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케이블TV

지상파 재송신 논쟁, IPTV가 반사이익

영원한 울트라 2010. 11. 10. 11:25

케이블TV의 지상파 실시간 재전송이 지상파 방송사들의 권리를 침해한다는 법원의 판결 이후 IPTV와 디지털 케이블TV 등 유료 방송의 경쟁력이 부각될 거라는 전망이 나왔다. 콘텐츠 비용 부담이 늘어나면서 자금력이 약한 중소 케이블TV 업체들의 인수합병도 활발해질 것으로 보인다.

법원은 지난 8일 KBS와 MBC, SBS 등 지상파 방송 3사가 티브로드강서방송, CJ헬로비전, 씨앤앰, HCN서초방송, CMB한강방송 등 복수종합유선방송사업자(MSO)를 상대로 제기한 저작권 등 침해정지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했다. 이에 따라 지상파 방송사들이 소송을 제기한 지난해 12월18일 이후에 가입한 케이블TV 가입자들에게 지상파 방송을 실시간 재송신할 수 없게 됐다.

하이투자증권 민영상 연구원은 10일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은 지상파 실시간 방송을 사용료 없이 재전송하고 있었으나 앞으로는 디지털가입자에 한해서는 지상파 측에서 요구하는 사용료를 SO측에서 일정 부분 부담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민 연구원은 "이번 소송 결과는 국내 방송 콘텐츠의 전반적 유료화를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측면에서 미디어 시장에서 의미있는 변화로 해석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 국내 유료방송 수신료(KBS 포함) 규모 추이와 전망 : 2010 년에는 연간 2.5 조원을 상회하는 수준에 이를 전망. 하이투자증권 자료.  

국내 유료방송 수신료 규모는 KBS(연간 5500억원)와 케이블TV(연간 1조3천억원), 디지털위성방송(연간 3천억원)에 DMB와 IPTV까지 포함할 경우 대략 2조5천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가입자당 매출은 케이블TV가 월 6천~7천원, 디지털위성방송이 9천~1만원으로 40~50달러 수준인 선진국과 비교해서 매우 낮은 수준이다.

 

   
  ▲ 국내 방송 콘텐츠 관련(광고, 수신료, 홈쇼핑송출수수료 및 콘텐츠 제작/유통 포함) 시장규모는 대략 7.5 조원 수준. 하이투자증권 자료.  

 

   
  ▲ SO 수신료는 2000~2009년 동안 5.5 배 증가하였으나, 월ARPU는 7,000 원 미만 수준. 방송컨텐츠 유료화로 점진적 상승 기대. 하이투자증권 자료.  

민 연구원은 "2012년 아날로그 방송이 종료되면 디지털 유료 가입자 수가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고 스마트TV 등 통방융합형 새로운 디바이스가 등장하면서 콘텐츠 가격 상승이 기대되고 있어 향후 방송 콘텐츠 유료화와 유통시장 확대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도 9일 보고서에서 "이번 판결로 통신사들의 IPTV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키움증권 안재민 연구원은 "CATV 업체들이 콘텐츠 비용을 지불하게 되면 수익성이 악화될 수 있으며 이는 디지털 CATV 요금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그러나 통신사들의 IPTV는 최근 결합상품 할인 및 가족할인 요금제 등으로 오히려 가격경쟁력이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 연구원은 "IPTV 가입자 증가는 콘텐츠 제공자들과의 협상력을 높일 수 있으며, 이는 CATV 대비 가장 큰 약점이었던 채널 경쟁력 확보와 더불어 콘텐츠 비용 감소 효과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자금력이 약한 중소CATV업체들의 수익성 악화는 통신사들의 M&A 대상으로 부각될 수도 있으며 이는 향후 종편사업자 선정과 더불어 새로운 이슈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방송통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케이블TV 가입자는 디지털 케이블TV 가입자 310만명을 포함, 1523만명이다. 실시간 IPTV 가입자는 220만명(KT 118만, SK브로드밴드 57만, LG U+ 44만, VOD를 포함한 가입자는 291만명) 수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