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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경매시장도 '대륙의 큰손'들이 싹쓸이

영원한 울트라 2010. 6. 30. 18:07

홍콩 경매시장도 '대륙의 큰손'들이 싹쓸이

1억짜리 와인·66억짜리 다이아몬드·129억짜리 고가구…
초호황 누려

세계적인 경매회사 소더비(Sotheby's)의 홍콩법인 직원들은 요즈음 입이 함박만 하다.

지난 3일 저녁
홍콩 섬 완차이의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소더비 경매장. 소더비가 준비한 전통와인 수백 점이 순식간에 동났다. 낙찰률 100%. 다음 날 저녁의 특별와인 경매도 100% 낙찰률을 기록했다. 특히 4일엔 1982년산 6L짜리 '페트뤼스(Petrus)'가 72만6000홍콩달러에 낙찰됐다. 한국 돈으론 1억869만원, 세계 최고가 기록이었다.

7일 저녁 4380만홍콩달러(약 66억원)에 낙찰된 8.74 캐럿짜리 블루 다이아몬드도 이 부문 아시아 신기록이고, 8일 저녁 8500만홍콩달러(약 129억원)에 팔린 청나라 6대 황제 건륭제(乾隆帝)의 옥좌도 중국 고가구 경매 사상 세계 최고기록이었다.

 

 

전체 매출액도 예상을 훌쩍 넘겼다. 6일간의 경매에서 와인과 고미술품, 현대미술품, 시계와 보석, 도자기, 가구 등 2400여점이 130억홍콩달러(약 2조원)에 낙찰돼 총액이 작년 가을 경매보다 2배, 올봄 경매보다는 88%나 증가했다. 특히 중국 고미술품 매출액은 봄보다 3배 가까이 폭증했다.

작년 가을 홍콩에 처음 진출해 이번에 세 번째 경매를 연 서울옥션(대표 이학준)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7일 서울옥션이 내놓은 영국 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천국'(2006년 작)은 추정가보다 훨씬 높은 1550만홍콩달러(약 23억원)에 낙찰돼 허스트 작품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추상화가 이우환, 원로작가 박서보 등 한국 작가 35명의 대표작 49점 중 37점(낙찰률 75%)이 낙찰되는 등 서울옥션도 홍콩에서의 흥행을 이어갔다.

홍콩 경매시장 호황은 대륙의 '큰손'들 때문이다. 건륭제의 옥좌를 매입한 사람은 며칠 뒤 상하이(上海)의 갑부 류이첸(劉益謙)으로 밝혀졌다. 중국의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서양의 애호가들이 엄두도 내지 못하는 사이 대륙의 부호들이 홍콩 경매시장을 휩쓸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2005년 소더비 와인 경매의 아시아인 참가자는 5%에 불과했으나 올가을엔 99%가 아시아인이다. 특히 중국 도자기와 중국 고미술품 경매에는 중국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참가했다고 소더비의 딕 리(Lee)씨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