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3D 산업

3d 전략

영원한 울트라 2010. 5. 27. 13:51

------- 숭실대학교 전산원 경영정보학과 교수 이학박사 김 영 집


 요사이 정부는 2011년 대구에서 개최되는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3D TV로 중계방송하겠다고 한다. 이 뉴스를 들으니 어렸을 때 입체영화를 보기 위해 영화관에 들어갈 때 입체안경을 끼고 제목을 잊혔으나 신기해하며 본 기억이 되살아난다. 그러면 3D TV는 무엇이며, 3D TV 시장이 활성화되려면 선결되어야 할 문제점과 우리나라 기업, 외국 기업들의 움직임 등을 알아보기로 한다.

올해 칸 영화제에 개막작으로 선정된 애니메이션인 <업>은 뉴스에 의하면 1억 75백만 달러의 제작비를 들여 만들었다고 한다. <업>은 개봉 첫 주 미국 박스 오피스 1위에 오르는 등 전세계적인 흥행 돌풍을 일으켰다. 이것은 소비자들의 3D에 대한 높은 기대감과 만족도를 나타낸 것이라 할 수 있다. 또한 TV 가전업체 중, 파나소닉은 2008년 CEATEC 컨퍼런스에서 3D TV를 시연한 이후 상용화를 위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하고 있으며, TV 세트 개발 외에 3D 영상 저장 표준 등 3D 전반에 걸친 기술 개발 및 제품화를 서두르고 있다.

국내 기업 중 LG전자는 3D LCD TV 출시를 발표하며 본격적으로 3D TV 시장에 뛰어들었으며, 빠르면 2010년 상반기에 2D 공중파 방송을 3D로 볼 수 있는 이미지 처리 기술도 선보일 예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2008년 3D PDP TV를 출시한 이후 PDP 위주의 3D TV 라인업을 강화하고 있다.

가. 3D TV는 3D 시장 활성화의 중심에 위치
3D에 대한 관심은 영화 뿐 아니라 게임, IT 등 다방면으로 증가하고 있다. 영화 및 애니메이션 산업에서 3D는 영화 산업의 역사에서 무성영화가 유성영화로, 흑백에서 칼라로 바뀐 것과 같은 수준의 획기적인 전환점으로 생각하고 있다. PC 게임의 경우 이미 대부분 타이틀이 3D로 제작되어 시중에 판매되고 있으며, 휴대폰도 입체 사용자 인터페이스 및 입체 영상 구현을 시도하고 있다. 그러나, 영화나 게임이 아닌 소비자가 가장 편하게 접근할 수 있는 TV에 3D가 적용된다면, 3D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관련 제품 및 컨텐츠에 대한 수요도 증가하여 3D 시장이 전반적으로 활성화될 것이라고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나. 차세대 TV 시장의 주요한 경쟁 요소
3D TV는 3D 시장은 물론, TV 시장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TV의 기술이 점차 발전하면서 TV에 대한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도 또한 높아지고 있다. 소비자들의 기대 수준이 TV의 화질 개선을 넘어서고, TV로 제공되는 컨텐츠가 다양해지면서 TV는 단순한“보여주기”를 넘어서 소비자들은 무엇인가 새로운 가치를 제공받기를 원하고 있다.

이러한 새로운 가치를 제공받기를 원할 때 3D는 2D가 제공하지 못하는 사실적 입체 영상을 제공해 준다는 점에서 사람들로 하여금 보다 수준 높은 시각적 만족도를 느끼게 해줄 것이다. 특히 운동 경기와 같이 전후 좌우의 움직임이 활발한 영상에서는 2D와 3D의 차이가 확실히 드러난다. 그러므로 차세대 TV 시장에서는 3D가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각될 것이다. 그렇다고 흑백 TV를 대신한 칼라 TV, 아날로그 TV를 대신한 디지털TV의 관계처럼 3D TV가 2D TV를 완전히 대체하지는 않을 것이다. 즉 3D의 입체감은 컨텐츠나 소비자에 따라서 제공해 주는 효용성이나 만족도가 차이로 2D를 완전히 대체할 수는 없다.

따라서 3D TV가 미래 TV의 중요한 경쟁요소가 되기 위해서는 기존 2D TV에 3D가 추가되는 형태로 2D와 차별화될 필요가 있다. 바꾸어 말하면 모든 방송 프로그램을 3D로 제작하기 보다는 2D로 제작한 것도 시청자들의 기호에 따라 3D로 전환시켜 볼 수 있는 2D와 3D가 컨텐츠 및 소비자에 따라 선택 가능한 TV의 차별화이다.

다. 3D TV, 전략적 관점에서도 접근 필요
3D TV의 등장으로 단순히 보는 TV에서 “체험하는 TV”로 새로운 TV의 정의가 세워지고 있다. 그러나 3D TV 시장은 3D TV가 제공하는 새로운 효용이나 낙관적인 시장 전망에만 기대어 접근해서는 곤란하며, 향후 3D TV가 활성화에 대한 대비가 어느 정도 되어 있는가에 따라서, 시장의 경쟁구도가 바뀔 수 있다. 지금은 국내 기업들이 전 세계 TV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고 있으나 향후 3D TV가 활성화될 경우 3D 관련 기술 개발이나 표준화 등에 있어 국내보다 다소 앞서가고 있는 일본 기업들의 역공이 예상된다. 옛날 워크맨, 소니의 영광을 찾기 위해 일본은 2003년에 이미 산요, 소니, NTT데이타 등의 민간 주도로 3D 컨소시엄이 만들어졌다. 이후에도 국가 차원에서 3D TV 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이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2007년부터는 BS11을 통해 3D 프로그램을 방송하고 있다.

 

따라서, 특히 우리나라 기업들의 경우 3D TV 시장이 활성화 되었을 때 외국 기업들의 3D TV 시장 선점화에 대비해야 하며, 이를 위해 3D 시장에서 해결되어야 할 문제들은 다음과 같다.

가. 기술 개발 및 표준화 정립

우선 3D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관련 핵심 기술 개발이 시급하다. 디지털 신호 처리 및 디스플레이 기술이 발달되어야 3D의 기본 원리대로, 자연스러운 영상을 보여줄 수 있다. 핵심기술이 완벽하지 않은 채 상용화된 제품들은 여전히 안경을 써야 한다거나, 위치를 이동하면 다르게 영상이 보인다거나 하는 불편함이 존재하고, 시청 후 느끼는 피로도도 높으므로 시청자들의 외면을 받게 된다.또한 3D 관련 기술 표준화 작업이 빨리 완료되어야 한다. 미국 디스플레이 협회는 3D@Home라는 컨소시엄을 구성하여 3D 영화 컨텐츠를 일반 가정에서 즐기기 위한 기술개발 및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일본도 이미 위성방송을 통해 3D 방송 서비스를 하고 있고 URCF(Ultra-Realistic Comm. Forum), 3D 컨소시엄 등을 구성해서 표준화 활동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의 경우 관련 기관이나 기업들이 표준화를 위한 기술 개발 및 투자를 확대하고 있으며, 정부에서도 3D TV 투자계획을 대통령이 발표하고 있으니 기대가 된다.

나. 3D에 적합한 컨텐츠 확보

최근 영화산업은 가정용 대형 디지털 TV 및 DVD 활성화와 증가하고 있는 불법 복제로 어려움에 처해 이를 위한 탈출구로 3D에 주목하고 있다. 헐리우드의 대형 제작사, 감독들도 3D 작품을 준비 중이고 3D 전용관 확대 계획도 발표되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영화시장의 움직임만으로 3D 시장의 컨텐츠 부족을 해결하기에는 한계성이 있다. 왜냐하면 일반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매체인 TV를 비롯해서 다른 디스플레이 장치에 있어서도 구현 가능한 3D 컨텐츠들이 만들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3D TV가 의미를 갖기 위해서는 단순히 영화 컨텐츠를 가져와 보여준다거나, PC와 연결해 게임을 구현하는 것만으로는 안 되며, 3D 방송이 서비스 되어야 3D TV가 가정용으로 활성화될 수 있다고 할 수 있다.

다. 높은 비용 구조의 개선
3D 관련 기술은 아직도 개발이 진행 중이고, 시장에 선보여진 관련제품들도 상용화 단계에 이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당분간은 높은 투자 비용이 들 것이다. 3D가 소비자에게 아무리 높은 만족도를 제공한다고 해도 높은 비용 구조가 소비자의 부담으로 전가된다면 시장 활성화는 힘들다고 본다. 3D 시장이 아직 개발 초기에 있기 때문에 관련 기업들만의 자체적인 노력만으로는 고비용구조의 해결은 어려울 수 있으므로 국가 경쟁력을 위해 민간 차원을 넘어선 정부의 제도적, 정책적 지원 또한 필요하다고 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