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4세 남상언씨는 두세 달에 한 번 서울대 어린이병원 소아과를 다닌다. 손자가 아파서가 아니라, 본인이 소아과 환자다. 그는 선천성 심장병을 앓고 있다. 좌우 심방 사이 벽에 구멍이 뚫린 심방중격 결손 환자다. 남씨의 취미는 동네 야산을 오르는 것. 그는 수년 전부터 언덕배기를 오르는데 숨이 찼다. '나이 들어 그런가' 했는데 숨찬 증세는 점차 심해졌다. 심장 초음파 검사를 받아보니, 심방 벽에서 2㎝ 크기 구멍이 발견됐다. 이 구멍을 통해 좌심방에 있는 혈액 일부가 반대쪽 우심방으로 빠져나가면서 심장 박출량이 떨어져 숨이 찼던 것이다. 결국 남씨는 2014년 11월 심장 수술을 받았다. 어린이병원 다인실에서 꼬맹이 심장병 환자들과 함께 10여 일을 지냈다. 주치의인 김기범 서울대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