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경영경제

경영 해결사’ 컨설턴트가 뜬다

영원한 울트라 2010. 7. 7. 10:45


대기업 뿐 아니라 중소기업까지 관심… 정부, 쿠폰제 컨설팅 제도 도입해 지원


최근 환경폐기물 전문업체에 공동대표로 취임한 홍훈표 사장(39)의 전직(前職)은 환경전문컨설턴트다. 그는 환경전문기자로 오랫동안 언론에서 활동한 후 2000년부터 본격적인 환경전문컨설턴트로 나섰다. 컨설턴트라는 직종에 큰 매력을 느꼈기 때문이다.

“환경전문 기자로 관련업체 등을 취재하면서 안타까운 일이 참 많았습니다. 법적문제부터 사소한 일까지, 제가 보기엔 금방 해결방법이 보이는데 대부분 기업 오너들이 끙끙대며 고민하더군요. 제3자 입장에서 보니 그 기업의 문제점이 훤히 보이더라고요. 몇 년 간 고민한 끝에 차라리 이들을 도울 수 있는 컨설턴트가 되어야겠다는 생각을 했지요.”

홍 사장이 컨설턴트로 나선 이유다. 홍 사장은 그 후 여러 업체들의 일을 도왔다. 물론 프로젝트를 수행하면서 생기는 수익도 기자시절보다 좋았단다. 업계에서 그를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활약이 컸다. 그런 그에게 최근 평소 컨설팅을 해주던 업체 오너로부터 연락이 왔다. “회사 경영을 맡아달라”는 것이었다. 그는 고민을 거듭한 끝에 회사를 이끌 새 선장으로 취임했다. 컨설턴트를 포기하지는 않았지만 업체 대표 경험도 적지 않은 경력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도산 위기 극복한 비결 ‘컨설팅’

최근 대기업뿐만 아니라 경영컨설팅의 사각지대였던 중소기업들이 경영컨설팅에 큰 관심을 갖고 있다. 그동안 컨설팅업체에 대한 중소기업들의 관심이 높아진 것은 경영컨설턴트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M&A(기업인수 합병)바람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는 이유도 있다.

최근 경기 안산지역에 위치한 ㅇ자동차부품업체는 한 경영컨설팅업체로부터 컨설팅을 받은 결과 회사 분위기가 크게 바뀌었다. M&A설과 극심한 노사문제 등으로 한때 도산 위기에까지 치달았던 이 기업은 외부 컨설팅업체로부터 경영진단을 받아 회생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창업자의 고집으로 회사의 문제점을 외부에 알리기를 꺼렸지만 이대로 부도를 맞을 수 없다는 결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사)한국경영기술컨설턴트 협회 장창권 교육담당과장은 “최근 경영컨설팅에 대한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고, 선입견 등이 크게 바뀌어 경영컨설팅을 받기를 원하는 기업들이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부가 중소기업들에 대한 지원책의 일환으로 도입한 ‘쿠폰제 컨설팅’도 한몫을 하고 있다. 최근 중소기업청은 중소기업의 건전한 발전을 위해 쿠폰제 컨설팅사업에 나섰다. 컨설팅을 받으려는 중소기업은 3월 10일부터 쿠폰제 컨설팅 홈페이지(www.smbacon.go.kr)에서 자가진단을 한 뒤 창업지원, 상시 자문, 생산성 혁신 컨설팅 등 5개 분야 중에서 필요한 것을 신청하면 된다. 선정된 기업에 대해 컨설팅 비용을 일정부분 정부가 지원해주는 시스템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05년 170억 원의 지원비용을 올해는 186억 원으로 증액했다. 특히 쿠폰제 컨설팅을 받은 중소기업은 신용보증기금·기술보증기금으로부터 보증우대 혜택을 받는다. 신보는 해당 기업의 신용등급이 낮거나 부채비율이 높더라도 최대 30억 원까지 운전자금을 보증해주기로 했다.

1987년 국가자격인증제로 제도화


현재 국내에 경영컨설턴트라는 타이틀로 활약하는 사람은 대략 2만여 명에 달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추정한다.

정식으로 (사)한국경영기술컨설턴트협회에 등록된 사람만 1만3000여 명이며, 나머지는 능력에 따라 중소업체들로부터 프로젝트를 수주한다.

경영컨설턴트가 처음 도입된 것은 1961년 정부의 중소기업 육성을 위한 종합대책의 일환으로 시작한 게 처음이다. 이후 여러 번의 변화를 거쳐 1987년 정식으로 경영 및 기술지도사(경영컨설턴트)라는 국가자격인증제가 시작됐다.

경영컨설턴트가 되기 위해서는 소정의 시험(1차 경영학, 영어 등 객관식 시험→2차 주관식 시험→120시간의 실무교육) 절차를 거쳐야 한다. 대부분 직장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지원하며 최근에는 대학에 재학 중이거나 졸업한 젊은 사람들의 지원도 늘고 있다.

경영컨설턴트가 하나의 유망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터뷰/(사)한국경영기술컨설턴트협회 고학근 부회장

“국내 컨설팅 산업 전망 밝다”

- 최근 경영컨설턴트에 대한 일반인들의 관심이 높다.

“기업들이 선진화할수록 경영컨설턴트의 역할이 크다. 특히 중소업체들에게서 경영컨설턴트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경영컨설턴트라는 명칭도 얼마 되지 않았지만 이들의 활약은 눈부실 정도다”

- 경영컨설턴트는 고객의 적지 않은 비밀을 공유한다. 무엇보다 윤리적인 면이 강화되어야 할 텐데.

“맞는 말이다. 고객이나 고객사의 비밀은 중요하다. 이런 이유 때문에 등록된 경영컨설턴트는 윤리교육을 철저하게 받는다. 결국 경영컨설턴트 세계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높은 실력과 함께 철저한 윤리의식도 필요하다”


- 경영컨설턴트업체 하면 맥켄지 등 외국계 대형 기업만 떠올리는 게 현실이다.

“아직 국내 업체들이 갈 길이 먼 것은 사실이다. 대부분 외국계 대형 경영컨설팅기업이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엔 국내 경영컨설팅업체들의 부각이 눈에 뛴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 한국 경영컨설턴트는 인지도가 높다. 고객들의 인식전환과 토종기업들의 발빠른 변화가 필요한 때다”




인터뷰/(주)케이엠아이컨설팅 김인철 대표

“머지 않아 최고의 직업 될 것”

- 최근 젊은 사람들 뿐만 아니라 퇴직자들이 제2의 인생으로 경영컨설팅업에 종사하기를 원한다.

“당연한 현상이다. 몇 년 전만 해도 경영컨설턴트는 다소 생소한 직업군이었다. 심지어 일부에서는 브로커로 인식할 정도로 인지도가 낮았다. 하지만 최근엔 대학 졸업생뿐만 아니라 일반인들의 관심도 높고, 인식도 달라졌다. 컨설턴트들의 역할이 중요하고 기업에 적잖은 조언자로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멀지 않아 최고의 직업군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기업에 경영컨설턴트는 어떤 존재인가.

“대기업은 풍부한 사내 인적자원으로 (경영컨설턴트의) 조력이 거의 필요없다. 하지만 중소업체 오너들은 1인 다역을 해야 하는 게 현실이다. 특히 이들 중소기업 대표들은 노사문제를 비롯해 세제문제 등 적잖은 문제에 항상 직면한다. 대부분 자신이 해결하려고 한다. 하지만 쉽게 풀 수 있는 문제를 어렵게 해결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문제를 풀어주는 역할을 하는 게 경영컨설턴트다.”

- 유능한 경영컨설턴트가 되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

“경영 전반에 대한 해박한 지식이 필요하다. 평소 꾸준한 관련 지식 습득이 중요하다. 모든 전문가가 그렇듯 하루아침에 프로가 되기 싶지 않다. 유능한 경영컨설턴트는 곧 프로다. 다양한 분야에서 일가견이 있어야 하며, 여기에 전문적인 지식도 필요하다. 특히 많은 경험을 쌓아놓는 게 좋다.”

<김재홍 기자 ato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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