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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컨템퍼러리 미술, 경매시장에 본격 진입>

영원한 울트라 2007. 4. 20. 23:43
<국내 컨템퍼러리 미술, 경매시장에 본격 진입>
[연합뉴스 2007-04-17 11:15]
서울옥션의 경매장면

서울옥션 26일 첫 컨템퍼러리 경매

(서울=연합뉴스) 조채희 기자 = 작고한 대가들이 아니라 현재 우리 시대를 함께 살아가고 있는 작가들의 작품에 집중하는 컨템퍼러리 미술 경매가 국내에서도 첫선을 보인다.

소더비나 크리스티 등 해외 경매회사에서는 컨템퍼러리 경매가 꽃이 된 지 오래지만 국내 경매회사들의 메이저 경매에서는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등 근대 작가들이 간판으로 내세워지고 살아있는 현대미술 작가들은 뒤에 섰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서울옥션이 26일 처음으로 실시하는 '컨템퍼러리' 경매에는 한국 현대미술계 중견과 원로작가의 작품만 64점이 소개된다. 또 같은 날 함께 열리는 '커팅에지' 경매에는 해외 경매에서 인기있는 40세 이하 젊은 작가들의 작품 48점이 출품된다.

컨템퍼러리 경매의 가장 큰 매력은 공급 물량에 한계가 있는 근대 작가 대신 현대 작가들을 재조명해 새로운 시장을 키울 수 있다는 것. 이는 미술품 대중화와 함께 미술작품을 투자로 생각하는 투자자들이 몰려들고 있는 미술시장의 활황세를 염두에 둔 것이기도 하다.

이번에 소개되는 작품은 해방 후 한국에서 가장 집단적인 미술 운동이었던 모노크롬(단색조 회화) 작가들의 대표작들이 많아 근년에 주춤했던 모노크롬의 인기를 되살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윤명로(71), 권영우(81), 윤형근(79), 박서보(76), 정상화(75), 하종현(72) 등 모노크롬 대표작가들과 일본에서 이들과 영향을 주고받은 이우환(71)의 작품이 나온다.

또 그 아래 세대로 서구미술의 영향을 받았지만 전통과 현대, 서양과 동양의 조화를 시도한 곽훈, 이강소, 오수환 등 동양화의 필획을 연상시키는 서양화가들이 출품된다. 아울러 리얼리즘 계열의 김강용, 박항률, 고영훈, 이석주, 김창영, 이호철, 임옥상 등과 중견 추상화가인 박영남, 황호섭, 김춘수 등의 작품이 소개된다. 사진작가로는 해외에서 인정받고 있는 김아타, 구본창 등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이번 커팅에지에서는 홍콩 크리스티 경매 등에서 파격적인 낙찰가로 화제를 뿌린 청바지 평면작업 작가 최소영과 사진과 회화를 결합시킨 작가 배준성, 문자를 이용한 퓨전 동양화를 그리는 유승호, 극사실 회화를 그리는 안성하 등의 작품이 출품된다.

이들의 작품은 작가가 출품한 것이 아니라 소장가들이 낸 것으로 젊은 인기작가들의 작품도 벌써 시장에서 되파는 유통의 대상이 됐다는 것을 알리는 신호탄이다.

최소영의 30호 크기 부산풍경이 추정가 1천만-1천500만원에, 안성하의 사탕그림이 시작가 300만-500만원, 유승호의 100호크기 작품 '야호'는 추정가 2천만-3천만원에, 이동재가 쌀로 만든 팝아트회화는 추정가 500만-600만원에 나왔다.

서울옥션 심미성 홍보마케팅 팀장은 "컨템퍼러리 경매를 연간 두 차례 정도로 정례화해 근대 작가들에 가려졌던 현대작가들을 집중 조명할 계획"이라며 "미술시장이 불붙은데 맞춰 다양한 시장을 개척하려는 의미도 있다"고 소개했다.

컨템퍼러리와 커팅에지를 합해 낮은 추정가 기준 500만원 이하 가격대의 작품이 전체의 45%를 차지하고 1천만원 이하 작품이 전체의 65%를 차지한다.

서울옥션은 다음달 초에는 인사아트센터 내 경매장에서 소형ㆍ저가 작품을 모아 '열린경매'를 하고, 메이저 경매는 다음달 말에 열 계획이다.

chaehe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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