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 신정아씨 “대중 사랑받는 미술관 만들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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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일보 | 기사입력 2005-05-08 17:49 |
신정아(33) 성곡미술관 학예실장이 오는 14일 미국 예일대에서 박사학위를 받는다. 국내 큐레이터로
는 미술관련 외국박사 1호이자 한국인으로 예일대의 첫 서양미술사 박사가 탄생한 것이다.
미국 캔사스 주립대에서 서양화와 판화를 공부하고 이 대학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신 실장은
1997년 금호미술관에서 큐레이터 생활을 시작해 2002년 성곡미술관으로 옮겨 각종 전시를 기획하고 있다.
1998년부터 박사과정을 준비하면서 어려운 일도 많았다. “미국을 왔다갔다하는 항공료는 논외로
치더라도 논문작성과 전시기획이 겹치는 때에는 몸이 두개였으면 좋겠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는 그는 “이렇게 힘들게 박사학위를 따야하는 것에 대한 회의감에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고
그동안의 고충을 털어놓았다.
신 실장이 제출한 논문은 ‘원시주의의 촉매자 기욤 아폴리네르와 뒤샹,그리고 피카비아’로 프랑스 시인
기욤의 원시주의 시와 화가 뒤샹 및 피카비아 작품의 상관관계를 규명하는 내용. 미술관 근무경력을
인정받아 일부 과목을 면제받기도 했지만 현지 수업에 빠지지 않고 참가했으며 논문은 최근 1년간
밤잠을 자지않고 이메일을 통해 첨삭을 받는 방식으로 지도교수의 지도를 받았다.
“박사학위를 취득했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은 없지만 전시운영의 전문성을 꾀하는데 보탬이 됐으면
좋겠다”는 신 실장은 해박한 지식과 발로 뛰는 적극성을 바탕으로 어린이를 위한 ‘쿨룩이와 둠박해’,
클래식 음악과 미술을 접목한 ‘미술 속의 음악’ 등 관객의 눈높이에 맞춘 전시기획으로 유명하다.
2003년에는 뉴욕에서 활동하는 5명의 다국적 디자이너들의 작품을 선보인
‘뉴욕의 다국적 디자이너들’전으로 월간미술 대상 전시기획부문 수상자로 뽑히기도 했다.
그는 “학위는 받았지만 아직 현장에서 배워야할게 너무 많다”면서 “이론과 큐레이팅의 접목을 통해
미술관이 대중들의 사랑을 받는 공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미술]신정아씨가 전하는 큐레이터로 산다는 것
동아일보 | 기사입력 2005-05-03 01:06 |
(앞 부분 중략)
이번 전시를 기획한 신정아 학예실장은 “현대미술이라고 난해한 것이 아니다”며 “삶과 일상에서
유리되지 않 는 차가우면서도 따뜻함이 담긴 전시를 통해 성곡미술관이 추구해 온 정체성을
보여주고 싶다”고 말했다.
미국 캔자스 주립대에서 서양화와 판화를 공부하고 이 대학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공부한 뒤
14일 예일대에 서 미술사 박사학위를 받는 그녀는 1997년 금호미술관에서 큐레이터 생활을
시작해 2002년 성곡미술관으로 옮겨 일해오고 있다.
신 실장은 큐레이터라는 직업에 대해 “밖에서 보면 화려하게 보이지만 전시기획에서부터 예산 조달,
작품 운반, 인쇄물 제작, 전시장에 못 박는 일까지 해야 하는 ‘노가다’”라면서도 “꼭꼭 숨어있는
작가들을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해 많은 대중과 만나게 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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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신정아] 행복한 삶을 꿈꾸며 2006-01-03 18:21
(앞부분 생략)
조금씩 어른이 되어가면서 나는 지나친 욕심과 생존에 매달리며 감수성 많던 어린 시절을 뒤로 하고
점점 강인한 사람이 되어갔다. 내가 만들어 놓은 틀 안에 나를 가둬놓은 채 일관된 원칙을 지속해가며
좀더 나은 미래를 위해 한걸음씩 나아갔다. 이제는 나의 진정한 꿈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채 적당히
사회에 적응해가며 하루하루 꿈틀거리는 힘들의 긴장상태 속에서 살아간다.
반 고흐처럼 자화상을 많이 그린 화가도 없을 것이다. 그가 그린 수많은 자화상을 보면 다양한 광적인
성격을 엿볼 수 있는데,심지어 고갱과 싸우고 홧김에 귀를 자른 뒤에도 그 아픔을 잊어버리고 스스로의
모습을 그렸다. 이같이 수많은 자화상을 그린 것은 아무리 들여다 보아도 얼굴 한구석에는 어딘가 놓친
곳이 있는 듯 보였기 때문일 것이다.
자신이 보는 얼굴은 남들이 봐주는 것처럼 사실이 아니라는 야릇한 사실 때문이다. 그는 매일 존재의
의미와 싸워가며 사랑받고 소유되어야 할 그의 본질적인 이유를 그려나갔다. 삶의 한가운데서 삶에
대해 이야기하는 고흐의 자화상은 숭고하고 비극적이며 아이로니컬하다.
새해가 되면 우리는 늘 새로운 꿈을 꾼다. 고흐가 진정 찾고자 했던 ‘내 안의 다른 모습의 나’를 찾아
생명력을 불어넣어보면 어떨까? 앙드레 지드가 말했듯이 자유를 깨트리는 것은 쉽다. 어떻게 자유로워
지는지를 아는 것이 어렵다. 행복한 삶은 결국 우리 손에서 빠져 나간 행복한 순간을 멈추거나 복구하는
일을 담당해야 하는 것으로 결론지어진다. 삶의 한가운데서 유동적이고 소박한 실루엣들을 생생히
남기기 위해서이다. 새삼 행복했던 어린 시절의 젊은 어머니가 황홀하게 그려진다.
신정아(성곡미술관 학예연구실장)
[문화칼럼/신정아]Who are you? 2007-04-21 05:03
신학기가 시작되면 내 수업을 듣는 학생들은 많은 고민을 한다고 한다.
미술사 수업이라 재미있을 것 같지만 까다로운 첫 시간 과제 때문에 그만둘까 말까로.
문제의 과제는 바로 ‘Who are you?’다.
‘김 아무개’ 등으로 알려진 브랜드 이름 말고 정말 나의 진정한 이름(real name)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그렇게 ‘나’를 찾아가다 보면 그동안 겉으로 보여 주었던 단편의 모습 외에 숨어 있는 여러 형태의
또 다른 내 모습을 찾을 수 있다.
(중략)
대학원에서 경영학을 전공하면서 들은 ‘비즈니스맨의 조건’이 떠오른다.
첫째는 자원, 자료(resource)다. 둘째는 수용능력(capacity)이고, 셋째는 리더십이다.
훌륭한 비즈니스맨이 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많은 자원과 자료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또 이 연구를 조율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고 마지막으로 이것을 끌고 갈 리더십이 필요하다.
훌륭한 비즈니스맨의 조건은 우리 삶 어디에도 다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좋은 전시회를 기획하기 위해 브랜드보다는 충분한 연구와 자료를 검토해 합당한 주제를 설정하고
그 주제에 맞는 작품을 선정해 작가의 메시지를 관람객에게 전달해야 한다.
그래야 관람객은 ‘누구누구의 작품’인지에 대한 선입견에서 벗어나 작가와 작품의 진정한 본질을
바라볼 수 있다. 미술의 진정한 대호황이란 그런 게 아닐까.
-신정아 동국대 교수 성곡미술관 학예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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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 웃긴다규-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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