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방송통신정책

中미디어기업 글로벌화

영원한 울트라 2010. 7. 15. 15:05

동북아 글로벌미디어그룹이 탄생하기 위해서는 한중 양국간 협력이 무엇보다 필요하지만, 중국 정부가 여전히 미디어 시장에 대해 '폐쇄성'을 고수하고 있어 앞으로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걸림돌이 될 전망이다.

한국방송학회와 중국쩐메이대학이 28일 중국 베이징에서 공동으로 마련한 한중미디어포럼에서 린쩐위 중국전매대학 미디어관리학원 교수는 "중국 정부는 지상파방송과 유료방송, 제작사에 대해 외국인 지분투자를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쩐메이 대학은 중국의 대표적인 미디어교육종합대학으로, 중국내에서 방송정책을 연구하는 핵심 역할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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린 교수는 "중국 정부는 외국인이 중국의 미디어기업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보다 콘텐츠를 공동제작하는 방식으로 투자해주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한국콘텐츠는 중국내에서 선호도가 높은 만큼 이 방식을 활용할 만하다"고 피력했다.

중국은 광동성처럼 위성을 통해 채널을 송출(스타TV)하는 것을 제외하곤 방송국 및 제작사에 외국인 지분소유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특히 프라임시간대 외국물 방송을 금지하는 한편 해외물의 방송시간도 15% 이내로 제한하는 등 방송편성 규제도 심한 편이다.

이처럼 중국 정부는 자국의 미디어기업에 대한 외국인 지분소유를 엄격하게 규제하고 있지만, 자국 미디어의 해외진출은 적극 장려하고 있어 '이중성' 비판을 받고 있다. 중국 국영방송인 CCTV는 물론 SMG 등 주요 미디어그룹이 최근들어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하는 것도 중국 정부의 이같은 전략과 무관하지 않다.

CCTV는 "아프리카에서 CNN 대신 CCTV를 보게 하자"는 슬로건을 내걸 정도로 글로벌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결과 현재 139개 국가에서 시청할 수 있는 해외채널을 10개나 보유하고 있다. 2001년 설립된 중국 최대 민영미디어그룹인 상하이미디어그룹(SMG) 역시 최근 외국채널을 런칭하고 디즈니사와 공동제작하는 등 글로벌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04년부터 SMG와 홈쇼핑 채널 '동방CJ'를 합작으로 설립한 CJ미디어의 서장원 상무는 "중국에서 한국콘텐츠에 대한 거부감이 없다고 해서 한국시청자를 위해 만들어진 콘텐츠를 단순 수출하는 것은 글로벌전략에 핵심 고리가 될 수 없다"며 "양국간 방송사업 교류를 위해서는 중국 정부도 규제를 완화하고, 이를 위해 우리 정부의 지원이 적극 필요한 때"라고 밝혔다.

최성진 서울산업대 교수는 "미국에 이어 중국과도 FTA 논의를 진행하는데, 이를 계기로 방송통신서비스를 선진화하고 방송콘텐츠 수출의 기회로 전환하기 위해 정책을 고민할 때"라고 지적했다.

딩쥔지에 쩐메이 대학 부총장은 이번 포럼에서 "뉴미디어 등장으로 글로벌 매체의 생태가 변하고 있다"며 "동북아글로벌 미디어 기업 탄생을 위해 한중 양국이 협력하는 것은 역사적 소명이며 거대한 도전"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중 언론학 교류는 지난 1991년 중국쩐메이 대학 교수가 역사상 처음으로 국내에서 열린 언론학 국제회의에 참가하면서 시작됐으며, 지난 2006년 한국방송학회와 중국쩐메이대학과 학술교류에 관한 양해각서를 체결한 후 이번에 처음 중국에서 포럼을 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