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이동통신망사업자(MVNO) 도입 법안이 지난해 12월 11일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를 통과했다.
정치적인 사안 때문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해 또다시 해를 넘기게 되었지만
어쨌든 제4이동통신사업자 출연의 단초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번 법안에는 도매가 산정기준과 관련하여 `리테일 마이너스' 와 `3년 일몰제'등 독소 조항이 포함되어 만족스럽진 않지만 새로운 사업자의 등장이 가능해져 이동통신시장이 급변할 것임은 분명하다.
올해 국내 이동전화 보급률이 100%가 넘어설 것으로 예측되는 등 국내 이동통신시장도 이미 포화상태 이르렀다. 하지만 이용자 편익은 물론 포화상태에 다다른 국내 이동통신산업 활성화를 위해서라도
MVNO를 도입은 시급한 상황이다.
제4이동통신사의 등장은 공급자 위주의 시장에서 경쟁체제를 통한 수요자 위주의 시장으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그 동안 이동통신시장은 KT, SK텔레콤, LG텔레콤 등 빅 3가 독점함으로써 수요자의 선택의 권리보다는 공급자 위주의 시장이 유지되어 왔다.
특히 세계적으로도 높은 이통 요금은 언론 등을 통해 여러 차례 지적되어 왔고 정부, 언론, 소비자단체 등의 요금인하 제기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소비자들은 피부로 실감하지 못하고 있는 게 사실이다.
지난해 말 발표된 한 소비자 단체의 이동통신 요금 의식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이동통신 요금이 `비싸다'고 답변한 사람은 전체의 66.3%. `매우 비싸다'라는 답변은 전체의 27.5%였다.
하지만 해외를 눈을 돌려 보면 MVNO 도입을 통해 요금인하 경쟁이 전개되고 있으며 소비자들은 다양한 요금제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수요자 위주의 시장이 형성되어 있는 게 사실이다.
MVNO 도입이 가장 활성화된 유럽지역에서는 MVNO 도입으로 인한 요금인하 사례들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덴마크에서의 사례는 MVNO의 이동통신 요금인하 효과에 대한 전례가 되고 있다.
2000년 MVNO를 도입한 덴마크의 경우 새로 시장에 진입한 TELMORE사가 당시 시장 최저요금 보다 40%나 할인된 파격적인 요금으로 서비스를 개시하였다. 이후 사업자들 간의 요금인하 경쟁이 촉발되는 `이동통신요금전쟁'이 발생하여 분당최저요금이 3년 만에 66%나 떨어지는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었다.
MVNO 도입으로 이통요금 인하 외에도 모바일 콘텐츠 산업 및 신규 모바일 비즈니스 활성화도 기대할 수 있다.
1990년대 말 MVNO를 이미 도입한 해외에서는 저렴한 요금을 앞세운 MVNO는 물론 다양한 특화된 콘텐츠를 경쟁력으로 내세운 MVNO가 활성화 되고 있다. 최근에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차별화된 경쟁력과 전략을 앞세운 새로운 MVNO,
즉 MVNO2.0의 시대를 맞이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세계적인 콘텐츠공급업체(CP)인 월트디즈니의 20~30대 여성을 타겟으로 콘텐츠로 특화한 디즈니 모바일, 사람이 아닌 사물간의 M2M 데이터서비스를 제공하는 서비스, 개방형 모바일 플랫폼으로서 특화된 일본통신 등의
특화 MVNO, 명품폰으로 특화한 노키아 재팬의 MVNO 등이 특화된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퀄컴의 베이비붐 세대를 겨냥한 헬스케어 전문 MVNO, 어린이 전용 모바일 서비스를 제공하는 Kajeet 등의
특화 MVNO가 있다.
국내에서도 기존사업의 브랜드로 특화한 MVNO, 지역이나 유통망 기반 MVNO, 자동차업체의 텔레매틱스 서비스, u-헬스 서비스, 관광정보 서비스 등으로 특화된 MVNO 등이 등장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MNO의 시장 지배력이 막강한 국내 이동통신시장에서 MVNO 사업자들의 사업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하지만 해외 사례에서 보듯, MNO와 직접 경쟁하지 않는 특화시장을 공략하는 MNO와 상생할 수 있는 전략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울러, 정부가 확고한 의지를 바탕으로 관련 제도 보완 등을 통한 적극적 지원이 지속된다면
MVNO 도입은 제2의 이동통신 혁명이 될 것임이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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