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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 논문 표절 의혹과 제1저자 등재 논란을 빚고 있는 고려대 총장 이필상 경영학과 교수가 외국 원서의 내용과 그래프들을 자신의 저서 3권에 출처 없이 인용한 것으로 26일 확인돼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이 교수가 출처를 정확히 밝히지 않고 인용한 책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와튼 스쿨의 폴 스미스 교수가 1978년 출간한 ‘Money and Financial Intermediation(금융기관론)’으로 밝혀졌다. 이 교수는 이 책의 상당 부분을 번역 수준으로 그대로 옮겨 자신의 저서 ‘금융론(1985)’,‘개정판 금융경제론(1990)’,‘제4개정판 금융경제학(1997)’에 게재한 것으로 드러났다.
본보가 금융전문가들과 함께 비교 분석한 결과 이 교수의 저서 금융론 318∼350쪽,금융경제론 387∼398쪽,금융경제학 182∼192쪽 부분이 스미스 교수 저서 169∼205쪽과 상당히 유사한 것으로 밝혀졌다.
내용은 물론 표,공식,그래프 등을 각주나 정확한 출처 없이 그대로 옮겨다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문제’ 8개조차 스미스 교수 저서 ‘Questions for Discussion(토론용 문제)’와 동일했다.
이 교수의 저서별로 보면 금융론은 거의 유사한 부분이 최소 17개 단락 68개 문장으로 집계됐으며 그래프는 15개 중 14개가 원서와 일치했다. 공식 5개,표 1개 역시 같았다. 금융경제론에서도 12개 단락 51개 문장이,금융경제학에서도 12개 단락 50개 문장이 원서와 일치했다. 금융경제론과 금융경제학에 각각 기재된 그래프 7개,공식 3개도 원서와 동일한 것으로 밝혀졌다. 분석에 참여한 한 교수는 “원서와 유사한 문장들은 사실상 번역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저서 3권 모두 참고문헌에 스미스 교수의 저서를 기재했을 뿐 각주나 출처표기를 하지 않았다. 교육부 관계자는 “비록 참고문헌으로 표기했다고 하더라도 어떤 내용을 어디에,어떻게 옮겼는지에 대해 각주를 다는 등 상세히 설명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며 “이 교수의 이번 경우도 표절 판정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 총장은 “스미스 교수의 책은 교과서와 같은 책으로 새로운 이론을 담고 있는 것이 아니었다”며 “다 알려진 내용이기 때문에 그래프나 표,내용들을 참고했다”고 해명했다.
하윤해 기자 justic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