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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TT 서비스란?

영원한 울트라 2010. 10. 13. 21:45

 

 

 

2007년 8월 인터넷의 대부로 불리는 빈트 서프는 영국의 한 일간신문에서 전통적인 개념의 TV시대는 끝났다고 말한 바 있다.

음악산업이 MP3플레이어의 등장으로 붕괴되기 시작한 것과 유사한 형태로 TV 역시 아이팟 시대를 향해 가고 있다는 내용이었다. 빈트 서프생방송으로 시청할 필요가 있는 뉴스, 스포츠, 비상상황 등을 제외한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아이팟처럼 녹화하여 나중에 보는 형태가 도래 할 것이라고 주장했었다. 당시 방송 프로그램의 85%가 생방송이 아닌 녹화물이었다.

 

빈트 서프의 TV 종말론은 서서히 무게감을  더해가고 있는 느낌이다. 인터넷 동영상서비스가 TV와 접목되면서 주문형 TV 시장에서는 새로운 움직임과 가능성이 나타나고 있다. OTT 서비스가 영역 확산을 모색하고 있는 것이다.

 

OTT 서비스란?

 

OTT(OVER-THE-TOP)서비스는 인터넷 동영상서비스 또는 인터넷 VOD 서비스와 유사한 개념이다. 기존의 통신 및 방송

사업자가 아닌 제3사업자들이 브로드밴드를 통해 제공하는 영화나 방송프로그램 등의 프리미엄 동영상 서비스

의미한다.

 

그런데 OTT는 초기의 인터넷 동영상서비스와 달리 PC 뿐만 아니라 전용단말기(셋톱박스)를 통해 TV에서도 구현이 되는 서비스로 진화하였다. 굳이 말하자면, 이같이 전용단말기를 통해 TV에서 구현되는 인터넷 동영상서비스를 진정한 OTT 서비스라 할 수 있다. OTT라는 명칭도 전용 단말기(셋톱박스)를 사용하고 있다는 것과 무관하지 않다.

 

최근 들어 OTT 서비스는 인터넷을 통해 영화나 방송프로그램 등과 같은 동영상 콘텐츠를 전달하는 서비스를 총칭하는 의미로도 사용된다. 동영상 이외에 데이터, 광고, 전자상거래 등 멀티미디어 콘텐츠도 서비스 영역으로 포함된다. 이렇게 볼 때 TV에만 구현되는 인터넷 동영상서비스를 협의의 OTT, PC와 TV 모두 구현되는 동영상서비스를 광의의 OTT로 정의할 수 있다.

 

2008년 말 미국 NBC의 대표적 심야방송 프로그램인 'Saturday Night Live'의 경우 시청자의 절반 이상이 케이블 방송 대신 OTT 서비스를 활용한 것으로 조사된 바 있다. 이러한 여세를 반영하듯 넷플릭스, 훌루닷컴 등과 같은 성공적인 OTT 서비스 업체들도 등장하고 있다.

 

현재 CATV가 주도해온 유료방송시장은 통신회사들의 IPTV가 가세하여 치열한 점유율 경쟁이 전개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OTT는 소리 소문 없이 CATV와 IPTV의 아성에 도전하는 다크호스로 급부상하고 있다.

 

 

OTT의 등장 배경

 

첫째, OTT 서비스는 값싸고 간편하게 영화나 방송프로그램을 시청하고자 하는 소비자의 니즈를 적절하게 충족시켜주는

서비스이다. 채널선택권 제약이나 생활패턴의 차이로 인해 정해진 시간을 놓치면 시청하기 쉽지 않은 TV 프로그램과는 달리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시간에 관계없이 시청할 수 있는 개인용 매체라는 속성을 지니고 있다.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여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을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으며,

실시간 방송 내용을 별도의 저장매체에 보관할 수 있는 자기 통제적 성격을 갖춘 매체이기도 하다.

또한 기존의 케이블방송에 비해 가격도 훨씬 저렴하다. 미국에서 케이블방송을 청취하려면 매달 100달러 이상의

비교적 높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반면, OTT의 일종인 넷플릭스의 경우 9달러 수준에 불과하며

훌루닷컴의 경우 무료로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의 시청이 가능하다.

 

둘째, 최근 OTT 서비스가 활성화되고 있는 것은 네트워크 및 전송기술의 향상과 방송사 등 콘텐츠 소유업체들의

유통채널 확장 전략 등 공급측면에서의 장벽들이 해소되고 있기 때문이다.

초기 OTT 서비스의 경우 일반 유저들이 제작한 아마추어 동영상 UCC가 주류였지만 메이저 방송사들이 TV에 방송된 프로그램을 곧바로 인터넷으로 유통시키면서 OTT 시장의 콘텐츠는 소비자의 니즈에 부합할 수 있을 정도로 풍부해지고 있다.

ADSL과 케이블모뎀의 속도 향상과 FTTH의 등장으로 네트워크의 광대역화가 빠르게 진행됨에 따라 인터넷과 웹캐스팅은

메이저 콘텐츠 업체들이 자신들의 대용량 동영상 콘텐츠를 배포하는 새로운 유통 플랫폼으로 활용가능하게 되었다.

또한 네트워크 성능 향상과 더불어 웹상에서 동영상을 쉽게 구현할 수 있는 플래시 등과 같은 리치 인터넷 기술의 확산도

OTT 서비스의 확산을 촉진시키고 있다. 그 결과 인터넷은 방송의 보조적 배포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로 독립적인

서비스 플랫폼의 지위를 확보하게 되었다.

 

 

셋째, 단말기의 진화도 OTT 서비스의 확산에 한 몫을 하고 있다. PC로 국한되었던 기존의 인터넷 동영상서비스가 TV로

확산되고 있다. Apple TV, Netflix Player by Roku, Blockbuster MediaPoint, VUDU Box 등과 같이 OTT 동영상 서비스를

TV로 시청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다양한 셋톱박스가 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한 X-Box 360과 같은 게임기들고 OTT를 지원한다. 특히 최근에는 OTT를 지원하는 브로드밴드 HDTV도 출시되고 있다.

이미 일본의 5대 가전회사들은 공동 TV포털 서비스인 'acTVila' 기능이 내장된 TV를 생산하고 있으며, 향후 acTVila 내장 TV의 비중을 전체 디지털TV의 절반정도로 높일 예정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OTT의 4가지 사업 유형

 

OTT는 소비자들이 직접 체감 할 수 있는 요금이나 서비스 형태에 따라 가입비형, PPV형, 광고기반형, TV포털형

4가지 유형으로 분류될 수 있다.

 

먼저 가입비형은 매달 일정 금액을 지불하고 제한 또는 무제한으로 비디오를 시청하는 형태다.

넷플릭스가 제공하는 OTT 서비스가 여기에 해당한다.

 

PPV형은 고객이 시청하는 비디오마다 건당으로 과금하는 유형이다.

애플의 Apple TV, 아마존 VOD, 블록버스터의 Movielink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이 유형의 경우 대부분의 디지털 형태의 영화구매도 동시에 지원한다.

 

광고기반형의 경우 고객은 콘텐츠 비용을 지불할 필요가 없다. 그대신 반드시 광고를 시청해야 한다.

훌루닷컴이나 유튜브 등이 이 유형에 속한다.

 

마지막으로 TV포털은 셋톱박스가 내장된 TV를 통해 직접 동영상 콘텐츠를 서비스하는 유형이다.

기본서비스가 무료로 제공된다는 점에서 광고기반형과 유사한 점이 있긴 하지만 유료 콘텐츠도 제공한다.

TV 포털형은 OTT 서비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정보와 뉴스를 제공하기 때문에 종합적인 TV포털의 속성을 갖고 있다.

일본에서 서비스되고 있는 acTVila가 이 유형에 속한다.

 

현재 OTT는 다양한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사업화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각 유형별로 성공체험을 하고 있거나 유의미한 특징을 갖고 있는 사례를 자세히 살펴봄으로써 OTT의 성장가능성과 잠재력을 판단해 볼 수 있을 것이다.

 

국내 OTT 활성화 더뎌

 

우리나라에서도 곰TV, 판도라TV 등 초기 온라인 콘텐츠 스트리밍 업체들이 OTT의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OTT 서비스가 빠르게 확산, 진화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우리나라의 경우 대화면 디지털TV의 보급이 활발한 가운데 CATV와 IPTV가 유료방송시장을 주도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이들 유료방송이 이미 대부분의 가정에 보급되어 있어 OTT 서비스가 비집고 들어갈 여지가 거의 없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넷플릭스, Apple TV 등과 같이 전용단말기를 통해 서비스되는 OTT 유형은 국내 IPTV에 비해 차별적 우위를 확보하기 어렵다.

우리나라 IPTV는 2006년 VOD 기반으로 상용화되었으며, 2008년 11월 이후 실시간방송도 완벽하게 구현하고 있어 기존의 CATV의 강력한 대체제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IPTV는 자금력이 풍부한 통신회사가 사업을 주도하고 있기 때문에 고객들은 무료로 IPTV용 셋톱박스를 사용하고 있다. 게다가 IPTV를 초고속인터넷 및 VoIP 서비스와 번들로 가입할 경우 번들할인을 통해 요금은 무료에 가깝다.

 

반면, 국내에서는 영화나 TV 방송 등 유료 콘텐츠를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경쟁력 있는 미디어 업체나 대형 콘텐츠 어그리게이터의 출현이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OTT 사업자가 IPTV와 가격경쟁을 벌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국내에서 대형 OTT의 탄생이 어렵다면 넷플릭스나 훌루닷컴과 같은 해외 OTT 업체들의 국내 진출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아쉽게도 낮을 것 같다. 무엇보다도 저작권 문제로 인해 해외 OTT 업체들의 국내진출이 원천 봉쇄되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시청하는 외국 영화나 TV 드라마는 전부 국내의 배급사나 에이전트를 통해 수입되며, 글로벌 영화나 방송프로그램 제작사들은 전세계 지역별로 저작권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만일 해외 OTT 업체들이 저작권 문제를 해결하고 국내에 진출한다고 해도 외국의 영화나 방송 프로그램만으로는 국내 소비자들을 공략하기가 쉽지 않다. 국내 소비자들은 우리나라 드라마에 대한 선호도가 매우 높은 특징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2006년 TNT 미디어 코리아의 자료에 의하면 국내 CATV 전체 시청률은 11.9%인 반명 지상파는 32.6% 였다. 이러한 비중은 최근에도 크게 변화하지 않은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나라 지상파 방송의 시청률은 대부분 자체제작하고 있는 드라마에서 나오고 있으며, 이 때문에 지상파 방송은 국내 방송시장의 킬러 콘텐츠의 역할을 지속하고 있다. 이렇게 볼 때 국내에서는 당분간 OTT가 유료방송시장의 다크호스로 부상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된다.

 

IPTV와 결합한 새로운 사업모델 등장 가능

 

하지만 변화의 여지는 있다. IPTV의 등장이 국내 VOD 및 유료방송 시장이 재조명될 수 있는 계기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

불법 콘텐츠 다운로드가 사회적 문제로 인식되면서 디지털 콘텐츠를 활용하기 위해서는 적정한 비용 지불이 불가피하다는

방향으로 소비자 의식이 바뀌고 있다. 안방의 거실에 설치되어 있는 대화면 디지털 TV를 이용하여 저렴한 비용으로 IPTV의 영화를 관람하는 것은 비록 초기 PC 기반의 동영상 서비스와는 차원이 다르지만 진화된 OTT 서비스를 통해 유사한 체험이 가능하다.

 

이러한 변화의 움직임은 그동안 미미했던 OTT 시장의 확대와 더불어 새로운 OTT 업체의 탄생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렇지만 국내의 치열한 경쟁에서 OTT가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노력이 필요할까?

 

무엇보다도 OTT 사업의 기본은 콘텐츠 소싱 역량에 있다. 따라서 풍부한 콘텐츠를 확보해야 한다. 온라인 DVD 대여업의 사업기반과 콘텐츠 어그리게이트의 강점을 적절히 활용하여 OTT 사업에 진입하고 있는 넷플릭스, 광고기반의 무료서비스를 지향하는 훌루닷컴 등의 성공 모델은 모두 풍부한 콘텐츠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또한 구체적인 수익모델을 확보해야 한다. 일본의 OTT 업체 하테나는 2007년 2월 유튜브의 UCC 동영상을 TV 방송 채널로 제공하는 리모(Rimo) 서비스를 제공했다. 하지만 유튜브도 극찬했던 리모는 수익모델 부재로 불과 1년 6개월만인 2008년 8월에 사이트를 폐쇄하고 말았다. 대표적인 OTT로 인정받고 있는 유튜브는 비록 범세계적으로 소비자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지만 저작권 문제로 인해 수익모델을 제대로 정착시키지 못하고 있다. 적자가 누적될 경우 향후 사업의 지속성을 보장받기 어렵다는 업계의 평가가 있다.

 

마지막으로 국내에서는 기존 유료방송과의 출혈경쟁 대신에 국내 매체환경과 국내 소비자들의 특성을 감안한 사업모델 확보가 전제되어야 한다. 예컨데 OTT와 IPTV가 서로 제휴하는 모델을 고려해 볼 수 있다. OTT 업체는 IPTV의 특정 채널을 통해 OTT 서비스를 제공하고 IPTV 업체는 OTT 서비스를 통해 부족한 콘텐츠 역량을 보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