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랑/그림 이야기

이중섭화백의 위작 논란

영원한 울트라 2005. 10. 8. 11:28


 

 


[사설] 미술계 스스로 발등 찍은 가짜 미술품
[중앙일보 2005-10-08 07:55]    
 
 

반 년 넘게 한국 미술계를 시끄럽게 한 화가 이중섭과 박수근 그림의 진위 공방이 검찰 수사 결과 가짜로 드러났다. 위작 가능성이 높은 두 화가의 작품이 무려 3000점 가깝게 나왔다니 더 놀랍다. 미술품 전문위조단이 활동하며 유명 작가의 작품을 위조해 유통시킨다는 소문이 사실일 수 있다는 방증이다. 집에 걸려 있는 작품을 다시 살피는 시민의 심정은 착잡하다. 아름답고 진실해야 할 미술품이 흉측스러운 거짓말의 앞잡이가 됐다.

한국 현대미술사에 오점으로 남을 이번 사건이 준 교훈은 한둘이 아니다. 우선 사건에 연루된 사람의 면면이다. '국민화가'로까지 불리는 이중섭의 얼굴에 먹칠을 한 이는 다름 아닌 유족이다. 제주도 서귀포에 선 이중섭 미술관을 키우겠다며 작품까지 기증한 ㈜서울옥션 대표는 이번 일의 꼬투리가 됐다. 미술을 사랑하는 소장가라던 고서협회 명예회장은 안목이 의심스러울 정도로 엉터리 그림을 진짜라고 주장했다.

더 큰 교훈은 미술품을 돈으로만 재는 한국 사회의 타락한 시각이다. 한 소장가의 창고에 수십 년 조용히 묻혀 있던 작품이 경매장에 등장함으로써 위작으로 밝혀졌다. 최근 크게 뛴 이중섭과 박수근의 그림 값이 투기심을 키웠겠다는 추측이 가능해진다. 이 소장가를 부추긴 주변 문화인들의 의식이 바로 오늘의 미술계 인식이 아닐까.

검찰은 이번 사건이 명예훼손 고소사건이므로 두 화가 작품의 진위를 판단하는 기능은 할 수 없다고 했다. 다만 위작범에 대한 수사는 앞으로 계속해 나갔다고 공언했다. 검찰의 약속이 헛말로 끝나지 않기를 바란다. 가짜 소동으로 미술계가 당한 정신적.물질적 피해를 생각하면 미술품 위조 조직을 밝혀내 뿌리 뽑는 일은 시급하다.

더 중요한 일은 공신력 있는 미술품 감정체계를 만드는 것이다. 미술계는 한국 현대미술 사상 최고의 가짜 소동으로 기록될 이 치욕스러운 사건을 계기 삼아 누구나 믿고 맡길 수 있는 미술품 공인 감정체계를 만드는 일에 힘을 모아야 한다.

 

 

[스포트라이트]死後에도 고단한 천재화가
[동아일보 2005-10-08 05:35]

[동아일보]

이중섭(1916∼1956) 화백은 비극적인 삶 속에서도 예술을 향한 열정을 보여 주었고 사후 그의 그림은 한국 화단에서 가장 인기 작품으로 꼽히고 있다. 그런데 검찰 수사를 통해 그의 위작들이 대규모로 발견됐다. 이번 위작 파문이 생전에 고단했던 작가의 죽은 영혼까지 고단하게 만들지는 않을지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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