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랑/ART 뉴스

활황세 미술시장 ‘경매 춘추전국시대’

영원한 울트라 2007. 10. 2. 09:56
4일 첫 경매를 하는 D옥션의 프리뷰 현장. 경매장은 서울 논현동 엠포리아 아트타워 지하 1, 2층이다. 국내 경매회사는 지난 2개월새 3개가 더 생겼다.


D옥션, 옥션M , 오픈 옥션….

 서울옥션과 K옥션이 양분하고 있던 미술품 경매시장에 지난 2개월 사이에만 3개의 옥션이 새로 생겼다. 바야흐로 춘추전국시대다. 이같은 현상과 관련, 경매가 계속될 만큼 충분한 물량을 구할 수 있을지, 작품의 진품 여부를 감정할 전문 인력을 제대로 구할 수 있을 지가 최근 미술 시장의 활황세를 이어갈 수 있는 관건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해외 미술품에 주력하는 D옥션=서울 논현동의 옥션하우스에서 4일 첫 경매를 시작한다. 가구 수입업체인 엠포리아의 정연석 대표가 세운 회사다. 그는 “서울 강남권의 첫 경매회사”라고 강조하면서 “해외 미술품을 주로 소개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올해 소더비, 크리스티 등에서 내가 직접 낙찰받은 작품이 100억원 어치가 넘는다”며 “해외 미술품에 비해 글로벌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 한국 작품은 그리 많지 않다”고 소개했다. 이번 전시 출품작 215점 중 3분의1은 정 회장이 소장한 작품이다. 프리뷰에서 나온 대표작은 샤갈의 ‘오렌지색 조끼를 입은 화가(추정가 7억8000만~10억원)’, 로댕의 ‘입맞춤(7억~10억원)’, 뒤피의 ‘붉고 푸른 퀸텟(7억~9억원)’, 르누아르의 ‘핑크색 블라우스를 입은 안드레(5억8천만-9억원)’ 등이다.

  ◆작가와 컬렉터가 만든 오픈옥션=지난달 27일 미술작가 200여 명과 컬렉터 100여명이 주주총회를 열고 출범시켰다. 소액주주들이 200만원씩을 출자해 만든 회사다. 작가로는 김흥수, 김영재, 정문규, 유희영, 구자승, 민경갑, 전뢰진 씨 등 중견과 원로가 망라됐다. 경매사는 서울 청담동 네거리에 들어서며 첫 경매는 11월 1일 실시한다.

 정문규 옥션 설립자문위 공동위원장은 “작가들이 직접 거래에 나서는 게 아니라 기존 경매사처럼 딜러나 컬렉터로부터 작품을 출품받는 방식으로 운영할 것”이라며 “정기 경매 외에 작가 초대전이나 젊은 작가들을 대상으로 한 공모전도 개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자본금은 올해 7억원으로 출발해 내년 81억원으로 늘릴 예정이다.

 ◆대구 MBC가 세운 옥션 M=지난 달 28일 첫 경매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업무협약을 맺은 서울의 K옥션과 경매를 공동진행했다. 구상회화의 전통이 강한 대구경북 출신 작가들의 작품이 많이 나왔다. 시장의 인기작가인 이우환, 천경자, 김종학, 김창열 등과 게르하르트 리히터, 앤디 워홀, 로이 리히텐슈타인 등 세계적인 작가의 작품도 함께 나왔다.모두 151점이 출품돼 94%의 높은 낙찰율을 보였다. 분기마다 메이저 경매 1회, 소품 경매 2~3회 등 연간 6~7회 경매를 예정하고 있다.

 ◆물량 확보, 감정 신뢰도가 관건=서진수 미술시장 연구소장은 “미술품 구매자와 판매자 모두에게 선택의 폭이 넓어지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라며 “좋은 작품을 많이 확보할 수 있느냐와 감정을 믿을 수 있느냐가 가장 큰 성공요건”이라고 말했다. 정준모 고양문화재단 전시감독은 “지난 10년간 미술시장이 침체돼있었기 때문에 경매 물량 확보가 가능할 지 모르겠다”고 지적하고 “특히 국내 감정 전문가가 극히 부족해 불미스러운 일이 생기지 않을까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조현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