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물의 달’ 5월,아빠는 허리가 휜다
‘가정의 달’ 5월, 가장(家長)은 허리가 휜다.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이 잇따라 있는 5월은 차라리 ‘선물의 달’이다. 챙겨야 할 사람도, 사야할 선물도 많다.
더욱이 올 해는 주5일 근무제의 영향으로 사흘 쉬고(4월29∼5월1일),사흘 일하고(5월2∼4일),다시 사흘 쉬는(5월5∼7일) ‘3·3·3 시스템’이 포진해 있다. 주머니 깊숙이 챙겨뒀던 비상금을 털어 나들이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가족 성화를 견뎌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100여년만에 찾아온다는 쌍춘년(입춘이 두번 들어있는 해)이어서 어느 해보다 봄철 결혼시즌이 호황이다. 이미 4월부터 날아들기 시작한 청첩장은 5월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4월 한달간 주말마다 2건씩 8차례 이상 결혼식 축의금을 냈다고 하소연하는 직장인이 부지기수다.
5월을 맞아 고민하는 가장 두 사람의 속사정을 들어봤다.
◇“5월은 돈 쓰는 달”= 10년차 회사원 A씨(40)는 5월 달력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고 했다. “가정의 달이라는데 내게는 돈 쓰는 달 같다”며 푸념이다. 어린이날에는 초등학교 4학년 딸과 3학년 아들에게 옷이나 장난감을 사주고 외식도 해야 한다.
어린이날이 금요일이어서 아빠가 금·토·일 사흘을 쉰다는 걸 눈치 빠른 딸아이는 이미 알고 있다. 4월 말부터 놀이동산에 가자고 매일 성화였다. 아내도 바람을 쐬고 싶은 눈치다.
어버이날에는 친가와 처가 부모님께 선물을 드리고 각각 저녁식사도 함께 해야 한다. 스승의 날은 크게 걱정 안하지만 조그마한 성의라도 보여야 할지 고민이다.
A씨는 “5월 지출 예상액을 뽑아봤더니 월급의 약 3분의 1”이라고 했다. 지출 내역은 이렇다. 어린이날 두 아이 장난감 선물 8만원,어린이날 가족 외식비(4인) 8만원,어린이날 나들이 (놀이동산 4인 자유이용권+식비) 20만원,어버이날 친가·처가 부모님 선물(4인) 20만원,어버이날 두차례 식사비(8인) 20만원 등. 스승의 날에 모처럼 찾아뵙고 싶은 옛 은사님이 계시지만 일단 접어뒀다. 그래도 거의 80만원이다.
그는 부모님 선물값을 줄여야 할지,아이들에게 놀이동산을 포기토록 해야 할 지 고민하다 결국 놀이동산 비용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아이들은 그럴싸한 장난감으로 대충 ‘입막음’이 되지만 친가나 처가 부모님께 소홀히 했다간 부부싸움 하기 십상이다.
A씨의 월급은 약 300만원. 한달 100여만원 생활비에 신용카드 대금,전세 대출금,청약 저축 부금 등 매달 일정액이 지출되는 상황에서 5월은 가혹한 시련의 계절이다.
◇“4월에만 결혼식 8번, 5월이 더 두렵다”=올 병술년은 쌍춘년(雙春年)이다. 양력으로 올 1월29일부터 내년 2월17일까지가 음력으로 1년이 된다. 이 기간에 입춘이 두 번 들어 있다. ‘쌍춘년에 결혼하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생각에 중화문화권에선 결혼식이 줄을 잇는다.
3년차 회사원 B씨(31)도 지난 3월 결혼했다. 하지만 4월부터 쇄도하는 지인들의 청첩장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는 4월 내내 주말마다 예식장을 순례했다. 자기 결혼식에 와준 회사 동료와 친구 결혼식에 빠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친구에게는 10만원, 회사 동료에게는 5만원씩 축의금을 내다보니 4월에만 50만원 가량이 축의금으로 나갔다.
지금까지 받은 5월 청첩장만도 8차례 이상이다. B씨는 “6월에도 상황이 비슷할까봐 벌써 걱정”이라고 했다. 탄탄한 전자회사에 다니는 B씨 월급은 약 220만원. 한달 50만원 축의금은 적은 돈이 아니다. B씨는 “한두달 뒤면 결혼한 사람 집들이 선물까지 챙길 걸 생각하니 벌써 피곤하다”고 말했다.
◇“좀 더 싸게” 할인권을 찾아라=‘선물의 달’의 충격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가장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중견 건설회사에 다니는 최모(38)씨는 “2주 전부터 업무시간 틈틈이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고 있다”고 했다. 인터넷에서 선물을 구입하면 시중가보다 최대 40∼50%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발이 편안한 노인용 신발,진동 안마기,노인을 위한 청바지 등이 그가 꼽은 선물 목록에 포함됐다.
최씨 같은 가장을 위해 인터넷 쇼핑 사이트마다 할인 이벤트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전자상거래 사이트 옥션은 3일까지 어린이날 이벤트 당첨자에게 정가의 1% 가격으로 물건을 팔았다.
가족 외식에 대비한 할인쿠폰을 챙기기는 기본. 해마다 5월이면 대형 포털사이트에 ‘부모님과 함께 가기 좋은 식당’ ‘가족과 함께 가기 좋은 음식점’ 등을 묻는 검색어가 늘어난다. ‘메뉴판닷컴’ 등 음식점 소개 사이트에서 할인쿠폰을 다운받는 횟수도 크게 늘었다.
◇“현명한 소비는 발상의 전환부터”=한국소비자연맹 강정화 사무처장은 발상의 전환을 제안했다. 비싼 선물 대신 의미있는 이벤트를 마련해 보라는 것이다. 그는 “어린이날 선물이나 어버이날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이 너무 정례화돼 받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의미도 작아진다”며 “5월처럼 챙겨야 할 사람들이 많은 경우 이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큰 모임을 한번 만들면 의미도 크고 지출 비용도 한꺼번에 줄일 수 있다”고 추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성 기자 mean@kmib.co.kr
더욱이 올 해는 주5일 근무제의 영향으로 사흘 쉬고(4월29∼5월1일),사흘 일하고(5월2∼4일),다시 사흘 쉬는(5월5∼7일) ‘3·3·3 시스템’이 포진해 있다. 주머니 깊숙이 챙겨뒀던 비상금을 털어 나들이 계획을 세우지 않으면 가족 성화를 견뎌내기 어려운 상황이다.
게다가 100여년만에 찾아온다는 쌍춘년(입춘이 두번 들어있는 해)이어서 어느 해보다 봄철 결혼시즌이 호황이다. 이미 4월부터 날아들기 시작한 청첩장은 5월에 절정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 4월 한달간 주말마다 2건씩 8차례 이상 결혼식 축의금을 냈다고 하소연하는 직장인이 부지기수다.
◇“5월은 돈 쓰는 달”= 10년차 회사원 A씨(40)는 5월 달력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고 했다. “가정의 달이라는데 내게는 돈 쓰는 달 같다”며 푸념이다. 어린이날에는 초등학교 4학년 딸과 3학년 아들에게 옷이나 장난감을 사주고 외식도 해야 한다.
어린이날이 금요일이어서 아빠가 금·토·일 사흘을 쉰다는 걸 눈치 빠른 딸아이는 이미 알고 있다. 4월 말부터 놀이동산에 가자고 매일 성화였다. 아내도 바람을 쐬고 싶은 눈치다.
어버이날에는 친가와 처가 부모님께 선물을 드리고 각각 저녁식사도 함께 해야 한다. 스승의 날은 크게 걱정 안하지만 조그마한 성의라도 보여야 할지 고민이다.
A씨는 “5월 지출 예상액을 뽑아봤더니 월급의 약 3분의 1”이라고 했다. 지출 내역은 이렇다. 어린이날 두 아이 장난감 선물 8만원,어린이날 가족 외식비(4인) 8만원,어린이날 나들이 (놀이동산 4인 자유이용권+식비) 20만원,어버이날 친가·처가 부모님 선물(4인) 20만원,어버이날 두차례 식사비(8인) 20만원 등. 스승의 날에 모처럼 찾아뵙고 싶은 옛 은사님이 계시지만 일단 접어뒀다. 그래도 거의 80만원이다.
그는 부모님 선물값을 줄여야 할지,아이들에게 놀이동산을 포기토록 해야 할 지 고민하다 결국 놀이동산 비용을 줄이기로 결정했다. 아이들은 그럴싸한 장난감으로 대충 ‘입막음’이 되지만 친가나 처가 부모님께 소홀히 했다간 부부싸움 하기 십상이다.
A씨의 월급은 약 300만원. 한달 100여만원 생활비에 신용카드 대금,전세 대출금,청약 저축 부금 등 매달 일정액이 지출되는 상황에서 5월은 가혹한 시련의 계절이다.
◇“4월에만 결혼식 8번, 5월이 더 두렵다”=올 병술년은 쌍춘년(雙春年)이다. 양력으로 올 1월29일부터 내년 2월17일까지가 음력으로 1년이 된다. 이 기간에 입춘이 두 번 들어 있다. ‘쌍춘년에 결혼하면 행운이 찾아온다’는 생각에 중화문화권에선 결혼식이 줄을 잇는다.
3년차 회사원 B씨(31)도 지난 3월 결혼했다. 하지만 4월부터 쇄도하는 지인들의 청첩장에 몸살을 앓고 있다. 그는 4월 내내 주말마다 예식장을 순례했다. 자기 결혼식에 와준 회사 동료와 친구 결혼식에 빠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친구에게는 10만원, 회사 동료에게는 5만원씩 축의금을 내다보니 4월에만 50만원 가량이 축의금으로 나갔다.
지금까지 받은 5월 청첩장만도 8차례 이상이다. B씨는 “6월에도 상황이 비슷할까봐 벌써 걱정”이라고 했다. 탄탄한 전자회사에 다니는 B씨 월급은 약 220만원. 한달 50만원 축의금은 적은 돈이 아니다. B씨는 “한두달 뒤면 결혼한 사람 집들이 선물까지 챙길 걸 생각하니 벌써 피곤하다”고 말했다.
◇“좀 더 싸게” 할인권을 찾아라=‘선물의 달’의 충격을 조금이라도 줄이려는 가장들의 노력은 눈물겹다. 중견 건설회사에 다니는 최모(38)씨는 “2주 전부터 업무시간 틈틈이 인터넷 쇼핑몰을 뒤지고 있다”고 했다. 인터넷에서 선물을 구입하면 시중가보다 최대 40∼50% 싸게 살 수 있기 때문이다. 발이 편안한 노인용 신발,진동 안마기,노인을 위한 청바지 등이 그가 꼽은 선물 목록에 포함됐다.
최씨 같은 가장을 위해 인터넷 쇼핑 사이트마다 할인 이벤트를 앞다퉈 내놓고 있다. 전자상거래 사이트 옥션은 3일까지 어린이날 이벤트 당첨자에게 정가의 1% 가격으로 물건을 팔았다.
가족 외식에 대비한 할인쿠폰을 챙기기는 기본. 해마다 5월이면 대형 포털사이트에 ‘부모님과 함께 가기 좋은 식당’ ‘가족과 함께 가기 좋은 음식점’ 등을 묻는 검색어가 늘어난다. ‘메뉴판닷컴’ 등 음식점 소개 사이트에서 할인쿠폰을 다운받는 횟수도 크게 늘었다.
◇“현명한 소비는 발상의 전환부터”=한국소비자연맹 강정화 사무처장은 발상의 전환을 제안했다. 비싼 선물 대신 의미있는 이벤트를 마련해 보라는 것이다. 그는 “어린이날 선물이나 어버이날 선물을 주고 받는 것이 너무 정례화돼 받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고 의미도 작아진다”며 “5월처럼 챙겨야 할 사람들이 많은 경우 이들이 모두 모일 수 있는 큰 모임을 한번 만들면 의미도 크고 지출 비용도 한꺼번에 줄일 수 있다”고 추천했다. 국민일보 쿠키뉴스 김민성 기자 me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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