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억짜리 와인·66억짜리 다이아몬드·129억짜리 고가구…
초호황 누려
세계적인 경매회사 소더비(Sotheby's)의 홍콩법인 직원들은 요즈음 입이 함박만 하다.지난 3일 저녁 홍콩 섬 완차이의 컨벤션센터에 마련된 소더비 경매장. 소더비가 준비한 전통와인 수백 점이 순식간에 동났다. 낙찰률 100%. 다음 날 저녁의 특별와인 경매도 100% 낙찰률을 기록했다. 특히 4일엔 1982년산 6L짜리 '페트뤼스(Petrus)'가 72만6000홍콩달러에 낙찰됐다. 한국 돈으론 1억869만원, 세계 최고가 기록이었다.
7일 저녁 4380만홍콩달러(약 66억원)에 낙찰된 8.74 캐럿짜리 블루 다이아몬드도 이 부문 아시아 신기록이고, 8일 저녁 8500만홍콩달러(약 129억원)에 팔린 청나라 6대 황제 건륭제(乾隆帝)의 옥좌도 중국 고가구 경매 사상 세계 최고기록이었다.
작년 가을 홍콩에 처음 진출해 이번에 세 번째 경매를 연 서울옥션(대표 이학준)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 7일 서울옥션이 내놓은 영국 작가 데미안 허스트의 '천국'(2006년 작)은 추정가보다 훨씬 높은 1550만홍콩달러(약 23억원)에 낙찰돼 허스트 작품의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 추상화가 이우환, 원로작가 박서보 등 한국 작가 35명의 대표작 49점 중 37점(낙찰률 75%)이 낙찰되는 등 서울옥션도 홍콩에서의 흥행을 이어갔다.
홍콩 경매시장 호황은 대륙의 '큰손'들 때문이다. 건륭제의 옥좌를 매입한 사람은 며칠 뒤 상하이(上海)의 갑부 류이첸(劉益謙)으로 밝혀졌다. 중국의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세계 금융위기 이후 서양의 애호가들이 엄두도 내지 못하는 사이 대륙의 부호들이 홍콩 경매시장을 휩쓸고 있다"고 전했다. 예를 들어 2005년 소더비 와인 경매의 아시아인 참가자는 5%에 불과했으나 올가을엔 99%가 아시아인이다. 특히 중국 도자기와 중국 고미술품 경매에는 중국인들이 '압도적으로 많이' 참가했다고 소더비의 딕 리(Lee)씨는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