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경영경제

대한전선 해부

영원한 울트라 2008. 5. 16. 10:25
20세기를 지나 21세기로 접어든 현재 한국 재계는 소용돌이 치고 있다. 기업은 시대와 경제 환경의 변화를 따라잡지 못하거나 순응하지 못하면 언제든지 침몰했다. 일례로 거대공룡 기업이었던 대우의 몰락, 현대그룹의 분열 및 외환위기 사태 이후 동아건설, 해태, 거평, 한라 등이 침몰하는 등 재계 판도가 급변하고 있다. 그러나 재계 판도는 바뀌었어도 혜성처럼 등장한 새로운 재벌들이 그 자리를 메워나가며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등 재계는 많은 변화가 일고 있다. 구씨 일가와 허씨 일가의 반세기 동안의 ‘한지붕 두집 살림’도 이런 변화에 LG와 GS라는 이름으로 각자의 길을 선택했는지도 모른다. 본지에서는 [대기업 완벽대해부]기획특집으로 <대한전선>을 마련했다.

지난 2004년 9월 고 설원량 대한전선 회장의 사망이후 대한전선이 무려 1,355억원의 상속세를 자진 신고하며 재계뿐만 아니라 세간의 화제를 모았다. 설 전 회장 유족들의 '성실 납부'는 변칙 상속이나 증여로 따가운 눈총을 받았던 다른 재벌들과는 대조를 보였던 것이다.

과거 재계 5위에까지 진입했던 대한전선은 1955년 설립 이후 개발하는 제품은 거의 모두 국내에서 최초로 개발되는 제품일 만큼 명실상부하게 우리나라 전선공업을 이끌어 왔다. 하지만 규모에 걸맞지 않게 일반인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그룹 중 하나다.

대한전선은 대한방직 및 대한제당과 뿌리가 같은 기업이다. 대한그룹의 창업주인 인송 설경동 회장이 설립했던 회사들로 장남 설원식 전 회장에게 대한방직과 대한산업의 경영권을 승계해 계열분리 했기 때문이다. 3남 고 설원량 회장에게는 1972년 그룹의 후계자로 대한전선과 대한제당을 물려 줬다.

 

 

 
   
◆고 설원량 회장에서 미망인 경영까지

2004년 3월 대한전선그룹은 최대 위기를 맞았다. 2세였던 설원량 회장이 갑자기 세상을 떴다. 3세 경영체제를 갖추지 못한 상태였기 때문에 안정적인 경영권이 가장 큰 문제였다. 어쩔 수 없이 전문경영인 체제를 도입할 수밖에 없었고, 무려 1355억원의 상속세를 물고 3세들이 지분을 물려받았다. 당시 대한전선그룹은 최고 상속세를 납부했던 기업으로 회자됐다.

설 회장의 부인인 양귀애씨가 남편을 대신해 대한전선 오너로서 경영을 책임졌다. 양 명예회장은 양정모 전 국제그룹 회장 여동생이기는 하지만 고 설 회장과 결혼한 후 단 한번도 회사경영에 관여한 적 없던 평범한 가정주부였다.

양 명예회장은 현정은 회장과 친분이 깊은 것으로도 유명하다. 두 사람 모두 '남편을 사별했다'는 공통점 때문인지 짧은 시간에 아주 친한 사이로 알려져 있다. 현 회장과는 세계경영연구원 최고경영자 과정을 함께 다니며 처음 만난 이후 사석에서 자주 만나며 우의를 다지고 있다.

 

 

 
 
  ▲임종욱 부회장  
 
양 명예회장은 현재 경영 일선에는 한발짝 물러난 모양새를 띄고 있다. 여기에는 대한전선에 전문경영인인 임종욱 부회장이 그룹의 핵심 역할을 수행하면서 버팀목으로  양 명예회장의 공백을 착실히 메워나가고 있다. 

임 부회장은 특히 M&A에 남다른 재주를 과시하고 있다. 무엇보다도 무주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추진 기업으로 선정돼 그룹 성장잠재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또한 홈네트워크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대한위즈홈을 설립했고, 대한테크렌(태양광발전시스템 사업)과 TMC(선박용전선 사업) 등을 줄줄이 세웠다. 여기에 렌털업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렌탈까지 인수하며 재도약을 위한 전력을 쏟고 있다.

현재 대한전선은 전문경영인 임종욱 부회장이 사실상 경영 전반을 총괄하고 양 명예회장은 장학재단과 문화재단 사업에 무게중심을 두고 있다.
 
대한전선에서 특이한 점은 소유와 경영의 조화를 꼽을 수 있다. 무엇보다도 임 부회장에  대한 양귀애 명예회장의 신뢰가 조직융합에 큰 힘이 된다는 게 그룹 관계자의 전언이다. 게다가 임 부회장은 3세 설윤석씨가 경영 전면에 나설 수 있게 지도자 역할까지 책임지고 있다. 

◆확실한 상속세 내고 경영 수업 '박차'

현재 그룹을 지배하는 지주회사 격은 대한전선이 아닌 삼양금속이다. 삼양금속은 무역업을 주로 하는 회사다. 90년대 초반부터 삼양금속의 최대주주는 3세(설윤석, 설윤성씨)들이다. 설원량 회장이 세상을 뜨자 삼양금속 보유지분 11% 마저 3세들에게 넘어갔다.

여기에 지난 2004년 설원량 회장의 주식 1297만여주(33.24%) 중 22.45%를 보유하고 있는 장남 윤석씨는 경영 수업에 한창이다. 미망인인 양 명예회장과 차남 윤성씨에게는 각각 6.81%가 배분됐다.

윤석씨는 지난 2005년 3월 대한전선 STS국내영업팀 과장으로 입사해 현재 경영전략팀 차장으로 후계자 수업에 열중이다. 설 차장은 대한전선 최대주주인 삼양금속의 지분의 절반이 넘는 53.8%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한전선 16.3%, 옵토매직 8.97%를 보유하며 그룹의 실질적인 최대주주로 올라서 있다. 그는 2004년 심현진씨와 연애결혼했다. 차남 윤성씨는 미국에서 학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대한전선은 양귀애 명예회장이 경영일선에 나서지 않는 한 전문경영인 체제가 당분간 지속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무엇보다도 임종욱 부회장이 고 설원량 회장으로 신임을 받았던 인물이고, 지금까지 임 부회장의 경영성과가 뛰어났기 때문에 교체할 명분도 약해 보인다. 하지만 3세 윤석씨의 경영 수업이 끝나는 시점이 되면 전문경영인 체제가 지속될지 관심거리다.

다음에는 <대한전선> ②계열사 지분구조를 게재합니다

 

 

 

 

 

 

‘27세 장남’ 경영체제 준비완료
[50대기업 완벽 大해부] <대한전선>②계열사 지분구조
2008년 03월 18일 (화) 09:37:53 이연춘 기자 lyc@newsprime.co.kr

[프라임경제] 인송(仁松) 설경동 회장이 창업한 대한전선은 현재 3세 경영으로 이어지고 있다. 2004년 설원량 대한전선 회장의 갑작스런 타계로 학업과 경영수업을 함께 했던 장남 설윤석 차장이 현재 실직적인 대한전선의 최대주주로 올라서 있다.

 

 

 
   
장남 윤석씨는 지난 2005년 3월 대한전선 STS국내영업팀 과장으로 입사해 현재 경영전략팀 차장으로 후계자 수업 중이다. 설 차장은 대한전선 최대주주인 삼양금속의 지분의 절반이 넘는 53.8%를 보유하고 있으며 대한전선 16.3%, 옵토매직 8.97%의 지분을 갖고 있다.

현재 삼양금속은 설윤석(26.5%), 설윤성(16.3%), 양귀애(9.26%)씨 등 오너일가가 지분 100%를 소유하고 있어 오너일가의 개인기업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따라서 대한전선그룹의 지배구조는 설윤석→삼양금속→대한전선으로의 연결고리를 띠고 있다. 

대한전선은 삼양금속 외 장남 윤석씨(16.3%), 윤성씨(5.8%), 양귀애(2.3%) 등 총 24.4%의 지분을 소유한 가운데 트라이브랜즈(의류), 옵토매직(광섬유), 대한에스티(스텐레스), 대한위즈홈(홈네트워크), 대한리치(통신회선임대), 한국렐탈(통신장비대여), 대한테크렌(태양광발전), 다산태양광발전, 삼양금속(무역), 대청기업(부동산임대), 대한벌크터미날(보관창고), 인송농장(축산), 한국산업투자(금융), 케이아이파트너스(경영컨설턴트) 등의 각 계열사들은 대한전선의 '우산' 속에 있는 모양새다.   

■M&A 통한 사업다각화

   
   
대한전선그룹은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산규모로 발표한 재계 순위(공기업 및 민영화된 공기업 제외) 38위에 올라있다. 현재 대한전선은 1955년 국내 최초 전선업체로 설립된 이래 전력 및 통신선 분야에서 꾸준한 발전을 이루어 오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뿐 아니라 해외시장 개척에서 힘써 장기적으로 글로벌시장에서 성장기회를 마련하기 위해 수출확대와 해외투자사업을 활발히 추진 중이다.

여기에 2002년에 무주리조트, 2004년 쌍방울(현 트라이브랜즈) 인수를 통해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국내 최고 시설의 무주리조트를 인수하며 스키장과 골프장, 산악스포츠 등 사계절 테마 중심의 세계적인 종합레저단지로 발전시켜 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명지건설을 인수한데 이어 세계 최대 전선 업체 중 하나인 프리즈미안 지분을 9.9%를 인수, 대경기계기술 지분 26.5%하며 양사간 시너지를 높이는 계기를 마련했다.

특히 대한전선은 무주관광레저형 기업도시 추진 기업으로 선정되면서 그룹 성장잠재력이 높아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한 홈네트워크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대한위즈홈을 설립했고, 대한테크렌(태양광발전시스템 사업)과 TMC(선박용전선 사업) 등을 줄줄이 세웠다. 여기에 렌탈업에 진출하기 위해 한국렌탈까지 인수하며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이처럼 대한전선이 사업다각화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은 전선 분야의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도달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업계에선 대한전선의 사업다각화를 두고 그 동안의 주력사업과는 거리를 둔 레저와 건설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레저사업 통해 '선택'과 '집중'

2002년부터 공격적인 인수·합병(M&A)을 통해 회사의 몸집을 불려왔던 대한전선은 2008년 들어 기존 주력사업인 전선사업을 중심에 관광레저사업으로 '선택과 집중'을 꾀하고 있다. 대한전선은 특히 관광레저사업의 일환으로 한국(무주리조트),북미(캐나다 밴쿠버 힐튼 호텔)를 잇는 글로벌 레저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2004년 인수한 내의 업체 트라이브랜즈(옛 쌍방울)를 다시 매각키로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면서 "2002년 인수한 무주리조트가 4년 만에 매출 680억원을 기록하며 50%나 성장한 것이 관광레저사업 육성 전략에 힘을 보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한편 전문경영인인 임종욱 부회장의 체제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인지도 관심거리다. 대한전선그룹 지분구조는 후계 승계를 위한 지분 정리를 사실상 마쳤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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