는 미와 사랑의 여신으로 많은 화가들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샤세리오는 비너스가 바람의 여신 제피르 Zéphyr에 실려 지중해의 한 섬에 도착한 새벽녘을 배경으로 신비로운 탄생의 순간을 그려냈습니다. 이 작품 속의 비너스는 두 팔을 들어 풍성한 금발머리에 뭍은 물기를 털어내고 있습니다. 샤세리오의 작품 속 대부분의 여인들은 비너스와 같이 긴 머리를 만지기 위해 팔을 머리 위로 들어올린 자세를 취하고 있습니다. 한쪽 발에 체중을 싣고 비스듬히 서있는 자세는 각선미와 잘록한 허리를 돋보이게 합니다. 그리스 시대의 비너스는 아이를 낳은 건강하고 당당한 어머니의 모습이었습니다. 하지만 르네상스 이후 비너스는 남성 화가의 눈으로 바라본 사랑의 여신으로서의 관능적인 모습만이 강조되기 시작하였고, 이 작품은 비너스의 모습을 가장 관능적으로 담고 있다고 평가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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