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방송통신정책

세계적인 글로벌미디어그룹을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

영원한 울트라 2010. 7. 15. 14:35

세계적인 글로벌미디어그룹을 육성하려는 중국 정부의 움직임이 예사롭지 않다.

 

 

 상해시가 100% 지분을 소유한 SMG는 CJ오쇼핑과 합작으로 홈쇼핑업체(동방CJ)를 설립,

중국 미디어콘텐츠 시장 개방 전략을 구체화했다.


오는 2012년 방송시장 규모가 205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는 중국은 정부가 직접 '글로벌미디어그룹 육성'을 전면에 내걸고 개방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아직까지 방송국이나 채널에 해외기업의 직접적인 자본 투자를 금하고 있지만, 방송사의 '제작과 송출'을 분리해 적어도 제작 부문에 있어서는 외국기업과 콘텐츠 공동제작을 허용하는 등 개방 정책을 적극 도입하고 있다.

주목할 것은 한국 기업이 이같은 중국의 글로벌미디어 전략을 추진하는데 중요한 파트너사로 부각됐다는 점이다. '한류 문화'에 대한 중국 내 호응이 높아 중국정부나 방송사 모두 한국기업과 전략적 협력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는 의미다.

이렇게 볼 때 중국의 미디어 시장은 글로벌미디어그룹을 지향하는 국내 기업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기회를 활용해 중국 미디어 시장 진출 전략을 구체적으로 펼치고 있는 국내 기업을 찾기란 쉽지 않다. 역으로 그나마 제작노하우를 갖춘 국내 PP사들이 중국 기업에 M&A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 콘텐츠 제작 해외협력 허용...주목받는 중국의 미디어 개방 전략

중국 방송정책을 관장하는 광전총국은 지난해 9월 '문화산업진흥계획'을 발표했다. 이 계획의 핵심 골자는 미디어사업을 민영화하고 개방하는 것이다.

중국정부의 미디어 시장 개방은 시장개방 정책의 연장선상이다. '2020년까지 포춘 100대 기업에 중국기업 30개를 포함시키자'는 중국 정부의 전략이 미디어 시장에도 그대로 적용되고 있다는 것.

물론 중국 정부의 '민영화'는 우리와는 개념이 다소 다르다. 중국 정부는 방송국이나 채널에 해외기업이 직접 투자하는 것을 금하고 있다. 여전히 중국의 모든 방송사는 국영방송사다. 중국 정부의 미디어 민영화는 국영기업인 방송국의 제작 부문을 '기업화'한다는 의미다. 즉, 콘텐츠 제작에 대해서만큼은 해외자본 유치나 해외기업과 파트너관계를 허가한다는 개념이다.

중국 최대 민영미디어그룹으로 중국 상해시가 100%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상하이원광신원촨메이그룹(SMG)'의 움직임이 대표적인 예다. SMG는 뉴스, 연예, 스포츠 등 13개 TV채널과 11개 라디오 채널 그리고 8종의 신문과 잡지, IPTV와 디지털케이블TV 등 9개 자회사를 보유한 종합미디어그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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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해시가 100% 지분을 소유한 SMG는 CJ오쇼핑과 합작으로 홈쇼핑업체(동방CJ)를 설립, 중국 미디어콘텐츠 시장 개방 전략을 구체화했다.

SMG는 콘텐츠 제작 대부분을 자회사 형태로 분리해 국내외자본을 유치하면서 중국의 미디어개방 정책을 가장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있는 기업으로 꼽힌다. SMG가 국내 CJ오쇼핑과 합작해 홈쇼핑 전문채널 '동방CJ'를 만든 것은 SMG는 물론 중국 1900여개에 달하는 중국 방송국에서도 첫 사례다.

2004년 설립된 동방CJ는 올해 매출이 7000억원 규모로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단기손익분기점을 돌파했다. 30여개가 난립한 중국 홈쇼핑 시장에서 매년 80% 이상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는데다 지난해에는 IT기업인 청화동방으로부터 1조원 가량의 전략 투자를 유치하기도 해 중국내 모든 방송사로부터 주목받고 있다.

장따종 SMG 부총재는 "중국경제가 시장화 되고 있다. 방송도 마찬가지고, 금융도 개방화되고 있다. 나머지는 문화밖에 없다. 문화산업도 시장화 돼야한다는 인식을 정부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동방CJ 설립에 대해 그는 "위험부담을 안고 시작했지만 성공했다고 판단되는 첫 사례"라고 덧붙였다.

SMG의 이런 사례는 호남지역(후난위성TV), 강소지역(장수위성TV) 등 다른 지역방송사들의 벤치마케팅 대상으로 꼽히고 있다. SMG가 개방정책을 적극 도입한 후 높은 성장을 보이자 다른 지역의 방송사들 모두 '홈쇼핑' 사업에 합류할 조짐까지 나타나고 있다. SMG의 지난해 매출 70억위엔으로 올해는 40% 성장한 110억위엔으로 예상된다.

◇ 중국의 구체적인 글로벌미디어 전략 vs '제도 개선'도 못한 국내 현실

그렇다면 중국의 이같은 글로벌미디어 전략과 개방전략은 한국에게 기회일까 위기일까.

김흥수 동방CJ 대표는 "중국 정부나 방송사가 글로벌화 전략에 따라 콘텐츠 부문에 대해 개방정책을 도입했지만, 문화 특성상 상업화하거나 기업화는 데 대한 노하우는 약하다"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이런 조건에서 중국 정부나 기업은 문화적으로 같은 아시아권이나 한류문화가 형성된 한국의 미디어(기업)를 파트너 관계로 만드는 것이 적합하다고 생각하고 있다는 게 김 대표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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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따종 SMG 부총재.

장따종 SMG 부총재는 이와 관련 "할리우드를 이기려면 아시아에서 합동을 할 필요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어 장따중 부총재는 "삼성전자가 라인업의 협력을 통해 TV를 만드는 것처럼 제작, 연기력 등 각 기업의 장점들을 모아 성공사례를 만들 수 있다"는 의견을 밝혔다.

 


▲장따종 SMG 부총재.

 


이렇게만 보면 한국기업에게 중국 미디어 시장은 기회임에 분명하다. 특히, 일본이나 미국 (콘텐츠) 문화에 대한 중국 내 거부감과 비교해도 한국은 상대적으로도 유리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막상 중국 미디어 시장의 변화를 들여다보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는 국내 기업을 찾기 힘들다. 이 때문에 중국이 취약한 콘텐츠 제작노하우를 뺏기고, 역으로 중국 콘텐츠가 국내 시장으로 유입되는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국 미디어 시장을 우리가 적극 공략하기 위해선 우리나라의 법 정비도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현재 국내 PP의 경우 전체 PP의 방송 매출의 33%를 초과하지 못하도록 돼있다. 이 기준으로 국내 PP가 올릴 수 있는 매출은 최대 5000억원이다.

최근 온미디어와 합병을 마무리한 CJ미디어는 내년 매출이 4200억원 가량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규제가 풀리지 않을 경우 CJ미디어는 자연성장률조차 조정해야하는 모순된 상황이 될 처지다.

정부도 이 점을 알고 제도 개선 계획을 갖고 있다. 하지만, 규제완화는 '타이밍의 문제'다. 중국 정부의 '글로벌미디어 전략과 이같은 구체적인 움직임이 한국 시장에 미칠 긍정적, 부정적 영향에 대한 분석은 물론 글로벌미디어 시장의 합종연횡을 감안한 제도 정비가 시급히 추진돼야한다는 지적이다.

SMG와 CJ오쇼핑이 합작해 만든 홈쇼핑 '동방CJ'는 중국 내 성공한 제작(콘텐츠) 개방정책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 때문에 SMG의 전략은 중국내 메이저급 방송사들로부터 벤치마킹되고 있다. 사진은 SMG의 뉴스룸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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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G와 CJ오쇼핑이 합작해 만든 홈쇼핑 '동방CJ'는 중국 내 성공한 제작(콘텐츠) 개방정책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이 때문에 SMG의 전략은 중국내 메이저급 방송사들로부터 벤치마킹되고 있다. 사진은 SMG의 뉴스룸 모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