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윤환 개인전
'HANDshaking(악수)'
욕심쟁이_F.R.P_155x90x75(cm)_파스텔 채색_2007
2007년 5월 9일 ~ 5월 15일
인사아트센타
서울 종로구 관훈동 188번지 T. 02-736-1020
관람시간 10:00~ 19:00
Opening : 5. 9 pm 6:00
휴식 (일과끝) _ F.R.P _ 108x64x132 _ 2007
악수(握手)에 관한 짧은 생각과 '시대정신'
악수(握手) 인사, 감사, 친애, 화해 따위의 뜻을 나타내기 위하여 두 사람이 각자 한 손을 마주 내어 잡는 일. 보통 오른손을 내밀어 잡는다. (예)악수를 나누다/악수를 청하다/두 사람은 악수를 하면서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 한글컴퓨터사전에서 발췌
조윤환의 최근 작업은 개인과 개인 사이의, 그리고 한 개인이 사회와 만나면서 형성되는 '관계'에 집중돼 있다. 그는 그 '관계'를 사람들이 손을 맞잡는 '악수'의 형상을 통해 표현한다. '악수'는 오늘날 광범위한 문화권에서 사용되는 관습으로, 사람이 만날 때와 헤어질 때, 흔히 그 관계를 확인하거나 표현하는 한 수단이다. 그의 작업에 되풀이 등장하는 지퍼나 단추, 끈들도 결국은 '악수'를 위한 손의 형상과 연결된다.
Endless relation _ F.R.P, 주름관 _ 270x53x53 _ 2007
Endless relation _ F.R.P, 주름관 _ 270x53x53 _ 2007
'악수'는 본래 엥글로 색슨계의 풍습이었으나 그것이 퍼져 오늘날에는 전세계적으로 통용되고 있다고 한다. 그러니까 '악수'는 손에 칼과 방패를 들고 다니던 시대의 유물인 셈이다. 원칙적으로 오른손으로 악수를 하는 이유도 공격무기를 들고 있지 않음을 상대에게 알리고, 서로 확인하고자 한 것에서 유래했다고 알려져 있다.
open-minded _ F.R.P _ 220x146x70 _ 2007
오늘날에도 '악수'는 일차적으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선의를 알리고, 경계심을 늦추며, 함께 감정을 나누면서, 서로 소통하고자 하는 희망과 기대를 담고 있다. 그러나 '악수'라 하는 육체적 행위가 상대방과의 심리적인 소통과 공감을 언제나 보장해주는 것은 아니다. 오늘날의 '악수'는 칼과 방패의 시대 보다 훨씬 복잡한 심리적/사회적 복선이 깔린 행위가 되어 있을 것이다. 오늘날에는 악수라는 관습을 이행하면서도 맞잡은 손 사이로 '소통'이 아니라 '소외'를 경험하는 일, 심지어는 적의와 증오심을 교환하는 경우도 드물지 않을 것이다. '악수'가 합의나 공감이라는 일차원적 의미를 넘어 이 사회의 여러 현상만큼이나 복합적이고 중층적인 의미를 띄고 있는 것이다.
No title _ 브론즈 _ 65x59x30 _ 2007
잘못된 만남 _ 브론즈 _ 45x17x25 _ 2005
또한 새삼 깨닫게 되는 것은, 우리가 '소통'의 부재를 느끼는 관계는 오히려 막연하게나마 소통을 믿었던 관계, 즉 악수를 나눈 사람들 사이에 있다는 사실이다. 악수를 나누지 않은 관계에서는 '소통의 부재'조차 부재하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서 '이별(소외)'은 '만남(소통)'이 있은 이후에나 가능한 것이다.
화합 _ F.R.P, 알루미늄 _ 40x12.5x12.5 _ 2005
힘내! _ 브론즈 _ 66x24x14 _ 2007
어쨌든 '악수'는 이제 단 몇 개의 단어로 표현되는 단순한 의미만을 담고 있지 않다. 그것은 중세 시대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많아진 단어와 언어의 의미만큼이나 복잡해졌다. 이제 '악수'를 단지 '환영'과 '공감'으로만 이해하는 것은 너무 순진한 일이 될 수 있다. 그것은 하나의 관습으로 굳어졌고, 그래서 옛 시대의 진정이나 의미는 사라졌거나 변질되어 있다. 그래서 우리는 그것에서 '소통'과 동시에 '소외'를 느끼며, '화해'와 함께 '불화'와 '오해'의 가능성을 예감하기도 하는 것이다.
약속 _ 브론즈 _ 50x29x11 _ 2007
비익조( 比翼鳥) _ 브론즈 _ 52x46x20 _ 2007
원인과 결과 _ F.R.P _ 128x68x70 _ 2007
그렇기 때문일까. 오늘날 사람들은 진정한 의미에서의 악수를 바란다. 진정한 '만남'과 '공감'과 '소통'을 원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람 사이의 관계, 그리고 그 욕망과 갈등이 조윤환작가가 작품으로 보여주고자 하는 주제일 것이다. _ 이태호 (미술비평/경희대 객원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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