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하우리요우(好丽友,좋은친구)로 알려진 오리온초코파이. 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중국 3대 도시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55%가 오리온초코파이를 알고 있다고 답했다. 또한 인민일보와 CCTV가 주관한 전국소비자 조사 결과, 파이류 분야에서 시장점유율, 브랜드 인지도, 구매율, 로열티 등 전 부문에서 3년 연속 1위를 차지한 적도 있다. 나비스코, 네슬레 등 다국적 식품기업이 치열한 시장경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에서 우리기업이 선두자리를 지켰다는 것은 큰 의미가 아닐 수 없다.
아이가 있는 집에 방문할 때는 꼭 초코파이 한 상자를 챙겨 가야만 한다고 생각할 만큼 오리온초코파이가 명품과자로 인기가 많은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하우리요우가 한국 제품이라는 걸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중국인들은 하오리요우를 그저 ‘고급과자’, ‘인정이 많은 과자’ ‘맛있는 과자’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과자’ 라는 정도만 알고 있을 뿐이다. 오리온의 철저한 현지화 전략은 오리온초코파이를 중국시장에서 중국스러운 과자라는 이미지를 불어 넣어 성공한 비결이라 할 수 있다.
초코파이는 정을 가진 제품이다. 휴머니즘을 바탕으로 하고 있는 국내 유일한 과자이기도 하다. 소비자들은 오리온 하면 초코파이, 초코파이 하면 정(情)을 자연스레 떠올리게 된다. 우리 한국 전통적 정서에도 잘 들어맞는다. 오리온초코파이가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둔 것도 이런 정을 바탕으로 했다는 점은 과히 감탄할 만한 부분이다. 오리온은 정을 컨셉트로 중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 잡았다. 그야말로 맛있는 과자일 뿐 아니라 인성을 가진 파이라는 이미지를 심어 중국인들에게 한걸음 더 가까이 다가간 것이다. 오리온초코파이는 기업 이미지에 맞게 실제 베이징 및 상하이 국제학교에 책걸상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수재민들에게 구호물품으로 초코파이를 무상 지원 하기도 해 소시민과 함께 하는 기업이라는 이미지를 한층 더 굳혀 주기도 했다. 중국인들은 붉은색을 좋아한다. 이런 중국인들을 겨냥해 원래 한국에서는 파란색 포장이었던 초코파이를 붉은색 포장으로 바꾸는 주도 면밀함도 엿보인다.
까다로운 중국인을 상대로 성공을 거뒀다는 것은 그야말로 감탄사가 절로 나올만한 일이다. 오리온초코파이가 중국에 진출한 것은 1995년 여름. 생산을 시작한지 2년도 채 안 되어 13억 중국인의 입맛을 사로 잡았다. 마치 날개 돋친듯이 팔려 2004년 6천6백만달러에 그쳤던 중국시장 매출액이 지난해에는 1억달러를 넘어서서 50% 이상의 고성장을 보였다.
넉살 좋은 중국인들은 앞에서는 ‘하오(好,좋다)’를 연발하면서도 자신이 불리해 지거나 더 좋은 상대가 나타나면 뒷짐지고 빠지기 일수인데 타고난 상인 기질로 손해 볼 일 안하고 돈 안 되는 일 안 하기로 유명하다. 이런 중국 상인을 상대로 오리온초코파이는 “외상은 절대 안 된다”고 처음부터 입지를 굳혔다. 중국 실정을 잘 모르는 많은 기업들이 실패의 쓴 잔을 마시고 한국으로 돌아간 가장 큰 이유중의 하나가 ‘자금 회수’ 라는 것을 그들은 너무나도 잘 알고 있었던 것이다. 아무래도 식품업이다 보니 기후 및 토양에 따라 재료가 다르고 특히 중국 물에는 석회질이 다량으로 함유 돼 있어 같은 맛을 낸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오리온은 그런 어려움을 딛고 이겨 세계 어느 국가에서도 서로 다른 온도에서도 똑 같은 맛을 유지할 수 있는 세계적 수준의 제조기술을 가지고 있다. 중국사람들에게 초코파이 맛이 어떠냐고 물으면 그들은 “정말 부드럽고 촉촉하다”고 입을 모아 대답한다. 경쟁사회에서 식품업체라면 맛이 좋아야 하는 것은 필수다. 그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은 어떻게 그 상품을 알리느냐, 얼마나 효과적으로 홍보하느냐에 있다. 오리온초코파이의 광고 전략은 많은 기업들이 주시하고 있는 부분이기도 하며 오리온이 중국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직접적인 요인이기도 하다. 오리온이 중국시장에서 많은 소비자들에게 기억될 수 있게 한 것은 그야말로 홍보비를 아끼지 않은 데 있다. 자체적으로 다양한 이벤트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공장 견학을 통해 신뢰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오리온초코파이가 많은 비용을 해외마케팅에 쏟아 부었지만 후회는 없다. 현재 많은 투자금액이 실 수입으로 돌아 오고 있으며 중국 어느 곳, 남녀노소를 막론하고 오리온초코파이를 모르는 사람이 없기 때문이다. 오리온초코파이의 또 다른 성공 요인 중 하나는 브랜드 네이밍에 있다. ‘하오리요우’는 좋은친구라는 뜻으로 컨셉과도 잘 맞을 뿐 아니라 한국 명칭인 오리온과도 발음이 유사하다. 한국에서 소비자에게 심어줬던 인상을 그대로 중국에 옮겨가서 성공한 케이스 중 하나다. 한국 고유 정서인 정이 중국에서도 통한 것이다. 실제 한 기업의 경쟁력은 브랜드 파워에서 나온다는 것에서 봤을 때 중국 땅에서 좋은 이미지를 심어 놨다는 것은 오리온이 초코파이 뿐 아니라 다른 제품을 시장에 파는 데도 큰 몫을 했다고 본다. 앞으로 오리온초코파이가 중국에서 더 큰 효자 노릇을 할 수 있기를 기대본다.
ⓔ人民 류난영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