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한국과 그리스전에 통쾌한 승리는 설렘과 희망을 만들어 낸 멋진 선물이었다.
그러나 온 국민의 축제가 되어야 할 월드컵이 한방송사의 독점 야욕으로 그러한 선물의 효과가 반감 되어 버렸다.
시청자의 한 사람으로서 SBS의 차범근씨의 해설만을 들으며 월드컵 전 경기를 보고 싶지 않다.
물론 선수 입장에서 해설해주는 차범근 감독의 해설을 못한다고 하는 건 아니다.
논리적이며 차분하게 맥을 짚어주는 이용수 위원의 해설, 박학다식하게 경기를 풀어주는 한준희위원의 해설을 골라서 듣고
싶은 것이 시청자로서의 바램이다.
나 같은 경우 축구를 시청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평과 해설들의 평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느끼려 한다.
하지만 이번 월드컵은 그런 나의 재미를 모두 빼앗아 갔다.
아니 국민들의 다양한 방송 시청권을 빼앗아 버렸다. 또한 월드컵의 국민적 열기마저 빼앗아 sbs 뒷마당에 묻어 버렸다.
아무리 민영방송이라고 하지만 SBS가 철저히 돈의 논리로만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SBS에게는 오로지 회사의 이익만 있고 공익과 국민의 볼 권리에 대한 것은 안중에도 없는 파렴치한 방송 행태이다.
방송은 공공재이다. 그래서 시청자의 보편적 시청권이 보장 되어야 한다. 월드컵은 어디까지나 온 국민이 한마음 한 뜻으로 응원을 하는 경기이기에 공익성이 매우 강하다고 볼 수 있다.
SBS의 단독 중계로 방송가의 관심이 모아진 12일 2010 남아공 월드컵 한국 대 그리스 전의 시청률이 50% 안팎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청점유율은 61.3%를 기록해 '월드컵을 안 보는 시청자'도 상당수라는 점이 드러났다.
결국 SBS는 막대한 광고수익을 많은 기업으로부터 걷어 들였고 바로 이점을 노리고 FIFA에 막대한 중계권료를 지급하고 독점을 해버렸는데 결국 총체적인 국민적인 열기를 끌어 내기에는 역부족이었던 것 같다.
지난 월드컵에 방송3사 공동 중계에서는 3사의 시청률을 합하면 73.7%에 이르렀던 점을 감안하면 독점중계는 실패로 끝난 것이다. 결국 SBS는 국민의 시청 선택권까지 빼앗아 가며 장사하려다가 자충수를 두게 된 것이다.
우리가 옷을 사러 가면 동대문으로 가는 이유와 같은 것이다. 옷 가게가 많고 옷을 사려는 사람들이 붐벼야 더 옷을 사고 싶은 생각이 드는 것이 바로 “신디케이트 효과”이다. 이런 효과를 통해 더 많은 국민적 열기와 좋은 방송 송출 경쟁을 얻을 수 있었다.
이번 월드컵은 세계인의 축제이자 온 국민이 같이 하나되는 소통의 장이다. 이런 월드컵을 방송 3사의 동시중계로 인해 채널 3개가 동시에 월드컵을 중계하는 것이 전파낭비라고 주장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어제 영동대로에서 중계권이 없다는 이유로 KBS 취재 기자를 막고, 동네에서 모여 보는 것도 중계료를 내야하고, 원하던 원하지 않던 한 해설자의 해설만 강요되는 이런 현실이 안타깝다.하지만 현재 국내 방송법으로도 어떻게도 SBS의 독주를 막을 수가 없다. 사실 미국이나 일본 등의 나라에서는 단독 중계가 일반화 되어 있다. 일본 역시 2002년 월드컵 당시 일본의 경우도 한 위성방송사에서 중계권을 독점적으로 따냈다. 거액의 중계료를 지불 했기에 그 위성 방송사는 그 돈을 모두 회수해야만 했기에 일부 방송사에게 중계권을 비싸게 되팔았고, 덕분에 일본에서는 공중파에서 월드컵의 모든 경기를 볼 수가 없었다. 그것은 일본 국민들의 불만을 사기에 충분 했다.
미국이나 일본에서 독점 중계를 하니까 그게 방송의 선진화라고 여기는 것은 안 된다. 우리와 그들과는 방송에 대한 인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번 SBS의 독점은 그냥 지나치기에는 너무나 국민이 겪어야 할 불편함과 손해가 너무 크기에 우리는 그냥 넘겨서는안될 일이다.
창조적 자본주의를 지향하는 지금, SBS는 그 의미를 아는지 묻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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