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1월 5일 상하이 증시에 페트로차이나(中國石油天然氣·중궈스유톈란치)가 상장됐다. 이날 주가는 공모 가격인 주당 16.7위안보다 160% 상승한 43.96위안(약 5.9달러)에 마감됐다. 페트로차이나는 주가 급등으로 시가총액(주식 수에 주가를 곱한 것)이 1조달러를 넘어서 그 동안 1위를 지켜왔던 미국의 엑슨모빌(당시 4880억달러)을 누르고 세계 1위 기업으로 부상했다. 페트로차이나는 이에 앞서 2000년 뉴욕과 홍콩 증시에 먼저 상장됐다.
- 지난 1월 9일 현재 페트로차이나의 시가총액은 그간 주가가 하락하면서 7277억달러를 기록했다. 2위인 엑슨모빌(4984억달러)과의 차이는 여전하다. 세계 각국의 국내총생산(GDP)과 비교하면 2006년 14위인 멕시코(8400억달러)와 15위인 호주(7557억달러) 사이에 위치한다.
중국은 시가총액 상위 10위 기업에 페트로차이나 외에도 차이나모바일, 공상은행(工商銀行), 시노펙(中國石化·중궈스화) 등 4개가 진입해 있다. 미국도 엑슨모빌, GE, 마이크로소프트, AT&T 등 4개를 보유하고 있다.
- 시가총액 상위 기업에 중국 기업이 많이 포진돼 있는 데는 중국 기업의 성장성을 반영한다는 시각도 있지만 ‘거품’이 끼어있다는 시각도 있다. 페트로차이나 등 시가총액 상위의 중국 기업은 모두 국유 기업으로 주식 발행 총수의 80% 정도가 국가 소유 등으로 인해 시장에서 유통이 되지 않는다. 상대적으로 적은 물량으로 주가가 결정됐는데도 불구하고 시가총액은 주가에 총 발행 주식 수를 곱해서 산정하기 때문에 ‘착시 현상’을 보인다는 것이다.
하지만 매출액과 이익을 기준으로 순위를 선정하는 포춘지(誌)의 글로벌 500대 기업 리스트에서도 중국 기업들은 약진하고 있다. 비록 상위 10위권 내에는 중국 기업이 하나도 없지만 500대 기업 리스트에는 중국이 24개로 미국(162개), 일본(67개), 프랑스(38개), 독일(37개), 영국(33개)에 이어 6번째로 많은 기업을 순위에 올렸다. 한국은 삼성전자 등 14개에 불과하다. 중국 정부는 글로벌 500대 기업도 3년 내에 50개로 불린다는 계획이다.
- 페트로차이나
하루 원유 생산량 세계 13위
산유국인 브라질보다 많아
- 해외에 페트로차이나로 소개되고 있는 중국석유천연가스 그룹은 중국 최대의 원유, 천연가스 생산 기업이다. 중국 내 석유 생산의 58%, 천연가스 생산의 75%를 담당하고 있다. 하루 원유 생산량은 227만배럴로 세계 13위 산유국인 브라질의 하루 생산량(216만배럴)을 넘어선다.
원래는 정부 부서인 석유공업부였으나 개혁·개방 정책으로 1988년 석유·천연가스의 생산, 유통, 무역을 담당하는 회사로 분리됐다. 중국 정부는 1990년대 말 석유 산업 구조조정 정책을 진행하면서 페트로차이나, 시노펙, 중국해양석유(中國海洋石油·중궈하이양스유) 등 3대 회사로 재편했다. 페트로차이나는 중국 북부의 유전, 시노펙은 중국 동남부의 유전을 관할하며 중국해양석유는 해상 유전을 독점하고 있다.
페트로차이나는 중국 정부 측이 지분의 85%를 보유한 국유 기업이다. 페트로차이나는 수출은 거의 없고 매출의 98%를 중국 국내 수요에 의존하고 있다. 국유기업의 특성상 유가 상승을 제한하는 중국 정부의 입김으로 이익은 크지 않다. 작년 상반기 순이익은 109억달러로 미국 최대 석유 기업인 엑슨모빌(195억달러)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매출은 2006년 기준으로 1105억달러로 엑슨모빌(3473억달러)의 3분의 1 정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