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랑/그림 이야기

제임스 앙소르의 '가면이 있는 자화상'

영원한 울트라 2006. 7. 29. 12:45


 

제임스 앙소르의 '가면이 있는 자화상'


제임스 앙소르, 가면이 있는 자화상, 1899년, 캔버스에 유화, 118 X 83 cm

■오늘의 주제 - 응시

어린이 여러분! 오늘은 자화상에 대한 이야기를 해 볼까요? 자화상은 화가가 자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을 말해요. 그런데 왜 화가들은 자화상을 그릴까요? 인간은 누구나 자신의 존재에 대해 많은 관심을 갖게 마련입니다. 그래서 화가들은 자화상을 그리면서 자신의 겉모습뿐만 아니라, 숨겨진 내면을 살펴보고 삶의 지혜를 얻는 것이지요.

많은 화가들이 자화상을 남겼지만, 앙소르의 자화상은 특히 눈길을 끌지요. 앙소르는 특이하게도 기괴한 가면들에 둘러싸인 자신의 모습을 그렸어요. 화면을 가득 채운 가면들은 보기만 해도 섬뜩한 느낌이 든답니다.

앙소르의 집안은 기념품과 골동품을 파는 가게를 운영했어요. 가게에서는 외국에서 건너온 희한한 물건과 갖가지 모양의 가면을 팔았지요. 내성적인 앙소르는 이상하고 기괴한 가면들을 보고 큰 충격을 받았어요. 앙소르의 그림에 늘 가면이 등장하는 것은 어릴 적에 받은 느낌 때문이랍니다. ?

그런데 사람들이 가면을 쓰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최근의 한 연구는 흥미로운 사실을 보여 주고 있어요. 가면을 쓰면 평소의 자신과 다른 사람이 될 수 있어서, 사람들은 가면을 좋판磯募?거예요. 가면을 쓰는 순간 본래의 모습이 아닌 엉뚱한 사람으로 바뀌고, 그 같은 사실 때문에 즐거워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면 평소 부끄러움을 많이 타는 사람이 우스꽝스러운 가면을 쓰면 '언제 수줍음을 탔나?'할 정도로 익살스러운 행동을 한답니다. 가면은 이처럼 사람을 변화시키고, 다양한 체험을 하게 하는 신비한 힘을 갖고 있어요.?

그러나 앙소르의 자화상에 나오는 가면들은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하지 않아요. 가면은 화가를 괴롭히는 못된 인간들을 상징하고 있기 때문이에요. 앙소르는 가면을 통해 우리 사회의 추악한 모습을 보여 주고 있답니다. 비웃으며 쳐다보는 가면에 갇힌 화가는 외로운 존재예요. 예술가는 고독 속에서 자신을 응시하는 숙명을 타고 난 것이랍니다.

/이명옥ㆍ갤러리 사비나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