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야기/사회문화

중국차 종류와 효능

영원한 울트라 2009. 2. 6. 02:05

색골은 마흔을 넘기기 어렵고 , 차골(茶骨)은 여든까지 산다는 중국의 속담이 있다.

아침 차 한 잔에 온종일 힘이 넘치고,
점심 차 한 잔에 일이 가뿐하며,
저녁 차 한 잔에 기운이 나서 고통이 사라진다.(중국 속담)

중국은 차의 원산지이며 세계에서 제일 먼저 차나무를 발견하고 이용해 온 나라이다. 중국인이 차를 마신 역사는 술에 비하면 짧다. 삼국시대 이후 양자강 남부사람이 차를 마시기 시작하여 차차 북부지방으로 전해 졌다. 훗날 차는 사람들에게는 없어서는 안될 것이 되었다. 이른바 7대 가정필수품(땔감, 쌀, 기름, 소금, 간장, 식초, 차)의 하나가 된 것이다.


▶ 茶의 聖人 육우선생

당나라 중엽 후뻬이(湖北)성 경릉지방 사람 의육상(意陸像)이 물가에서 어린아이를 얻어 제자로 삼아 그에게 육우(陸羽)라는 이름을 주었다. 육우는 세계 최초로 "다경(茶經)"이라는 세 편의 차에 관한 전문서적을 펴냈다. 그는 차나무를 심는 법, 차 잎을 따고 차를 만들고 마시는 방법, 다구의 선택, 차를 마시는 수질의 선택 등을 과학적으로 기술한 책을 남겼는데, 그의 이 저작이 후세 사람들에게 차에 관한 체계적인 법도를 만드는 데에 혁혁한 공헌을 세웠으므로 사람들은 육우선생을 차의 성인이라는 뜻에서 차성이라고 부른다. 그의 다경은 중국이 세계 차문화의 원류라고 인정받고 있는 문헌적 근거가 되는 책이다. 다경에서 육우선생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차는 지상의 청순의 심벌이다. 차 잎을 따고, 차를 만들고 차를 달여 마시기에까지 <청결>이라는 이름의 길을 단 한치라도 벗어나서는 안 된다. 기름기 있는 손이나 찻잔이 조금이라도 차 잎사귀에 닿기만 하면 지금까지의 노고는 순식간에 모두 헛수고가 되고 만다. 따라서 차를 즐기는 데에는 모든 허식이나 사치로운 유혹이 눈에서나 마음에서나 말끔히 사라져 버린 분위기라야 적당한 것이다."

"차는 깊은 밤 산중의 한 칸 집에 앉아서 샘물로 다린다. 불이 물을 데우기 시작하면 송뢰의 소리 비슷한 소리가 들리기 시작한다. 마침내 찻잔에 차를 따른다. 부드럽게 활활 타오르는 불빛이 둘레를 비추어 주고 있다. 이러한 한동안의 기쁨은 도저히 속인들과 나눌 수는 없다."


▶ 정조 관념 강한 차나무

우리에게 번민과 속진을 털어 주는 차나무는 작지만 아름다운 나무다. 또한 차나무는 기후가 따뜻한 남방에서 자라고 옮겨 심지 못하는 특성을 가졌다. 잎은 조밀하게 나고 엄동이 지나도록 사철 푸르며, 꽃은 가을에 서리를 씻을 듯이 하얗게 피며 백장미 같은데, 황금빛 노란 수술이 유난히 곱다. 시월부터 십이월까지 서리를 맞으면서 더욱더 영롱해지는 차나무의 꽃을 두고 시인들은 구름의 정화라 하는 의미에서 운화(雲華)라고 한다. 더욱이 늦가을에는 차나무의 꽃뿐 아니라 지난해 맺어 놓은 열매까지 조랑조랑 매달려 있으니, 차나무는 꽃과 열매가 마주 본다 하여 실화상봉수(實花相逢樹)라고까지 부른다.

옛날 중국에서는 여자와 충신은 절대로 두가지 차를 마셔서는 안 된다는 금기가 있다. 생산되는 지방도 같고, 종류도 같아야 하며, 붉은 것이면 붉은 것으로 한결같이 한가지 차만을 마셔야 된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차나무는 장소를 옮겨 심으면 죽을 적도로 절개가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영국인들처럼 차와 우유를, 러시아인들처럼 차와 보드카를 혼합하여 마시는 것을 중국인들은 아직도 피하고 있다.


▶ 녹차 홍차 화차

오늘날 중국 차의 유명산지는 져쟝, 안휘, 푸지엔, 타이완 지방 등으로 여러 종류의 차가 생산되고 있다. 중국차의 종류는 발효의 유무와 정도에 따라 녹차, 홍차와 그리고 여러 가지 꽃향기를 가미하여 만든 화차 등의 3종류로 대별할 있다. 녹차는 다시 무발효차인 청차(淸茶), 발효도 30-60%인 우롱차(烏龍茶)와 발효도 70~90%인 흑차(黑茶)로 나뉜다.

중국의 베이징, 동북3성의 북방 사람들은 화차를 좋아하고, 상하이 쟝수 져쟝 사람들은 청차를, 푸지엔, 타이완사람들은 우롱차를 즐기는 반면, 영국영향을 많이 받은 광동 사람들은 홍차를, 윈난성 지방 소수민족들은 흑차를 주로 마신다. 외국인, 특히 서양인이 중국차를 음미하고 익숙해지는 순서를 살펴보면 먼저 화차의 일종인 쟈스민에서부터 시작하여 다음은 중국식 홍차, 그 다음은 동방의 미인이라 불리우는 우롱차를 마시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인들이 좋아하는 차는 발효가 안되거나 덜 된 녹차로서 그 가운데서도 특히 찻물에 푸르고 흰빛이 도는 청차를 애음하는 편이다. 그래서 그런지 청차는 차 생산량 중 중국차의 6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우롱차의 생산량은 5%미만에 머물고 있다.

같은 종류의 중국차라도 차의 품질은 다시 잎의 상태에 따라 다시 세분된다. 새순이 아닌 많이 자란 잎에서는 수확은 많지만 일등품은 만들 수 없다. 같은 종류의 차라도 차 잎을 따는 시기에 따라 납차, 사전차, 화후차, 기화차, 우전차, 우후차, 소춘차 등으로 나누기도 한다. 납차는 음력 섣달에, 사전차는 음력 2월 춘분 전후의 술날 이전에, 화전차와 화후차는 한식이전과 이후에, 기화차는 한식에, 우전차와 우후차는 곡우절의 전후에 소춘차는 입동 전후에 차잎을 딴 것이다. 최고급품은 새봄에 차나무 위를 가리고 재배해서 특히 새순을 부드럽게 해서 만든 옥로(玉露)이다.

좋은 녹차는 줄기에 가루가 섞이지 않은 것인데 질이 높은 것일수록 낮은 온도로 우려내야 풍미가 난다. 차를 맛있게 달이는 중요한 요소는 수질과 끓는 물의 온도, 차잎을 우려내는 시간, 찻 그릇이다.


▶ 중국 8대 명차

오늘날 생산되는 중국차의 종류와 명칭은 수 백가지가 넘지만 차의 품질과 명성, 선호도와 가격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중국의 8대 명차"를 선발해내면 다음과 같다.

① 시후(西湖) 롱징차(龍井茶):
녹차의 황제 롱징차는 져쟝성(浙江)성의 중심도시인 항조우(杭州)의 아름다운 호수 시후(西湖) 주변을 천 여 년의 역사를 가진 채로 전해 내려온다. 롱징차는 아주 어린 차 잎을 따서 수공으로 만들어지는데 외형상으로는 납작한 모양을 하고 있다. 질이 좋은 롱징차는 그 빛깔이 밝고 빛이 나며 향기 또한 강하여 우려낸 차의 맛은 구수한 것이 그 특징이다. 롱징차 역시 단계가 있어 같은 져쟝성에서 생산된 롱징이라도 항조우의 시후(西湖)에서 난 차를 최고의 품질로 친다.
다시 시후 롱징차는 스펑(獅峰), 롱펑(龍峰), 매이펑(梅峰) 등 세가지로 나누어지는데 그 중에서도 스펑 롱징차를 녹차의 황제로 친다. 용의 나라 중국이라면 으레 롱펑 롱징차가 으뜸일 것이라는 예측이 빗나가는 대목이다. 년간 평균 생산량이 1~2톤에 불과한 스펑 시후 롱징차의 향기는 어린애의 살결내음과 같은 델리킷한 향기가 배어 나온다. 우려낸 차의 빛깔은 아침나절 처음에는 맑은 하늘의 흰 구름이었다가, 오후에는 맑은 달이 푸른 시냇물 위에 비치는 것 같다.
항조우에서 조상대대로 차상점을 하고 있는 천(陳)선생은 매년 곡우를 전후로 해서 스펑 시후 롱징차를 사려는 홍콩 미국등지의 화교 거부들과 미리 예약을 해둔 중앙 당 간부들과 치열한 물밑 경쟁을 치른다고 귀뜸 해준다. 스펑 롱펑 매이펑의 시후 롱징차보다 질이 훨씬 떨어지는 것이 져쟝성 도처에서 생산하는 져쟝 롱징차이다. 그런데 요즘 중국 녹차시장에는 져쟝 롱징이 꼬리가 아홉 개 달린 여우처럼 시후 롱징의 사자나 용으로 둔갑하여 출몰하는 바람에 소비자와 당국은 애를 먹고 있다고 한다.

② 쑤조우(蘇州)의 삐루춘 (璧羅春):
경악차 삐루춘은 우선 차 이파리의 생김새가 여느 차의 그것과는 다르다. 어린 참새의 속 깃털처럼 조그맣고 부드럽게 생긴 차 이파리를 찻잔에 넣고 뜨거운 물을 부으면 흰 구름이 굴러가고 눈꽃이 춤을 추며 날아가는 것 같다. 그 모습이 무척 귀엽다고 시선을 빼앗기다보면, 어느새 청신한 차 향기가 사람의 후각을 습격한다. 그래서 차를 즐길 줄 아는 어떤 예인은 삐루춘을 마실 때에는 눈이나 혀보다 코를 제일 많이 활용하라고 훈수한다.
삐루춘의 기막힌 향기는 도저히 필설로 표현할 수 없다. 중국의 베니스로 일컬어지는 운하의 도시, 쑤조우(蘇州)의 곁에는 중국에서 세 번째로 큰 호수인 타이후(太湖)가 바다처럼 수평선을 아른거리며 누워있다. 타이후의 드넓은 가슴은 무려 72개나 되는 크고 작은 섬을 품고 있다. 그 중에 시산(西山)이라고 불리는 섬이 제일 커 타이후의 맏아들 격으로 그곳에는 춘추전국 시대의 오나라 왕 부차와 절세 미인 서시가 함께 피서여행을 즐겼다는 전설이 서려있다. 어느 옛날 봄철이 되자 마을 처녀애들은 찻잎을 따러 시산에 올라갔다. 그녀들은 광주리를 하나 가득 채우고도 남는 찻잎을 그냥 버리기 아까워서 남는 것을 젖가슴에 품고 돌아왔다. 찻잎은 처녀애들의 젖가슴 사이에 품은 향주머니에서 나오는 살 내음에 이미 반쯤 발효된 상태였을까. 뜨거운 물을 찻잔에 붓자 이제껏 세상에서 맡아본 적이 없는 향기가 천지를 진동하였다. 사람들은 화들짝 놀라 "경악차"라 칭하고 그 때부터 "경악차"는 광주리 속이 아니라 여성의 젖가슴 속에 운반되는 행운을 누리기 시작하였다.
세월이 다시 수 백년 흐른 어느 날, 청나라의 유명한 황제인 강희제가 타이후를 유람하자 쑤조우의 수령이 그 경악차 한 잔을 강희제에게 올렸다. 강희제는 茶라하면 프로를 넘어 매니아 경지에 다달은 이른바 茶骨이다. 황제의 옥체의 안팎을 진동하는 차향에 놀라 강희제는 경악이 아니라 혼절할 지경이었다. 정신을 차린 강희제는 "경악차"의 촌스러운 이름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핑계를 붙여 앞으로는 삐루춘(璧螺春)이라고 고쳐 부르도록 분부하였다. 아마 강희제는 "경악차"를 솔직히 "혼절차"라고 하는 게 더 적합하다고 속으로는 생각했으나 지엄한 황제의 체면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③ 황산 마오펑 (黃山 毛峰茶) :
진한 안개의 차 중국 제일의 명산, 황산은 산의 온 몸이 빠지는 데라고는 하나 없이 정말 완벽하게 아름다운 산이다. 황산 발치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만나는 것이 안개다. 항상 아침안개에 축축히 젖어 있는 황산의 치마자락에서는 롱징차와 삐루춘과 함께 중국 3대 유명 녹차로 손꼽히는 황산 마오펑차가 나온다. 황산의 안개는 햇살이 여간 강렬하지 않는 한 좀처럼 물러설줄 모른다. 마오펑 차밭은 그 짙은 안개 속에 언제나 촉촉히 젖어 있다. 마오펑 차가 안개가 짙은 황산에서는 잎이 유난히 두꺼운 데 이것을 운무엽이라고 한다. 황산 마오펑 차밭은 특히 운공사와 반산사 주변에 많이 흩어져 있다.
들꽃이 막 다투어 피기 시작할 무렵이 차 잎을 따는 최적기라 하는데, 그 이유는 찻잎에 들 꽃향기가 배어나기 때문이라고 한다. 황산 마오펑 차나무 가지는 비취 옥으로 다듬은 것 같이 푸르다. 황산의 아침 안개와 이슬을 마시고 자라난 황산 마오펑차는 비발효차인 청차에 속하는데도 쟈스민처럼 향기와 맛이 매우 진하다.

④ 티에관인 (鐵觀音) :
우롱차의 대명사 티에관인은 우롱차다. 그러나 우롱차는 티에관이 아니다. 기존의 차 관련 전문서적 중에도 티에관인과 우롱차를 각각 별개의 차 종류로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마치 <북경>을 <중국> 자체로 여기는 것처럼 틀린 것이다. 즉 티에관인은 중간 발효 녹차인 우롱차의 대표주자이다.
티에관인은 타이완을 마주 바라보고 있는 푸지엔(福建)성의 안씨(安溪)현에 나오는 차를 최상품으로 치는데 티에관인은 각성효과가 탁월하여 중국의 고삼생들이 잠을 쫓기 위해 푹 끓여서 주전자 채로 마시곤 한다고 한다. 티에관인은 일본사람과 유럽사람들이 좋아하며 감비차 또는 항암차로 잘 알려져 있다. 타이완으로 쫓겨나간 쟝제스 일족이 제일 좋아했던 차이기도 하였다.
청 나라 건륭 황제 때 푸젠성 안씨의 한 촌장이 매일 새벽 차를 관음보살상에 공양을 하였는데 어느 날 산에 올라 나무를 하던 그는 바위틈 사이에 자라난 차나무 몇 그루를 발견하였다. 여린 차 잎만 골라 가지고 절반쯤 발효시킨 우롱차를 만들어 내었다. 우려낸 찻물에는 새벽녘의 여명이 풋풋한 향을 긷고 있었다. 후세 사람들은 찻잎이 진한 녹색으로 강철같으면서 맑고 달콤한 향기가 난다하여 티에관인이라 이름 지었다한다.

⑤ 우이차(武夷茶):
난꽃 향기 그윽한 우롱차 우롱차 중 철관음과 함께 쌍벽을 이루는 차인 우이차는 우푸지엔성 북부 崇安현내의 우이(武夷)산위에 나는차를 최고로 친다. 우이차 찻잎의 빛깔은 황금빛을 띈 녹색으로 우이차를 마실 때는 다른 명차가 풍기는 그윽한 향기는 물론 그 향기 둘레에 푸른빛의 난 꽃 향기가 겹겹으로 에워싸는 향기를 맡을 수 있다 한다.
우이차는 우이산 구룡암 꼭대기의 9m이상 높이의 바위에서 자라는 여섯 그루의 차나무에서 딴 것을 따홍파오(大紅袍)라 하며 최고로 친다. 그 바위는 새벽빛을 온몸으로 받아 차나무에 전달해주나 대낮의 땡볕은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또 바위 사이에는 아주 가느다란 샘물하나가 졸졸 흐르며 이 차나무들을 맴돌아 지나며 모래흙을 적당히 적시어 준다. 물기는 뿌리털 근처의 산성물질을 발라내어 주고 암석은 끊임없이 풍화하며 분해하여 낸다. 유효한 미량원소를 따홍파오 차나무 실뿌리가 흡수하는 것이다. 다른 차에 비하여 연노랑빛 붉은 광채를 띠고 있으며, 그 맛은 물밑의 바위를 빼면 나는 비릿한 향을 지니고 있다.

⑥ 치먼(祁門) 홍차 :
왕년의 세계 제1의 홍차 황산에서 세계 도자기의 수도라는 징떠젼(景德鎭)을 찾아가는 신작로는 꿈길 같은 절경의 연속이다. 고산준령이 또아리를 감아 돌아 맺힌 골짜기에 는 맑디맑은 시냇물이 흐르고 그 시냇물 양 둑 가득히 이름 모를 야생의 관목들이 저마다 꽃망울을 터뜨리며. 야트막한 산자락의 대부분이 차밭이고 그 자투리 남은 땅에 동그마니 인가를 배치해 놓고 있는 풍경들이 이어진다. 그곳이 바로 한때 세계 최고 품질의 홍차를 생산해 내던 중국최상의 홍차 산지 치먼이다.
치먼에서 나는 홍차는 청나라 시대의 중국황실은 물론 서양인 특히 영국인이 실론산 홍차의 몇 십 배의 가격을 주고도 구하지 못하는 홍차중의 최고급품으로 사랑 받았다. 치먼 홍차를 한 모금 머금으면 입안 가득히 홍차 본래의 내음에 더하여 사탕수수와 능금의 향이 번진다. 그래서 중국인들은 오래 유지되고 밀도가 높은 그윽한 향기를 일러 치먼향이라고 한다. 까마귀 깃털보다 검은 윤기가 자르르 흐르는 치먼의 찻잎의 맨 끝 부분은 맑고 붉은 홍옥 같은 게 반짝인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치먼 홍차 한 잔을 담은 찻잔 밑바닥을 자꾸만 들여다보게 되는데 그 이유는 찻잔 속 어딘가에 호박 빛을 내뿜는 샘물이라도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서이다.

⑦ 부알차(普 茶) :
중국차의 이단아 부알차는 중국차의 이단이다. 우선 생김새부터 독특하다. 茶라 하면 으레 마른 잎 부스러기라고 떠올리는 우리네 고정관념을 여지없이 깨어버린다. 부알차는 덖은 차 잎을 보통 벽돌모양, 메주덩어리 모양, 빈대떡 모양, 고깔 모자 모양 등으로 압축하여 시장에 나온다.
발효도 70~90%의 흑차 중의 대표적인 차인 부알차는 운남(雲南)성 부알(普 )현에서 생산되는 데 그곳에 거주하는 소수민족들이 언제부터 이 괴이한 차를 마셨는지 모를 정도로 유래가 오래된 차다. 보이차로 대표되는 이 흑차는 찻잎을 짜서 부드럽게 하여 전병모양으로 압축하여 놓는다.
소수민족들은 자기네의 역사를 기록하는 문자가 없었고 좀 유식한 한족식자들은 그 소수민족들이 언제 차를 마셨는지 기록할 의무도 없거니와 윈난성 지역은 오랫동안 중국의 판도 밖이었기 때문일 것이다. 부알차 찻물의 빛깔은 검붉은 색이거나 검은 색에 가까운 색이다. 차의 맛은 진하고 뒤끝에 달콤한 맛이 돌아 마치 진정한 대륙의 흙먼지를 마시는 것 같다고도 하는 사람도 있다. 그만큼 맛과 향이 독특하며 한번 그 맛에 반하면 쉽게 끊지 못하는 인이 박히기 쉬운 차이다.
부알차는 예로부터 보건차로 널리 애용되어 왔었다. 일본과 유럽 등지에서는 부알차를 "미용차", "다이어트 차", "장수차"라고도 널리 알려져 있다. 부알차는 오랜 시간이 지날수록 그 맛과 향이 독특해 상품으로 친다. 이것 또한 여느 중국 차와는 정 반대이다. 처음부터 끝가지 철저한 이단인 것이다.

⑧ 모리화차(茉莉花茶):
녹차에 꽃향기를 가미한 화차는 베이징 텐진 등 중국의 북방에서 거주하는 사람들이 좋아하는 차이다. 여러 종류의 화차 가운데서도 푸조우(福州)의 모리화차가 가장 뛰어나는데 이것이 바로 서양에서 말하는 쟈스민차다. 모든 꽃들이 다 그렇겠지만 특히 모리화는 갓 피었을 때의 향기가 가장 청아하다고 한다. 그 갓 피어난 모리화를 녹차에 여러 차례 섞어 향기가 베게 만드는데 이것은 녹차에 모리화의 향기를 먹이는 작업이다.
한가지 특기할 만한 사실은 모리화차가 중국에서 최초로 대량 생산된 시점과 장소는 청나라 함풍제 때 중국 남방지역에 속하는 푸지엔성지역이지만 주요 거래는 북경 등 중국의 북방지역에서 이루어져왔다는 점이다. 북경과 천진, 동북3성 지방 등 주로 중국의 북방 사람들에게 환영받는 모리화차는 중국의 양쯔쟝 이남지역 사람들에게는 모리화차는 잡것이 섞여 차다운 차가 아니라는, 거의 모욕에 가까운 푸대접을 받는다.


▶ 사회주의는 차, 자본주의는 커피

유럽에 중국 차가 알려진 효시는 1559년 베네치아의 저술가인 G.라무시오 <항해와 여행>에 의해서였다. 1637년대 네덜란드이 동인도 회사는 중국차를 실어가 스칸디나비아 제국과 독일, 프랑스, 영국 등지에 전파시켰다. 영국에서는 1630년대의 중반에, 프랑스에는 1648년, 독일에는 1635년에 네덜란드의 동인도 회사를 통하여 각각 차가 전파되었다. 여기서 말하는 차는 전부 치먼 홍차를 비롯한 중국의 홍차를 말한다. 그 뒤 영국은 홍차 문화의 발상지가 되었고 차의 으뜸가는 소비국이 되었다. 치먼 홍차를 비롯한 홍차는 동양 원산의 신비한 약으로 커피와 함께 팔렸는데, 건강에 좋아 고령에 이르도록 건강을 유지한다고 선전되었다.

당초엔 중국과 마찬가지로 홍차는 주로 귀족계급의 음료였는데 여성을 통하여 일반 가정으로 들어갔다. 한편 러시아는 중국과 네르친스크 조약(1689년)과 캬흐타 조약(1727년)을 체결하고 낙타로 중국차를 수입하다 1874년 그루지아에서 차 재배에 성공하였다. 세계 양대 기호음료인 차와 커피를 선호도에서 살펴보면 기독교와 회교도들은 커피를 즐겨 마시고, 불교도와 유교문화권, 동방정교 사람들은 차를 즐겨 마신다. 또한 정치체제별로 구분하면 서구 자본주의 나라 사람들은 대체적`으로 커피를, 과거 구소련이나 동구권, 중국 등 사회주의국가 국민들을 차를 좋아한다. 단 여기에 영국은 예외이다.

색골은 마흔도 어려우나, 茶骨은 여든도 거뜬 "색골은 마흔을 넘기기 어렵고, 주정뱅이는 예순 전에 황천을 건너기가 십상이로다. 헌데 평생을 차를 즐겨 마신 자는 여든 살이 되어도 얼굴빛이 복숭아 빛 같은 동안일지니." 차를 오랫동안 복용한 사람은 항상 기운이 나고 항상 마음이 즐겁다한다. 하늘의 신선이나 사람, 귀신 모두 차를 좋아하고 차는 숙취를 없애주며 사람의 잠을 적게 한다. 실제로 차골 또는 차정뱅이라 별명을 붙여도 섭섭하지 않다고 생각할 만한 차 마시기를 좋아한 청나라의 강희제와 건륭제는 여든 이상을 살았다. 이것은 운동부족과 주색잡기로 마흔을 넘기면 오래 산 축에 든다는 중국황제 중에 매우 드문 예이다.

중국사람들이 평소 기름기가 많은 음식을 먹으면서도 고혈압, 동맥경화증 등 성인병 환자가 비교적 적은 이유는 바로 녹차를 마시는 습관 때문이다. 실제로 녹차에는 이뇨와 각성 작용이 있는 카페인, 해독작용이 있는 탄닌 등의 성분이 포함되어 약효가 증명되고 있다. 또 녹차는 과일과 야채에 들어있는 것 보다 훨씬 강력한 항산화물질을 함유하고 있어 악성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의 혈중농도를 낮추어 주며, 다이어트의 효과가 뛰어나고 항균작용, 소화촉진을 하며, 위를 따뜻하게 하고 갈증해소, 숙취제거에도 큰 효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뿐만 아니라 녹차는 구강암, 결장암 등 여러종류의 암과 심장질환의 발생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보고서들이 국제학술회의에서 발표되고 있다. 더구나 1998년 O-157균에 의한 집단 식중독이 발생했던 일본에서는 녹차가 O-157 균의 살균에 가장 강력한 특효가 있다는 것이 밝혀지자 초등학교 등 단체급식 식당에서 의무적으로 녹차를 제공하기 위해 중국으로부터의 녹차 수입량을 월1만 톤을 증가하기로 한 바 있다. 고기를 먹고 난 뒤 녹차를 엷게 우려 마시는 것이 O-157 뿐 아니라 고혈압, 중풍, 식중독, 콜레라 예방에 효과적이라는 것은 이미 의학계에서 광범하게 인정하고있는 사실이다. 이처럼 녹차는 세계적으로 여러가지 질병의 발생을 줄일 수 있는 커다란 잠재력을 가지고 있으며 녹차를 마시는 것과 함께 건전한 생활방식을 추구할 때 녹차의 질병 예방효과는 더욱 커질 것이다. 근래에 들어 녹차는 기호음료로서의 기능뿐만 아니라 약품이나 식품, 생활용품, 공업용품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 황금만큼 비싼 차

차의 맛과 향기가 모두 다르듯, 가격 또한 천차만별이다. 같은 종류의 녹차라도 심한 경우는 가격차가 1,000배 이상이 난다. 예를 들면 앞의 "연대를 알 수 없는 부알차(不知之年茶)"는 보통의 부알차 가격의 수 백 배 이상이나 비싸 자그마치 50g에 인민폐 3만원(한화 약400만원)씩이나 한다.
1998년 세계 경매시장에서 앞서 말한 세계에서 여섯 그루 밖에 안 되는 따홍파오 우이산차가 100g에 인민폐 10만원에 팔려 나갔다. 중국의 삼국시대 때만 하더라도 차는 소수의 귀족들이나 마실 수 있는 매우 호사스러운 것이었다. 그 당시 최고급 차의 가격은 그 차 잎의 부피와 똑같은 부피의 황금을 지불해야 구입할 수 있을 만큼 비쌌다. 그렇지만 지금은 아무리 품질이 좋은 최고급 차 잎이라도 차 잎의 부피가 아닌 그 차 잎의 무게와 같은 무게의 황금을 지불하면 충분히 손에 얻을 수 있는 것이다. 차 잎의 부피와 똑같은 부피의 황금을 지불해야만 차를 마실 수 있었던 옛사람들에 비해 현대에 살고 있는 우리들은 비교적 저렴하게 마음놓고 차를 마실 수 있는 행운을 누리고 있다고나 할까.


▶ 현대 중국인의 차와 드링크제

구리쇠 화로 가에 차의 운치가 행여 덜할까 염려되지만
한창 타는 불로 끊이기를 손수 시험했네
솔바람이 솥에 들어 솨솨하니
듣기만 해도 마음과 귀를 맑게 하누나
찻잔에 가득히 맛이 짙으니
마시자 시원하여 골수선으로 바꾸듯 (鄭 )

달 밝은 대청마루에서 흰 구름과 달빛을 함께 보면서 한 잔의 차를 조용히 삼켜보아라. 옛 중국의 귀족들은 큰 찻 병에서 몇 번씩 차를 따라서 그것을 꿀꺽 한숨에 마셔 버린다거나, 잠시 후에 또다시 차를 데운다거나, 또는 아주 강한 차를 요구한다거나 하는 것은 격심한 노동 뒤에 배를 채우려고 차를 마시는 농부나 직공들이 하는 짓이라고 비난하였다. 그러나 이것은 귀족들이 역사의 주인공이고 농부와 노동자가 엑스트라이던 어제의 중국에서 통용될 수 있는 넋두리에 지나지 않는다. 오늘의 현대 중국인들이 차를 마시는 것은 우리가 음료수나 드링크제를 마시고 있는 것과 같다. 먼 여행을 갈 때 항상 차와 물병을 들고 다니고, 또한 역이나 기차 안에 찻 병에 부을 수 있는 더운물이 항상 비치되어 있다. 호텔이나 여관같은 곳에 보온병과 차가 준비되어 항상 손님들로 하여금 따라 마실 수 있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회의나 모임에도 항상 따뜻한 보온병과 차 그리고 찻잔이 준비되어 있다.

1996년 우리 나라의 유명한 드링크제 생산공장이 상하이에 위용을 드러내었다. 현지 한국인 사장 K씨는 자기회사의 드링크제를 마시는 13억의 중국의 입을 상상만 해도 밤에 잠이 오지 않는다고 했다. 그 말을 옆에서 듣던 나도 우리 드링크제에 반쯤 중독된 중국인의 모습을 상상하니 갑자기 겨드랑이에 날개가 돋치는 듯 신바람이 났다. 그런데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판매는 심각한 부진을 면치 못하였다. 공장건설에만 약 2천만달러를 투입한 것도 모자라 거금을 들여 대만의 인기가수를 전속 광고모델로 삼고 황금시간대만을 골라 TV광고를 퍼붓는 등 무차별 전방위 선전 공세를 펼쳐 보았으나 결과는 참담한 실패였다. 그들이 소리 소문 없이 철수한지 한참 후에야 문득 나는 여태껏 드링크제를 마시는 중국사람을 한번도 본 적이 없다는 사실이 떠올랐다.

--------------------------------------------------------------------------------------------------

 

원나라 때부터 재배해온 용정차(龍井茶;룽징차)는 항주(抗州;항저우)에서 재배되는 대표적인 녹차입니다. 용정이란 명칭은 원래 샘 이름이었고 이어 용정사란 절이 세워 졌으며 이 절에서 차를 재배한 것이 유래가 되어 오늘날까지 전해지고 있는 것이구여.. 용정차는 짙은 향, 부드러운 맛, 비취 같은 녹색 그리고 참새 혀모양의 잎새라는 네 가지 특징을 가지고 있어 '4절(四絶)'이라 호평 받고 있습니다. 용정은 물을 끓였다가 섭씨70-80도 정도로 식혀서 마시는데, 생선 요리 때 넣으면 비린내가 없어지고 냉장고에 넣어두면 냄새를 제거할 수 있다고 합니다. 식후에 마시면 가장 맛이 있고 지방질을 분해하므로 닭백숙에 차잎을 넣고 끓이면 아주 담백한 맛을 볼 수 있습니다. 용정차에는 비타민 C와 안기산 등 유익한 성분이 다른 차보다 다량 함유되어 있으며 중국 예방의학 과학원의 연구원이 항암 차로 발표한 17가지 차 중의 하나입니다.용정차는 그중 으뜸으로 꼽히고 있구여.. 용정차는 모두 16등급으로 나누어지며 1등급차는 청명(4월 5일) 이전에 것으로 명전( 明前)차라 하고 2등급 차는 곡우(4월 20일) 이전에 따는 우전(雨前)이라합니다. 3등급은 5월의 것이고, 그외에 여름과 가을에 따는 차는 쟈스민차나 홍차를 만듭니다.

* 中國茶의 효능 및 종류

제품명
내용 및 효능
물의 온도
녹차
(綠茶)
탕색은 금황색이고 투명.
향이 은은하며 담백하다.
단맛이 좋으며 성질은 차다. (감비의) 효과있다.
60~80℃
오룡차
(烏龍茶)
반발효차로 50%정도 향이 깊고 단맛이 감돌며 순수하다.
담백하며 차지않다.
위장기능이 약한분, 비만한 사람에게 좋음.
신진대사를 촉진하며 감비효과가 좋음.
90℃
철관음차
(鐵觀音茶)
반발효차.
청차류에 속하며 향이 맑고 부드러우며 담백하다.
탁한 음식을 먹고난 후 좋으며 감칠맛이 강하다.
효능은 오룡차와 비슷.
90℃ 이상
무이암차
(武夷岩茶)
발효 50%, 지방분해성이 강하며, 피로회복에 좋다.
향이 특이하며 단맛과 감칠맛이 좋다.
천식, 기관지염에 좋음.
변비, 장에 좋음.
신진대사 원활하게 함.
90℃ 이상
장미차
식용장미로 향이 은은하며 신경안정과 장기능 활동에 도움된다.
95℃
국화차
(菊花茶)
식용국화로 몸을 따뜻하게 해주는 성질.
두통, 속열, 생리불순, 여드름, 피부질환 예방에 좋다.
감기몸살에 좋음.
보이차와 섞어서 마심.
95℃
보이차
후발효차에 속하며 발효도가 70%이상.
녹차잎을 특이한 방식으로 발효시켜 녹차성질을 바꿔서 몸이 냉한 사람, 위장기능이 약한 사람, 변비에 특히 좋음.
탕색이 짙고 맛이 달고 순정하다.
침이나 체액의 분비를 촉진하여 소화를 돕고 가래를 녹인다.
년수가 오래될수록 가치가 있다.
95℃
육보흑차
(六堡黑茶)
보이차와 성질이 비슷하며 탕색은 붉고 짙으며 맑고 깨끗함.
단맛과 감칠맛.
향기는 순후하고 온화한 성질, 몸기능이 약한분, 냉한 체질, 장기능 활동에 도움.
보이차와 더불어 유명.
95℃
선차(일엽)
(仙茶)
특이한 향기와 맛이 있으며 해열, 해독, 갈증을 신속히 제거.
몸을 많이 쓰시는 분, 기관지염, 후두염에 좋다.
비뇨계통을 잘 조절.
부종현상에 도움.
95℃
쟈스민차
은은한 향이 있으며 정신을 맑게 해 준다.
신진대사를 촉진하여 지방분해성이 있어 감비의 효과가 있다.
마시고 난 뒤 향이 오래 지속
80~85℃
백호은침
(白毫銀針)
약발효시킨 녹차향.
향기와 단맛이 좋으며 담백하고 입이 개운하다.
탕색은 옅은 청색과 황색을 띤다.
잎에 흰털이 있다.
여인들이 즐겨 마심.
80℃
홍차
(紅茶)
강발효시킨 차.
발효도 100%.
차의 맛이 약간 달기 때문에 신맛과도 조화를 이룬다.
정신을 맑게 하고 신진대사촉진, 피로회복에 좋음.
95℃
죽군차
(竹군茶)
쓴맛과 단맛을 고루 내는 약차.
신장기능을 강화.
해열해독작용.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좋음.
보이차의 일종
95℃
유차
(柚茶)
오룡차잎을 과일껍질에 발효시킨 차.
과일향이 아주 좋으며 단맛과 신맛이 있다.
비타민C가 많이 있어 감기예방, 치료에 도움.
90℃
백차
(白茶)
약발효시킨 녹차종류.
탕색은 황색을 띠고 맑다.
갈증, 해열, 해독작용이 강하며, 5가지 맛이 있으며 간장을 보호하고 눈을 맑게 한다.
간기능 활성에 좋은 약차.
90℃

'중국이야기 > 사회문화' 카테고리의 다른 글

중국인들이 생각하는 한국인  (0) 2010.06.10
중국병원  (0) 2010.06.10
반가원중고품시장  (0) 2008.10.16
[스크랩] 북경의 10대 명소  (0) 2008.10.04
중국인과 숫자개념  (0) 2008.09.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