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과 강북 부자는 많은 점에서 차이점을 갖고 있다.투자패턴에 있어 강북 부자는 금융상품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으며, 재테크 수단으로 보험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반면 강남 부자는 부동산을 재테크의 최우선 수단으로 선호하고 있으며, 상대적으로 주식투자를 꺼린다.
강남 부자는 0.1%의 금리에도 민감하게 반응하는, 다시 말해 은행 충성도가 떨어진다. 또한 자신을 드러내기를 좋아하는 40대 중반의 신흥 부자들이 많다.
반면 강북 부자는 상대적으로 금리에 덜 민감한 60대 이후 고령자들이 많다. 자신이 자산관리 권한을 주도하고 있으며, 남 앞에 자신을 공개하는 것을 꺼리는 성향이 있다.
강북과 강남 부자들이 이러한 차이점을 갖고 있는 만큼 지역에 따라 좀 더 세부적으로는 개개인의 성향에 따라 투자전략이 달라질 수밖에 없다.
현재 모든 은행은 부자들을 집중 공략하는 프라이빗 뱅킹(PB) 업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 최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부자들의 돈을 더 불려줌으로써 은행의 수익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각 은행의 PB사업 전략의 기본 원칙은 고급화다. 금융자산 컨설팅도 일반 고객과 달리 자산운용 전문인력들이 1 대 1로 상담한다. 당연히 PB센터는 고급스러운 분위기로 만들어질 수밖에 없다.
고급스런 소파, 개인 컴퓨터, 전화, TV, 미니바, 홈시어터가 갖춰진 회의실 등 최고급 시설로 돼 있는 별도의 공간이 제공됐다. 얼마나 화려하게 만들었느냐가 화제였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편의시설 제공은 기본이다. 더 이상 겉모습으로 부자 고객을 끌어들이지 못한다.
최근 들어 각 은행은 소프트웨어적인 면에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각종 은행 이용 수수료 감면 또는 면제는 물론 부동산, 예술품 등에 대한 자산 컨설팅, 자산가의 품위 유지를 위한 공연 등 은행별로 차별화되고 독특한 서비스에 승부수를 던지고 있다.
그래도 가장 기초적인 것은 역시 자산관리와 직결된 서비스. 국민은행은 체계적인 재무 설계 및 자산의 안정적 관리 등 장기적 가치 제공을 위해 ‘One-Wealth 시스템’을 구축했다. one-Wealth 시스템은 해외 유수의 금융·시스템기관과 제휴하여 기존 영업시스템과는 별도의 지원시스템이다.
고객의 니즈, 투자성향, 라이프사이클 등을 반영한 최적 투자안 제공, PB센터의 체계적인 세일즈 지원, 후선업무 최소화의 효과를 거두고 있다. 또한 국민은행은 PB 고객의 자산관리 선택 폭을 넓혀주기 위해 PB 전용상품 개발파트를 운용, PB 고객만을 위한 상품을 다수 출시해 선보이고 있다.
제일은행도 다양한 투자상품 제공에 주력하고 있다. 사회 기부를 원하는 고객에 대한 비영리법인 설립 지원 서비스도 특이한 서비스다.
부자고객의 투자 기회 제공을 위한 다양한 세미나 개최 또한 각 은행의 전략 중 하나다. 신한은행은 매달 부동산 세미나를 개최하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서 부동산시장 동향에 대해 설명해주고 유망 투자지역까지 추천해준다. 다른 은행들도 각종 투자세미나를 정기·비정기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신한은행은 또한 ‘화상 상담 시스템’을 도입했다. 화상 상담 시스템은 신한은행 PB센터를 방문한 고객이 세무, 부동산 등과 관련해 세무사, 회계사, 감정평가사 등 전문 인력과 직접 상담을 원할 경우 모니터를 통해 1 대 1로 화상상담을 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원거리에 떨어져 있는 고객 또한 예약하지 않은 상태에서의 상담을 신속하게 처리하기 위해 만든 서비스다.
외환은행은 외환 분야의 노하우를 내세워 차별화된 ‘글로벌 종합 자산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해외 영업망을 이용한 유학, 해외 이주, 해외 자산관리 등을 특화했다.
각종 문화서비스를 제공하는 곳도 많다. 하나·신한·조흥은행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은행은 뮤지컬, 오페라 등 각종 문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하나은행은 매주 목요일 오후 부자 고객만 대상으로 무료 클래식 연주회를 열고 있다. 특히 PB 인력에 대한 교육시 은행상품, 외환, 대출, 카드, 채권, 주식, 부동산, 세무, 해외상품, 파이낸셜 플래닝 등 외에도 미술품 관람법, 미술경매시장 이해, 골동품 투자법, 고급브랜드 이해 등의 문화교육에도 포인트를 두고 있다. 또 ‘보석감정사’ 등 부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자격증을 따도록 하고 있다.
하나은행 만의 독특한 PB 서비스 중 하나는 연 2회 개최되는 고객 자녀의 ‘맞선’ 주선이다. 상반기에도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부자 고객 자녀 100여 명을 초청, 가든파티 형식의 '맞선'을 주선했다. 부자 고객의 2세, 3세까지 단골로 잡아두겠다는 포석이다.
의료 등 헬스케어 서비스도 부자를 상대로 주력하고 있는 서비스 중 하나다. 조흥은행은 존스홉킨스, 메이요 등 해외 유수 의료기관과 제휴한 의료지원 서비스를 자랑한다. 국내 금융권에서 최초로 제공하는 헬스케어 서비스는 해외 유수의료기관에서의 2차 소견 서비스와 종합검진 서비스, 질병치료 서비스 전과정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고객들의 서비스 이용이 증대하고 있다.
우리은행도 헬스 케어, 여행 등 웰빙형 서비스를 부자 고객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부자들의 돈을 ‘보호’하기 위해 최첨단 지문인식 대여금고도 무료로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골프 서비스도 부자고객을 위해 제공되는 대표적인 서비스다. 골프 부킹 서비스를 제공하는 은행도 있으며, 하나은행은 골프상해보험을 무료로 가입시켜 주며, 골프크리닉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제공된다.
하나은행은 또 고객 및 가족의 사망시 운구용 캐딜락을 제공하는 장례 지원 서비스도 제공된다. 신한은행은 유언·상속관리 서비스가 차별화된 서비스 중 하나다. 국내 최초로 도입된 유언, 상속관리 서비스를 통해 신한은행은 유언장 작성 및 보관은 물론 사후 집행에서 세무처리까지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이 또한 한 개인만의 거래가 아닌 후세도 고객으로 잡기 위한 전략이다. 신한은행은 부자고객을 위한 PB센터에 누구나 들어오지 못하도록 전용 카드를 만들어 제공한다. 이 카드는 최고급 신용카드인 플래티늄카드다. 최고 고객만을 위한 최고 카드를 발급해 주는 것이다. 이 카드는 유명 음식점 등에서 할인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김성욱 기자(wscorpio@ermedi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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