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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의 공포영화, 나 이장면에서 놀랐다!!

영원한 울트라 2006. 5. 3. 22:03
엔키노 기자들의 공포영화, 나 이장면에서 놀랐다!!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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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_박찬욱 | 주연_송강호, 신하균 | 2001 | 한국

사실 이 기획은 무서운 영화는 고사하고 머리에 총을 들이대는 장면조차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는 나에게는 참으로 ‘잔인한‘ 기획이다. <패신저 57 Passenger 57>이었나? 비행기를 하이재킹한 무리들이 얌전한 분홍색 셔츠를 입은 승객의 머리에 총을 들이대고 엉겁결에 방아쇠를 당기는 장면 이후엔, 총격전 장면도 제대로 보지 못하는 수준에 이르렀으며 급기야 기타노 다케시, 길레르모 델 토로 그리고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는 제대로 보지 못하게 되었으니 말 다 했다. 지금보다는 사정이 조금 나았던 5년 전의 일이다. <공동경비구역 JSA>로 막강 흥행 감독으로 떠오른 박찬욱 감독의 <복수는 나의 것> 촬영 현장을 찾은 적이 있다. 때는 10월, 전라북도 순창의 한적한 섬진강 근처가 촬영 장소였다. 나중에 알았지만 이 장면은 영화의 하이라이트에 해당되는 부분. 그러니까 동진(송강호)이 자신의 딸을 납치해 죽음에 이르게 한 류(신하균)을 처단하는 장면이었다. 그런데, 그 처단하는 방식이 물속에서 날카로운 단도로 발뒤꿈치 아킬레스건을 ‘확‘ 그어대는 것이었다. 단지 현장에서 받은 콘티 북과 사운드가 제대로 입혀지지 않은 장면을 보는 것만으로도, 온몸에 소름이 마구 끼쳤던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수중 한 가운데 발 뒤쪽이 보이고, 칼이 ‘쓰윽‘ 지나간 후 벌어진 상처에서 검은 피가 서서히 물과 섞이는 그 장면. 그로부터 4개월 후 <복수는 나의 것>의 기자 시사회에서 나는 그 장면이 나오기 직전, 절로 눈을 감았다. 하지만 그 훌륭하게 창조된 음향, 그러니까 살과 근육이 베어지는 그 소리만은 피할 수 없었다.




감독_웨스 크레이븐 | 주연_드류 배리모어, 커트니 콕스 아퀘트 | 1996 | 미국

세상에 무서운 영화는 넘쳐난다. 예전 아무도 없는 집에서 야밤에 ‘삐짜‘ 테이프로 <링 The Ring>을 보다 초반 20분을 넘기지 못하고 꺼버린 기억, <엑소시스트 The Exorcist>의 그 유명한 계단 덤블링 장면에서 기겁했던 기억, <여고괴담> 1편의 점프 컷 장면을 보다 극장에서 비명을 질렀던 기억. 내가 영화를 보면서 깜짝 놀랐던 경우는, 두 손이 부족할 정도다. 웨스 크레이븐은 마치 <몬스터 주식회사 The Monster Inc.>의 ‘셜리‘처럼 내 비명을 최고치로 올려대는 사람이다. 최근에는 메릴 스트립 주연의 <뮤직 오브 하트> 같은 얌전한 영화로 가끔 만들기는 하지만, 아무래도 그의 능력은 <악령의 리사 Deadly Blessing>, <나이트메어 A Nightmare on Elm Street> 같은 호러 영화에서 한껏 발휘된다. 영화퀴즈에 철저히 올인하던 시절, 친구로부터 받은 ‘삐짜‘ 테이프로 <스크림 Scream>을 처음 보던 날이 잊혀지지 않는다. 건장한 외모의 드류 배리모어가 영퀴 하나 틀렸다는 이유로, 남자친구는 말 그대로 사지가 찢겨 죽음을 당하고 본인도 스크림 가면 살인마의 칼에 난도질을 당하는 오프닝은 최고로 인상적이고 최고로 깜짝 놀란 장면이었다. (2편에선 제이다 핀켓이 극장에서 죽음을 당하는데 이 장면은 깜짝 효과 면에서는 1편보다 다소 약하다.) 드류 배리모어의 살을 자유자재로 왕래하는 단도의 경쾌한 그 금속성 소리가 머릿속을 사정없이 긁어댈 정도였으니. 어찌저찌 영화를 다 보고 잠자리에 든 그날 밤 나도 드류 배리모어처럼 영퀴 한 문제 틀린 죄로 스크림 가면 살인마에게 온몸을 난도질당하는 악몽에 시달려야만 했다. 아마 10,000 번은 칼에 찔렸을 걸? (by_태상준기자)





감독_오이카와 아타루 | 주연_칸노 미호, 나카무라 마미 | 1998 | 일본
공포만화의 거장 이토 준지라는 사람의 이름을 모르고 있었던 시절. 우연히 부천국제영화제에서 이 영화를 봤다. 스티커 사진기가 모여 있는 길가에 봉투가 하나 떨어져 있는데 어떤 남자가 그걸 주워 열어보는 장면으로 영화가 시작된다. 호기심에 봉투를 열어본 남자. 봉투 종이 사이로 커다란 여자의 눈동자가 한번 깜박이더니 바로 타이틀이 뜬다. 그럼 봉투 속에 들어 있었던 건 사람 머리라는 말씀? 너무 순식간에 지나간 일이라 일단 상황 파악이 안됐다. 머리 속에서 나름대로 정리를 하고 있을 즈음 눈에 안대를 한 남자가 히죽거리고 뭔가를 보고 있는 장면이 이어진다. 남자는 바구니 안으로 먹을 것을 넣어준다. 방바닥에서 슬슬 바구니 쪽으로 기어가는 바퀴벌레. 카메라가 서서히 바구니 안에 무엇이 있는지를 보여주는데 바로 사람의 머리카락 덩어리다. 그리고 번개처럼 바구니 속에 있는 ‘이상한 것’은 밖으로 남자가 준 먹을 것을 홱 뱉어낸다. 순간 첫 장면에서 봤던 여자의 눈동자가 오버랩 되면서 소름이 쫙 끼쳤다. 영화는 뭐 그냥 그랬지만 잘린 머리에서 나머지 신체기관이 자라고, 잘리면 또 자라면서 영원히 그렇게 산다는 설정만큼은 굉장히 쇼킹했다. 나중에 원작 만화를 봤는데 ‘토미에’는 원작으로 감상할 것을 권한다. 특히 어두운 병실 안에서 보면 ‘짱’이다.




감독_샘 레이미 | 주연_브루스 캠벨, 캐시 베이커 | 1982 | 미국

뭔가 걱정거리가 생기면 사람들은 쫓기는 꿈을 많이 꾼다. 그런데 그런 꿈은 무슨 무슨 영화와 닮아있는 경우가 많다. 나의 경우 <이블 데드>가 가끔 악몽 속에서 ‘변주되어’ 등장하는 영화 중 하나다. 솔직히 <이블 데드>는 무섭다기보다는 더럽고 웃기다. 허옇게 눈을 까 뒤집고 목을 살짝 꺾은 상태에서 무용하듯(?) 움직이는 좀비들은 불쌍하면서도 웃기다. 벽이나 바닥에서 손이 확 튀어나오는 전형적인 장면들이 나올 때마다 깜짝깜짝 놀라긴 하지만 이내 피식 웃었던 기억이 난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 전날 밤 난장판이 벌어진 오두막집 뒤로 평화롭게 아침 해가 뜨고 나뭇잎 한 장이 햇빛을 받아 반짝인다. 그러더니 갑자기 땅바닥 위에서 롤러코스터를 타듯 움직이는 카메라. 속도가 점점 빨라지더니 오두막집을 향해 돌진하고 끝까지 살아 남은 애쉬(브루스 캠벨)를 향해 다가간다. 그리고 애쉬의 공포에 질린 얼굴로 영화는 끝이 난다. <이블 데드>의 가장 유명한 장면이기도 한 이 엔딩 신은 실제로 볼 때는 그리 놀라지 않았으나, 영화를 본 후 한동안 악몽에 가끔 등장했는데 정말 식은 땀을 흘리며 잠을 깼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카메라 하나로 이렇게 두고두고 꿈에서까지 깜짝 놀라게 할 만한 장면을 찍은 샘 레이미에게 박수를 보낸다(물론 요즘은 이 꿈을 꾸지 않는다). (by_전은정기자)





감독_로버트 저메키스 | 주연_해리슨 포드, 미셸 파이퍼 | 2000 | 미국

목욕탕에만 가면 나타나는 정체불명의 여자유령. 이 영화를 보면서, 욕조 신이 나올 때마다 얼마나 가슴을 졸였는지 모른다. 그런데 거울이나 욕조에 담긴 물을 통해 슬쩍 맛보기로만 비춰지던 귀신이, 후반부에 가서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크게 한방을 때린다. 노만(해리슨 포드)이 자신의 살인을 알아챈 아내 클레어(미셸 파이퍼)를 죽이기 위해, 마취를 시킨 후 욕조에서 익사시키려는 장면. 아내가 지닌 목걸이를 잠시 확인하고자 고개를 한 번 꺾었을 뿐인데, 서서히 고개를 든 여인은 푸르댕댕하니 피부가 썩은 유령이었던 것. 아이쿠! 놀라서 자빠지고 머리까지 받은 이는 해리슨 포드 뿐만이 아니었다. 당시는 웬만해선 썰렁한 반응으로 일관하던 기자시사회였건만, 시침 뚝 떼고 있던 기자들도 당해낼 재간이 없었는지 날카로운 비명소리까지 터져나왔다. 지금 다시 보면 참 별거 아니다 싶으나, 벼락같은 사운드와 함께 화면 가득 클로즈업된 이 여인의 얼굴은 정말 충격적이었다. 유령이 미셸 파이퍼 앞에 나타날 줄로만 알았지, 해리슨 포드에게 깜짝쇼를 벌일 줄 누가 알았겠나. 몰라보게 달라진 피부 하나로 맥박수 3배는 빨라지게 한 로버트 저메키스 감독님, 역시 대단하십니다!




감독_윤종찬 | 주연_김명민, 장진영 | 2001 | 한국

<왓 라이즈 비니스>가 기습적인 공포를 보여준 반면, <소름>은 영화가 상영되는 내내 스멀스멀하고 찜찜한 기운이 가시지 않았다. 특히 기가 막히게 헌팅을 잘한 미금아파트!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고, 영화에서처럼 사연이 한 100개쯤은 쏟아져나올 것만 같은 그곳은 그 자체로도 공포의 대상이었다. 개인적으로 공포영화에서 좁고 기다란 복도만 나오면 긴장하는 편인데, <여고괴담> 시리즈의 학교 복도가 그랬고 나카다 히데오가 연출한 <검은 물 밑에서 仄暗い水の底から>의 허름한 아파트도 그랬으며, <소름> 역시 그랬다. 그 중 심장이 내려앉을 뻔했던 장면은 유령 때문이 아닌, 바로 언제부턴가 우두커니 서있었던 장진영 때문이었다. 김명민의 표정이 뭔가 심상치 않은 것을 감지한 듯 서서히 일그러질 때 알아봤어야 했다. 공포영화의 관습상 그 뒤에 반드시 누군가 있을 거란 예측은 했지만, 엉거주춤 서있던 장진영의 모습은 ‘사다코’ 뺨치게 위협적이었다. 아마 장진영이 폭력적인 남편을 갓 죽이고 나타났던 것으로 기억되는데, 멍자국과 피투성이 옷차림이 음산한 아파트 복도와 어우러져 더 소름끼쳤던 것 같다. 지금 다시 생각해도, 이 장면은 니코틴 냄새와 피비린내가 절로 느껴지는 섬뜩한 장면이다. (by_신민경기자)





감독_M. 나이트 샤말란 |주연_브루스 윌리스, 헤일리 조엘 오스먼트 | 1999 | 미국

1999년 개봉 당시 <식스 센스>는 ‘최고의 반전영화’란 칭송(?)을 들으며 화제를 모았다. 영화를 보기 전엔 절대 미리 알면 안 된다는 그 ‘반전’. 하지만 호기심 때문에 반전을 어느 정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정말 긴장을 하지 않고 영화관에 갔다. 영화는 콜의 눈에 간간히 보이는 귀신을 갑자기 등장시킴으로써 긴장감을 유지시켰다. 그러던 중 어머니에게 독살당한 카이라의 집을 찾아갔을 때였다. 콜이 귀신과 대화를 해보기로 결심한 상태였기 때문에, 당연히 깜짝 놀랄 만한 장면은 없을 거라고 생각했다. 인형들이 가득한 음침한 카이라의 방. 어디선가 분명 귀신이 나타날텐데 어떤 모습으로 나올까? 갑자기 사운드가 낮아지면서 음산한 기운이 조성되기 시작한다. 그 이전까지 <식스 센스>는 유령의 외형적인 모습(머리에 구멍이 나있거나, 피범벅인)으로 충분히 공포감을 조성해왔던 터라, 이번에는 어떤 분장을 하고 나올지 기대되는 순간이었다. 그때 갑자기 침대 밑에서 등장한 카이라. 콜의 다리를 확 잡는 장면에서 ‘악’ 외마디 비명이 절로 나왔다. 긴장감을 풀고 있을 때 기습적으로 놀래키는 M.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센스! 지금도 <식스 센스>를 보면 그때의 기억이 떠오른다.




감독_츠카모토 렌페이 | 주연_미무라, 요시자와 유, 세토 아사카 | 2005 | 일본

<착신아리> 시리즈는 개인적으로 일본 공포영화 중 가장 좋아하는 시리즈다. 직업이 ‘전화 거는 일’(?)이다 보니 휴대폰을 애인 삼아 지내는데, 그래서인지 휴대폰 소재의 공포영화에 더욱 정감이 가기 때문이기도 하다. <착신아리 2>는 <착신아리> 때의 흥분감을 안고 본 영화로, 모든 속편을 볼 때 그러하듯이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다. 전편과 달라진 점이 있다면 휴대폰 동영상 통화가 등장했다는 것. 쿄코(미무라)가 마도카와 통화하는 장면. 뒤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보인다. “마도카! 누구랑 같이 있어?” “아니 혼자 있는데.” 서서히 다가오는 검은 물체. 마도카를 감싸기 시작하더니 카메라를 향해 손을 뻗는데, 그 손가락은 마치 휴대폰을 뚫고 나올 것만 같다. 그때 갑자기 주변에서 비명이 흘러나오기 시작했다. ‘꺅!’ 처음부터 강한 장면이 나오자 관객들이 놀라서 소리를 지른 것이다. 함께 보러간 친구도 예외가 아니었다. 장면 자체보다도 손가락이 서서히 관객들 쪽으로 다가올수록 커지는 비명소리에 더 놀랄 지경이었다. 순간 예의 없는 관객(?)의 휴대폰이 울리기 시작했고, 실제 상황인 것 같은 공포가 영화관을 감돌았다. 지금도 통감하는 것 하나. 역시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것은 귀신이 아니라 사람이야! (by_김건우기자)

 

 

 

 

여러분들은 공포영화 어떤 장면들에서 놀라셨는지요?

곧 공포영화의 계절, 여름도 찾아오고하니 말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