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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고소득층 소비자 공략 포인트

영원한 울트라 2010. 7. 1. 19:04

중국의 고소득층 소비자 공략 포인트 
중국의 빠른 경제 성장세 만큼 중국내 고소득 계층의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중국 고소득층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한 전략 포인트를 짚어 본다.

개혁개방 이후 중국 시장을 향해 ‘돌격 앞으로’를 외치던 한국 기업들의 중국 전략에 일대 변화가 요구되고 있다. ‘13억 인구에 껌 한 통씩만 팔아도’라며 거대한 시장이 가진 잠재력을 보고 출사표를 던졌던 기업들은, 지난 몇 년 간의 초라한 경영 성적표에 실망하지 않을 수 없었다.

현지의 주재원들은 “13억 시장을 보고 덤벼드는 경쟁사가 1백여개가 넘는다. 세계에서 가장 매력적인 시장인 동시에, 세계에서 가장 경쟁 강도가 높은 시장이다. 저가 시장은 저가 시장대로 중국 기업들이 값싼 가격으로 장악하고 있고, 고가 시장에선 아직까지 한국 브랜드를 최고라고 인정하지 않는 것이 현실입니다. 소비자들은 한국 제품에 대해서 가격에 비해 성능이 괜찮다는 정도로만 인식하고 있다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다.”고 말한다.

한국 기업들의 근본적인 중국 전략에 대해서 재검토해야 한다는 인식이 지배적이다. 13억 인구 중 몇 퍼센트가 기업의 목표 시장이며, 해당 시장 내에서 어떠한 지위를 확보할 것인가에 대한 명확한 목표 설정이 필요하다.

중국시장의 목표 설정은 충분한 소비력을 가지고 있는 중국의 고소득층 소비자다. 이들은 자신이 가지고 싶은 제품에 대해서 충분한 가격을 지불할 의향이 있으며, 외국 브랜드에 대한 선호 경향이 상대적으로 높다. 다국적 기업들 간의 경쟁이 치열하긴 하지만, 성공의 열매 또한 달콤한 시장이다.

중국의 고소득층 소비자는 누구인가 ?
1. 서구화된 라이프스타일(Lifestyle)35세의 전업주부 쑨링링(孫笭笭)은 베이징 근교의 고급 빌라에 살고 있다. 남편은 해외 MBA 출신으로 미국계 기업에서 억대의 연봉을 받는다. 쑨 부인은 매일 아침에 일어나 햇살이 따스한 뒤뜰 야외 벤치에서 가벼운 웨스턴 푸드로 가족과 함께 식사를 한다. 식사 후엔 근처의 대형 헬스클럽에서 운동을 한 후, 명품매장 쇼핑을 하거나 뷰티센터에서 정기적인 피부관리를 받는다. 집안일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몇 년째 고용하고 있는 가정부와 정원사가 있기 때문이다. 다만 한가지 걱정이 있다면 출산 후 늘어난 체중이 좀처럼 줄지 않는다는 것 뿐이다.

이쯤 되면 강남의 부유층이 부러울 것 없어 보인다. 중국의 신흥 고소득 소비 계층인 이들은 보보스(BOBOS: Bohemia Bourgeois)에 빗대어 ‘차보스(CHABOS: China BOBOS)’라 불린다. 서구적인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이들은 샤넬, 구찌 등 명품 브랜드에 익숙한 중국 소비시장의 ‘트렌드 세터(Trend-Setter)’라 할 수 있다.

2. 프리미엄 제품에 강한 선호 경향
고소득층 소비자의 경우 제품 구입시 구매고려요인(Key Buying Factor)으로 브랜드, 제품의 품질 등 비가격적 속성을 더 중요시하는 경향이 강하다. 특히 프리미엄 브랜드 및 제품에 대한 선호 경향이 강한 특성이 있다.

고소득층 소비자가 프리미엄 제품을 선호하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로 볼 수 있다. 첫째, 상대적으로 높은 가격과 그에 따른 고기능, 고품질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고관여 제품일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 심하다. 둘째, 최신 기술을 응용한 하이테크 제품에 대한 선호 경향 때문이다. 가전 제품의 경우 대개 첨단 기술을 응용한 최신 모델은 상대적으로 값비싼 제품인 경우가 많다. 셋째, 편안함, 건강한 생활 추구와 같은 자기만족적 성향을 추구하기 때문이다. 고소득층일수록 나와 내 가족의 건강한 삶을 갈망하며, 프리미엄 제품은 이러한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켜주고 있다. 넷째, 남과 다른 개성과 과시욕구를 충족시켜주기 때문이다. 이름만 들어도 주변 사람들이 인정하는 브랜드를 사용함으로써 자신의 신분을 한 단계 상승시키는 것이 프리미엄 브랜드 파워라 할 수 있다.

3. 지역별로 상이한 소비 특성 존재
중국은 넓은 땅덩이만큼이나 지역별로 다양한 소비 특성을 보이고 있다. 심지어는 23개 성이 각각 다른 나라나 다름 없다는 말도 있다. 지역별로 고소득층의 소비에 대한 인식도 다른 측면이 많다.

북방지역을 대표하는 베이징(北京)의 경우 고소득층 소비자는 정치의 중심에 있다는 위풍당당한 귀족 의식이 강하며, 품위와 체면을 특히 중시한다. 가격에 대한 중요도가 중국 전지역 중 가장 낮은 수준이며, ‘내가 좋아한다면 얼마를 쓰던 상관 없다’는 식의 소비 의식이 보편화되어 있다.

전국에서 가장 높은 소득 수준의 상하이(上海) 소비자는 외국계 프리미엄 브랜드를 가장 좋아한다. 또한 북방 소비자에 비해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소비를 추구하는 경향이 강하다. 중국인들 중 가장 보보스에 가까운 라이프스타일을 보여준다.

광저우(廣州)의 소비자는 지리적으로 홍콩과 가까워, 전형적인 실속 추구형 소비 경향을 보인다. 제품 구매 시 실용성을 가장 중요하게 고려하며, 베이징이나 상하이 소비자에 비해 상대적으로 명품이나 프리미엄 제품에 대한 선호 경향이 낮다.

고소득층 시장 규모는 얼마나 되는가 ?
중국의 초고소득 계층은 도시 인구의 대략 1% 가량을 차지한다. 중국 13억 인구 중 도시 인구를 약 5억 명이라 한다면, 5백만 명 가량의 하이클래스 소비자가 존재한다고 추산할 수 있다. 상하이를 기준으로 한다면 이러한 초고소득층 소비자는 약 10만 명에 달하며, 이들이 명품 구입에 쓰는 돈은 연간 20억 달러에 이른다. 20억 달러라면 상하이에서 일반 노무직 근로자 3백만 명을 1년 동안 고용할 수 있는 돈이다.

목표 시장의 범위를 조금 더 확대하면, 연간 가계소득이 4만위안 이상인 가정을 고소득층으로 정의할 수 있다. 16개 대도시를 기준으로 하면 고소득층 인구는 약 2천1백80만 명에 달하며, 50개 도시 기준으로는 약 6천만 명의 고소득층이 존재하는 것으로 판단된다. 또한 고소득층의 비중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소득을 기준으로 한 인구 분포는 피라미드 모양에서 럭비공 모양으로 바뀌고 있다. 통계에 따르면 도시거주 인구의 26%는 스스로를 고소득층이라 생각하고 있다고 한다.

프리미엄 시장의 상황은 어떠한가 ?
코트라 베이징 무역관의 조사결과에 의하면 2004년 중국의 사치재 시장규모는 약 20억 달러로 전세계 사치품 소매총액의 약 3%의 비중을 차지한다. 고소득층이 증가하면서 중국은 10년 내 세계 2대 사치재 시장으로 부상할 것으로 전망된다.

베이징 중심가의 매머드 쇼핑몰인 동방신천지(東方新天地)에는 주말에 40만 명의 인파가 몰려든다. 이곳에는 구찌, 버버리, 루이뷔통과 같은 명품 브랜드 샵들이 줄줄이 늘어서 있다. 도대체 누가 이런 명품을 구매할까? 재미있는 것은 중국에서는 사람의 차림새를 보고 그 사람이 얼마나 부자인가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국인의 눈으로 보기에 세련되지 못한 차림새의 사람이 명품 매장에서 수백만원 어치의 쇼핑을 하고는 벤츠를 타고 유유히 사라지는 모습을 쉽게 목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프라다는 오는 2008년까지 중국 내 30개 점포를 개설할 예정이며, 구찌는 내년 상반기까지 청두(成都)와 항저우(杭州)에 점포를 개설할 계획이다. 루이뷔통은 매년 2~3개의 신규점포를 새로 오픈할 계획이며, 까르띠에는 향후 3년간 15개의 점포를 추가로 늘여나갈 예정이다.

가전산업의 경우에도 고소득층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가 활황이다. 하이얼은 대형 양문형 냉장고, 인공지능 센서가 탑재된 백마왕자 냉장고 시리즈를 주력 제품화하고 있으며, 프리미엄 시장의 No.1 메이커인 지멘스는 ‘0도’ 유지 기술을 기반으로 한 프리미엄 냉장고와 액정 컴퓨터가 탑재된 고가형 세탁기로 시장 방어에 나섰다.

중국 고소득층 소비자 공략 포인트
중국 고소득층 소비자를 대상으로 어떠한 마케팅 전략 및 실행 활동이 적합할까. 전문가들은 중국 시장을 놓고 ‘현지화(Localization) 전략’과 ‘국제화(Globalization) 전략’ 간에 의견이 분분하다. 전자의 경우 중국의 특수성을 감안한 마케팅 전략이 더 적합하다는 의견이고, 후자는 글로벌 기업이 추구하는 근본적인 전략의 틀은 지켜져야 한다는 뜻이다. 전략 수립 시에는 두 가지 견해 모두 반영될 수 있다.

모두 다 내 고객? 목표 시장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먼저!
고소득 소비자 시장을 공략하기에 앞서 선행되어야 할 작업은 자사의 목표 소비자에 대한 정의부터 명확히 하는 일이다. 중국 소비자를 하나의 성향으로 볼 수 없음은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 연령의 차이, 소득의 차이, 지역의 차이, 라이프스타일의 차이, 개인적 성향의 차이 등에 따라서 다양한 세분 집단으로 나눌 수 있으며, 각각의 집단들은 소비 성향에 있어 큰 차이를 나타낸다.

따라서, 목표 시장 선정에 앞서 목표 소비자를 대상으로 한 정성, 정량 조사를 실행하여 목표 소비자의 프로파일을 작성해 보는 것이 좋다. 그들이 어떤 브랜드를 선호하고, 제품 구매 시 무엇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또한 여가 시간을 어떻게 즐기며 어떠한 인생관을 가지고 있는가를 알아봐야 한다. 가능하다면 해당 산업 이외에 대해서 Cross-Industrial 분석을 실시하는 것도 필요하다.

대도시에만 고소득층이 있다? 경쟁 강도가 낮은 틈새시장을 찾아라!
중국 현지 마케팅 담당자에게 고가 시장이 주로 어디냐라고 묻는다면 십중팔구 거명되는 도시는 상하이, 베이징, 광저우 3개 대도시이다. 마케팅 예산 역시 이 3개 도시에 집중되는 경향이 강하다. 이들 3개 도시가 시장 규모나 매력도 측면에서 Top 3인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시장 규모가 큰 대도시 지역에 주력하는 것이 정공법이지만, 규모가 다소 작아도 경쟁강도가 상대적으로 약해서 시장 진입이 쉬운 틈새시장을 찾는 것도 현명한 방법이다.

도시별 인당 소비지출 측면을 보면, 심천은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보다도 더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다. 주목할만한 것은 이들 대도시 이외에도 중국 최대 휴대폰 메이커인 보다오(Bird)가 소재한 닝보(寧波)를 비롯해 항저우, 샤먼(夏門) 등 연해 도시의 소비 수준이 대도시 못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처럼 목표 시장의 규모를 지역별로 세분화해서 파악한 후, 각 지역별 경쟁 강도 및 지역 소비자들의 상이한 소비성향 분석을 통해서 틈새시장(Niche Market)을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정도 품질이면 되겠지? 철저하게 고품질로 승부하라 !
중국의 고소득층은 한국에 비해 뒤지지 않는 경제력과 소비 수준을 가지고 있다. 기업의 목표 시장이 중국의 고소득층이라면, ‘중국이니까 이정도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사고방식은 버려야 한다. 중국 시장은 글로벌 브랜드들이 각축을 벌이는 전쟁터다. 살아 남기 위해서는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 받을 수 있는 수준의 품질은 선택이 아닌 필수 조건이다.

또한 시장의 트렌드를 파악하고 경쟁사 보다 한 발 앞서 신제품을 출시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품질, 고기능의 제품은 소비자가 해당 브랜드에 대한 프리미엄 이미지를 가지게 하는 가장 핵심적인 요소다. 철저하게 고품질 제품으로 소비자의 인식을 선점해야 한다.

광고는 많이 할수록 좋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관리가 우선 !
고소득층일수록 제품 구매 시 가격에 대한 민감도는 낮아지고, 브랜드 및 품질에 대한 관여도가 높아지는 것이 사실이다. 좋은 제품을 값비싼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결국 소비자가 인식하는 해당 브랜드의 프리미엄 이미지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는 단기간 내에 획기적으로 개선될 수 없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브랜드 이미지를 관리하고 모니터링하는 단계별 접근법이 필요하다.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확보를 위한 첫 단계는 자사 브랜드의 현재 위치를 파악하는 것이다. 소비자 인식 및 경쟁 상황을 고려하여 자사 브랜드의 강점 및 약점을 파악하며, 소비자에게 어떠한 이미지로 기억되고 있는가를 확인해야 한다. 다음 단계에선 자사의 브랜드가 목표로 하는 아이덴티티(Identity, 궁극적으로 소비자에게 각인시키고자 하는 브랜드 이미지)를 설정하고, 장기적인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세 번째 단계에선 전략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수립하고, 실행 결과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측정 지표를 개발해야 한다. 마지막으로는 실행과 모니터링의 반복을 통해 전략 목표를 달성하는 것이다.

현 시점에서 중국 시장의 달콤한 꿈을 실현한 한국 기업은 손가락으로 꼽을 정도다. 많은 기업이 13억 시장을 노리고 대규모 투자를 감행했으나, 과실을 따보기도 전에 전면 철수를 검토하는 기업도 부지기수다. 이제는 중국 시장을 더 이상 13억으로 말하지 않아야 한다. 중국 로컬기업과의 승산 없는 가격 경쟁을 피하고 수익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중국의 고소득층을 타겟으로 하는 전략으로 승부해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