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한나 제1회 개인전
'달콤한 상상'
감미로운 엉덩이, 160X130, 2006
(위 이미지를 클릭하면 작가상세정보를 보실 수 있습니다)
2007년 5월 2일 ~ 5월 8일
동덕아트갤러리
서울특별시 종로구 관훈동 151-4 tel: 02)732-6458
오픈초대: 5월 2일(WED) PM 6시
http://www.cyworld.com/hanna0402
고귀한 델포스, 장지에 채색, 160X130.2, 2006
'달콤한 상상'
시각적 상징에서 철학적 사유로의 전이 - 과일과 야채를 통한 여성성의 극대화:
자연 대상들이 스스로 존재하는 풍부한 생명력을 갖고 있다는 것 그 자체가 나를 감동하게 한다. 가장 순수하고 싱그러운 자연대상, 그 중에서도 일상적으로 접하는 식물의 열매, 과일은 나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은밀하면서도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
어떤 순간 나는 식물이 끊임없는 생명력으로 성장하여 생긴 과일을 끊임없이 성장한 인체에 비유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각자 그것들이 어떤 토양과 기후 속에서 어떻게 자랐는지 그것을 보고는 모르는 속에서의 성장과정이 나에게 흥미있게 느껴졌다. 이것이 내가 과일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상징의 원초적 의미이다.
달콤쌉사르한 마음의 연인, 장지에 채색, 140X140, 2007
이것은, 인간은 몸을 통해서 인간의 눈으로는 볼 수 없는 오묘하고 신비로운 힘, 세계를 지각하고 세상을 경험하는 몸적 존재라는 메를로-뽕띠( Merleau-Ponty, 1908-1961)의 현상학적 신체론에 근거한 것이다. 나의 작품은 나의 여성의 몸에 접근할 수 있는 시각을 확대해 본 것이다. 우리의 몸은 부지중에 끊임없이 움직이면서 만들어지지만, 의식 속에서는 시간에 의해 변화되는 것을 거부하고 훼손되지 않는 몸으로 재생성 되기를 열망한다. 나는 여성의 몸을 과일이나 야채 등으로, 즉 과일이나 야채 등의 모든 구성 요소들을 포용력 있는 여성의 몸의 일부로 은유화하려고 한다.
나의 작품은 사물의 본질이 지니고 있는 것에만 국한하지 않고, 나의 감정을 내가 선택한 대상물에 이입시켜 감각적으로 감동을 주는 형상으로 볼 수 있도록 구체화 시키려는 하나의 시도이기도 하다. 토마토나 딸기는 나에게 매끄러움, 풋풋함, 그 도톨도톨하면서도 싱싱함이 여성의 엉덩이나 봉긋한 가슴과 같다는 생각이 든다. 스잔 K 랭거(Susanne K Langer, 1895-1951)는 기호와 상징을 구분하고 상징은 간접적으로는 대상을 지시할 뿐이고, 직접적으로는 대상의 의미를 지시한다고 말한다. 나는 지금 메를로 뽕띠의 ‘몸적 존재’로 느낀 간접적인 대상의 의미의 지시로 메마른 현대의 관자와 대화를 시도하려고 한다.
달콤한 가슴, 장지에 채색, 160.2X130, 2007
여성의 몸의 상징으로서의 과일:
여성의 몸이 성상품들로 전락되는 광고들을 보면, 여성에 대한 접근방식이 몸의 경험과 느낌에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여성의 몸을 벗기는, 여성의 성과 육체를 물화하는 것을 보면서, 여성의 몸이 상품화되는 것이 이들 과일이나 채소가 전시된 모습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너도 나도 탐스럽게 보이려고 하는 과일과 야채들이 나에게는 도발적인 여성의 몸으로 보였다. 이것이 내가 외형적 덩어리의 모습에 집착하는 이유이다.
그러나 나의 작업은 과일의 껍질과 유선의 모양이 여성의 매끈한 살갖 덩어리를 연상하게 한데에서 출발했다. 수많은 과일과 야채 중 내가 선택한 과일들은 그들의 모양이 여성의 몸의 일부로 보이기에 충분한 둥글둥글하고 통통한 모양을 하고 있다. 토마토의 아름답게 굴곡진 장밋빛 과육, 둥글게 부풀어 오른, 터질듯 한, 단단하고 탐스러운 과일은 여체의 엉덩이의 모습만큼이나 통통하고 긴장감이 있어, 때로는 도발적으로 보이기도 했고, 때로는 부끄럽고 수줍은듯하기도 했고, 한라봉의 쭈글하게 튀어나온 부분은 유두를 생각나게 하였다. 또 양배추는 여성의 몸 안에 감추어진 자궁의 모습을, 고귀한 생식기관을, 양배추의 겹겹이 싸여져있는, 그래서 안에 도달하기 어려운, 마치 미로 속으로 들어가는 듯한 기분처럼 보이게 그리고 싶었다.
달콤한 가슴,장지에 채색, 195X174, 2007
이미지 상징의 표현:
나의 대상은 랭거가 말하는 일종의 상징인, 감각적인 형상(picture)이다. 그런데 이 형상은 외관(semblance)속에 이미지로서 성립하는 관념적 대상(virtual object))이며, 대상의 원형에 구속됨이 없이 상투적으로 만들어진 광의의 추상형태이다.
나의 작업은 보편적으로 일반화되어 식상한, 즉 산업혁명의 결과 대량으로 산출되는 대상중 하나를 구체적인 대체물을 통해 유추하게 함으로써 새롭고 독특한 관념의 이미지를 창출(創出)하는 것이다. 이는 꾸준한 관찰을 통해 근원적인 형태를 찾아서 그 속에 흐르는 생명의 율동과 질서를 형상화시킴으로서 완전한 또 하나의 기운생동(氣韻生動)한 생명체를 탄생시키려는 대상에 대한 나의 새로운 시각 창출의 노력이기도 하다.
그러므로 나의 작업은 단순한 재현보다는 조형적 상징을 관자(觀者)에게 이입시켜 관계적 사고를 유발시킴으로써 관자와 소통을 하기 위한 것이다. 이 경우 이미지의 조형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은 다름 아닌 상상력이다. 샤르트르에 의하면 상상력은 오성개념에 근거하므로, 나의 내면이나 무의식에서 나오는 감성적, 유기적 이미지는 나만의, 즉 나의 환경적 사상적 기반에 근거한 상상력에 이해 은유적으로 하나의 새로운 의미로 탄생된다고 할 수 있다. 즉 나의 그림은 상징을 통한 내재된 감정의 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달콤한 그대, 장지에 채색,192X145, 2007
생각과 감정, 먹과 색: 스며들기와 중첩, 뜯어내기
나의 과일과 야채들의 생명의 신비감은 시간을 통해 성장한 것이다. 그런데 화면이라는 평면은 그 시간 속에서의 성장을 그릴 수 없다. 나는 이합장지에 먹으로 칠한 다음 색을 담채로 쌓아 올려, 색면 자체에 깊이감을 줌으로써 그것이 가능하리라 생각했다. 화면 가득한 나의 색채는 작업기간동안 나의 감정의 변화를 통해 그려간 것이다. 색을 하나하나 중첩함으로써 그때그때의 나의 감정도 화면에 직접적으로 전달되었다고 생각하고, 이 과정이 관자로 하여금 은밀하면서도 강한 감수성을 자극하리라 생각한다.
반달눈썹, 장지에 채색,180X81 2007
배경-여백-天:
내가 사용하는 색의 시작은, 먼저 먹 위에 색채를 덮는 것이다. 대비되는 색을 함께 사용하면서 이들이 먹과 어우러지게 되면 ‘먹 속에 색이 있고, 색 속에 먹이 있는’ 것이 되면서 화면은 전혀 다른 이야기를 하게 된다. 동양화의 특색인 먹은 어떤 색과도 조화를 이룬다. 나에게, 이 공간은 모든 것이 어우러지는 끊임없는 하늘, 天의 공간이다.
종이에 스며드는 색과 또 그것을 뜯어내, 그 밑에 스며나오는 먹 이 보이고 먹 위에 얹힌 색점들의 집합이 보이는, 이것이 바로 나의 의지로 만들어진 무한한 공간, 여백이다. 거기에서 다시 이야기는 시작된다.
-이한나 작업노트중에서
배꼽쟁이, 장지에 채색, 160X132 2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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