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삶/요즘세상!

아~아버지

영원한 울트라 2006. 5. 23. 08:36

 

 아! 아버지~당신은 누구십니까?

 

아침 일찍 출근해 정신없이 일하고 밤늦게야 녹초가 되어 터덜터덜 집으로

돌아오는 아버지의 뒷모습을 본 적이 있는가?

자기만의 공간에 틀어 박힌 아이들과 텔레비젼만 들여다 보는 아내 사이에서

낯선 이방인처럼 떠도는 아버지의 외로운 눈빛을 본 적이 있는가?

정세기님의 "아버지로 산다는 것"이라는 시에 이런 구절이 있다.

 

아버지라는 직업은 굴욕이 훈장이구나

밥그릇을 던져 버리지 않는 것이 진정한 용기로구나

밥상에 둘러앉은 너희들의 재잘거림이 비굴마저 받아들이게 하는구나

 

가족을 위해 '비굴'과 '굴욕'마저 참아내며 힘겹게 살아가는 이시대의

아버지들의 고단함이 쏟아지는 빗줄기 때문에 더 서러워 보인다.

 

며칠전에 나온 책을 하나 소개 합니다. 그리고 한 청소년이 쓴 독후감을 적어 봅니다.

 

어린시절 아버지는 큰 산 같은 존재였다. 그의 그늘속에서 우리 가족들은 보호와 안정을 받으며

살았는지 모른다. 하지만 서서히 내가 커가면서 아버지의 모습은 전과 사뭇 다른 세상에 찌들고,

힘들어하는 모습이 눈에 띄게 보였다.

때론 애처롭고, 가엽게 보이는 나약한 인간의 잔상을 보이기 시작했다.

시간이 흘러 하나둘씩 아버지의 판단과 행동 범위에서 내 스스로가 벗어나려고 하면서

심한 의견 충돌과 갈등을 겪게 되었다.

이성적으로 충분히 맞다고 하는 나의 생각마저 자신의 자존심과 권위 때문에

인정하지 않는 아버지를 보면서 큰 실망감과 분노마저 느꼈던 시기가 있었다.

이것이 나만의 잘못과 문제일까라는 물음속에서 이 책을 읽게 되면서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속에서 그려진 많은 아버지들은 결국 나의 아버지와 같이 비슷한 고민과 행위속에서

자신이 가장으로서 가야할 진정한 길을 모른 채 가족 사이에서 고립된 섬이 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우리의 아버지들은 유교적인 사회 풍토에서 오는 책임감과 의무감 때문인지도 모르지만

자식들이 진정 필요할 때 돌봐주고 아끼는 법을 모른다.

그것 자체가 부끄러운 행위인냥 정색하면서 모든 육아나 자녀 교육을 아내에게 맡긴다.

결국 아이들에게 아버지는 접근할 수 없는 外人처럼 늘 그 주위를 겉돌게 되고 사춘기에 들면서

더욱 자녀와 그 간격은 벌어지게 된다.

이제 나이 들어 회사를 그만두게 되면서 가족의 일원으로서 자신의 영향력을 확인하려하는

순간 아내와 자녀들은 그런 그를 피하게 되는 모순적 구조에 빠지게 된다.

오히려 자신을 그동안 돈을 버는 기계처럼 생각한 것은 아닌지 서운해하고 슬퍼하지만

그렇게 그를 만든 것은 본인임을 우리의 아버지들은 전혀 모른다.

저자는 이제 대가족이 무너진 핵가족 사회에서 아버지는 변해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남자로서 가장으로서 권위와 자존심을 버리고 아이의 탄생부터 친밀감과 아내와의 협조를

통해 변하는 세상속에 진정한 가족을 만들라고 저자는 강하게 말하고 있다.

아이의 육아나 자녀의 교육에서 아버지로서 참여가 차후 가족이나 자식들의 미래 인성 발전에

큰 영향을 줄 수 있음 저자는 사례를 통해 말하고 있다.

이 책속에 소개된 아버지들은 하나같이 자신이 얼마나 잘못된 길을 가고 있는지

가족들이 얼마나 그 때문에 고통을 받는지 모른다.

다만, 자신을 이해해 달라고만 말할 뿐 더 이상의 변화와 실천을 포기하고 있다.

나도 언젠가 한 가정의 아버지가 될 것이다.

이 책속에 그들의 변명과 이유들을 알게 될것이며 그렇게 할 지 모른다.

하지만 변해야 한다.

가족과 자녀를 위해서가 아니라 바로 자기 자신을 위해서 더욱 더 필요하다.

읽으면서 많은 부분에서 공감을 받았던 책인 것 같다.

저자의 오랜 상담과 진료 과정속에서 얻어진 아버지의 역할에 관한 노하우와 대처 방법들이

현재의 아버지와 미래의 아버지들에게 큰 가르침을 줄 책인 것 같다.

이제 아버지 당신을 알게 됐습니다. 그리고 아버지를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