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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수계층, 대중사회 변혁시킨다

영원한 울트라 2007. 11. 21. 11:29
소수계층, 대중사회 변혁시킨다 
KIDSI, '메가트렌드 연구발표회' 개최

 

 

 

   
 
미래사회 핵심 세력으로 떠오른 소수자들이 사회 전반에 미친 영향을 살펴보는 '메가트렌드 연구발표회'가 16일 오후 서울 프라자호텔에서 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사진은 발표회 현장 모습.

 

미래사회 권력의 핵으로 떠오른 소수자(Minority)는 이미 대중사회를 변혁시키고 있다.

16일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 원장 석호익) 주최로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메가트렌드 연구발표회'에 참석한 500여명의 참석자들은 정치ㆍ문화ㆍ사회적 소수집단에 대해 이같이 정의 내렸다.

'소수자의 부상과 다양성에 기초한 사회통합'이라는 주제 아래 열린 이번 행사는 외국인 가정의 자녀, 동성애자, 한 분야에 집착하는 오타쿠족 등 사회의 열등 세력인 소수자들이 바람직하고, 정상적이며, 성공적인 일반인 주류집단은 물론 전문가의 권력을 해체하고 새로운 문화와 지식의 생산자로 떠오르는 현상을 주목했다.

과거에는 흩어져 있던 정치적, 문화적, 사회적 소수집단들은 인터넷으로 대표되는 정보기술(IT)의 수혜를 받아 공통된 사안은 다양하지만 독립적인 목소리를 내고 있다.

참석자들은 이제 소수자가 내놓는 의견을 의견으로 끝낼 것이 아니라 이를 어떻게 우리사회의 경쟁력 제고와 연결시킬 수 있으며, 미래의 사회통합은 어떤 모습이 될지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석호익 KISDI 원장은 "기존 사회 시스템에서는 '기타'로 분류돼 주목되지 못하던 소수의 존재를 부각시킴으로써 미래의 네트워크 사회는 개성과 다양성에 기초한 사회통합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도출했다"면서 "향후 새 정부도 국정과제 및 사회정책 수립에 있어 소수자들을 끌어 안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발표자들의 주제 발표 내용 요약.

◆문화 소비자가 생산자로 편입
이상길 연세대 커뮤니케이션대학원 교수는 '인터넷과 문화권력의 이동'이란 주제 발표를 통해 인터넷이 문화생산자와 소비자를 분리해온 장벽을 허물어 버리는 역할을 하고 있으며, 이는 문화적 소수자의 입지가 확대되는 배경이 됐다고 주장했다.

즉, 인터넷은 기존 지배적인 문화적 위계에 인식을 변화시키는 촉매제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소수집단 문화형식들을 가시화시키고 유통시키고, 기존 문화생산의 장을 지배했던 생산자 중심적 질서의 변화를 야기했다는 것이다.

이 교수는 이를 통해 인터넷은 하위문화자본, 대중문화자본의 자발적 축적과 사회적 배경이 다양한 문화매개자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큰 지식이 무너진다
최항섭 KISDI 연구위원은 '지식검색과 작은 지식의 힘'이란 주제 발표에서 "사회전체에서 실용성이 강조되고 지식도 이에 부합되면서 바로 현실에 응용될 수 있는 지식, 소위 '작은 지식'의 가치가 상승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소위 '부드러운 지식(soft knowledge)'이라고 불리는 작은 지식은 전문가가 아니라도 쉽게 이해하고 가시적인 결과를 산출할 수 있다. 인터넷 포털에서 서비스하는 '지식 검색'이 이러한 작은 지식의 파급력을 높이는 구실을 하고 있다.

작은 지식의 도래는 과거 전문가들의 전유물이었던 '큰 지식'의 붕괴를 불러 일으키고 있다. 지식을 독점하는 소수의 권력계층에 의해 절대적인 진실로 인정받았던 큰 지식은 21세기에 접어들어 "지식의 진실이 과연 무엇이냐?"는 다양한 다수들의 질문에 부딪치면서 절대적인 정확성에 상처를 받고 있다는 것이다.

최 연구위원은 "지식검색으로 인한 작은 지식의 부상은 사람들의 학습행위를 변화시키는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국사 선생님이라도 파워포인트 만드는 법을 잘 알아야 하며, 통신기술자라도 사회철학에 대해서 기본적인 지식을 갖춰야 하는 상황의 도래는 사회의 제반 영역간의 경계가 약화되는 상황에서 다양한 영역에서의 지식들을 학습하는 이들만이 살아남을 수 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뉴스 '생비자'의 부상
김예란 한림대학교 교수는 '디지털 시대, 풀뿌리 저널리즘의 미래'란 주제 발표에서 개인과 집단이 상호작용적으로 다양한 미디어 테크놀로지에 접근해 정보와 지식을 이해ㆍ평가ㆍ해석해 문제해결에 활용하는 뉴스 '생비자(Prosumer)'의 출현에 주목했다.

뉴스 생비자의 출현은 블로거 뉴스 등 블로거 뉴스는 대중적 경험과 지식을 살아있는 목소리로 전달할 수 있는 새로운 대중 저널리즘 형태를 탄생시키면서 저널리즘 구조를 변화시키고 있다는 것이다.

김 교수는 "블로거 뉴스에서 선정된 베스트기사 및 특종기사 407개 내용을 분석한 결과 주로 개인적 이해관계와 관련되고, 높은 정서적 사실성과 감정적 친화성을 지닌 주제가 중시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그러나 개인적이고 소비오락적인 뉴스만 주로 주목받아 향후 대중의 정보실천역량 향상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디지털 생태계 이론 주목
손상영 KISDI 연구위원(정보화그룹장)은 "과거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수직적 주종관계가 디지털 컨버전스로 인해 점차 상호협력의 관계로 변하고 있다"면서 "협력과 경쟁의 공존, 공진화(co-evolution), 자기 조직화(self-organization) 등 다양한 원리가 혼합된 '디지털 생태계 이론'이 산업발전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고 말했다.

손 연구위원은 한국에도 디지털 생태계를 마련하기 위해 유럽연합(EU)이 2003년부터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비즈니스 에코 시스템(DBE)' 프로젝트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DBE 프로젝트는 유럽 각국의 중소기업들이 서로의 필요사항을 효과적으로 파악하고 정보와 지식을 교환함으로써 함께 발전해 나가는 디지털 생태계 이론의 기본원리를 현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는 디지털 비즈니스 인프라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이 과정에서 중소기업들을 위한 소프트웨어 서비스 사업의 경쟁력 강화가 기대된다.

손 연구위원은 "DBE 프로젝트는 대부분의 산업을 대상으로 하지만 한국은 대상 산업을 IT산업을 위주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면서 "수도권과 대덕연구단지, 전국 혁신클러스터 중 일부에 지역 촉매제 역할을 하는 기관을 선정하고 이를 중심으로 지역 에코 시스템이 스스로 조직화 되도록 디지털 비즈니스 인프라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대상산업을 확대해 가면서 EU의 DBE에 대응하는 동북아 DBE 조성에 우리나라가 주도적인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