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주제작의 개념이 중국에서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은 2003년부터다.
WTO 가입을 계기로 중국은 언젠가 방송영역도 개방되어야 한다는 긴박감을 가지게 됐으며,
이전까지 모든 프로그램이 방송사 내에서 제작되는 기제로서는 콘텐츠의 경쟁력 확보가 어렵다는 인식에서였다.
그 후 ‘제작-송출의 분리’라는 뉴스 타이틀이 신문을 장식하게 되었고, 외주제작사들도 하나 둘씩 그 진영을 넓혀갔다.
그러나 외주제작사의 역할은 매우 제한적이었으며, 몇몇 대형 제작사를 제외하고는 거대 방송사의 기세에 눌려
생존마저 위태로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작년부터 외주제작 확대를 위한 개혁은 다시 시작됐으며, 이번에는 중국의 방송규제기관인 광전총국이 보다
적극적으로 전면에 나서고 있다. 물론 아직까지 외주제작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고 할 수 있으나, 정부당국의 전면추진을 바탕으로 향후에는 새로운 상황 전개가 기대되고 있다.
올해 들어 새 정책에 따라 CCTV-3과 성급 방송사는 오락, 스포츠, 과학기술, 생활 등의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외주제작 확대개혁의 강도를 높여가고 있다. 비록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전국 대부분의 성은 외주제작 확대개혁에 들어갔으며 CCTV, 베이징, 장쑤, 상하이, 텐진, 후난, 저장 등 일부 성급 방송사는 각 방송사가 지주회사로 되어 있는 프로그램 제작회사를 설립했다.
당장 완전히 독립적인 외주회사의 역량을 키운 것에 한계를 느낀 정부당국이 방송사에서 파생된 형태의 제작사를 만든 것이다.
중국 내에서 방송개혁의 한 축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상하이 미디어 그룹 SMG의 외주제작 확대개혁 추진계획 및 상하이 라디오TV 방송사와 둥팡 미디어그룹 설립을 선언했고, 광전총국도 이를 허가한다고 결정했다.
이는 곧 SMG가 새로운 시장주체를 소유하게 될 것이며, 더 앞선 운영수단과 목표를 가지게 될 것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의 핵심에는 하나의 문건이 놓여 있다.
이는 즉 지난 7월 16일, 광전총국은 각 지역 광전총국 지국에 전달한 <방송사 ‘제작-송출분리’ 개혁추진에 관한 개혁(수정방안)>이다. 이 문건에서는 ‘영화·드라마를 제외하고, 원칙적으로 방송사는 외부 시장에서 매년 방송양의 30% 이상의 프로그램을 구입해야 한다’고 명확히 규정했다.
이번 개혁에 대해 광전총국 발전연구센터 주임보 양밍핀은 “이는 몇 년간의 망설임과 탐색 끝에 정책 결정 부서가 정책적 측면에서 처음으로 내린 구체적인 외주제작 확대개혁의 방안으로, 방송체제 개혁의 심화와 혁명적 전진을 의미하는 동시에 우리에게 최상의 방안을 암시하고 있다”고 전했다.
▲ 북경=이재민 통신원/ 게오나투렌 중국투자자문 이사, 북경대 박사 |
외주확대를 통한 제작-송출분리 실현 프로젝트 책임자이자 광전총국 발전연구센터 정보연구소 부소장인 리란은 제작-송출분리의 필요성을 산업발전의 각도에서 보다 직접적으로 언급했다. “제작과 송출의 분리는 산업화를 위한 시작점이다. 개인적으로 나는 산업화를 주장하는 공공기관을 만나면, 그들이 제작-송출분리를 실시하고 있는지의 여부를 먼저 묻는다. 그만큼 제작-송출분리는 산업화 실현을 위한 기본 전제이자 그것을 실현하게 하는 돌파구가 아닐 수 없기 때문이다. 제작-송출분리가 되어있지 않다면 나머지는 탁상공론에 불과하다.”
이와 같은 중국의 전반적 상황을 고려한다면 제작-송출분리 과정에서 방송사가 방송사 내 영리적 성격의 자산을 분리하여 이를 기업화하는 것은 사실상 필수적인 선택이라 할 수 있다.
'무한경쟁 > 방송통신정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콘텐츠 진흥 문화부 이관 힘들 것" (0) | 2010.09.05 |
---|---|
방송통신법제의 현안과 과제 (0) | 2010.09.05 |
중국, 7월부터 드라마 제작 규제완화…한국에 수혜 (0) | 2010.07.15 |
中미디어기업 글로벌화 (0) | 2010.07.15 |
중국의 발빠른 미디어 육성책 (0) | 2010.07.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