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e-book

잡지 트렌드 한눈에 보기

영원한 울트라 2011. 10. 27. 11:38

잡지는 소수 엘리트 취향의 잡지에서 출발하여 가능한 한 다수의 독자를 추구하던 대중지 시대를 거쳐 지금은 전문화 시대를 맞고 있다. 19세기 외국선교사들에 의해 국내에 잡지가 처음 소개된 이래 100여년이 지난 지금. 잡지는 그 형식이나 내용 그리고 이름, 디자인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최근에는 인터넷의 확산과 함께 문자, 도형, 음향, 음성, 영상 등의 메시지들이 디지털 코드로의 변환이 활성화됨에 따라 활자매체인 잡지도 많은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따라서 이번시간에는 한국사회의 문화와 사상을 반영하며 100여년간 발전과 쇠퇴를 거듭하고 있는 잡지의 트렌드를 살펴봄으로써 21세기의 새로운 잡지의 모습을 모색해보기로 하자.

◆ 1900년대~1950년대 ◆

우리나라 잡지의 효시는 [대죠선독립협회보]로 이는 국내에서 발간된 최초의 잡지이다.
이 시기 잡지들의 이름을 보면 [소년], [창조], [개벽]등의 문예동인지가 주측을 이루고 있으며 1923년 [신여성]에 이어 36년에 출간된 [여성]은 당시 대표적인 여성잡지로 손꼽힌다.
1920년대에는 문화정치의 표방시기로 책의 출판이 활발하게 이루어졌으며 [장미촌]의 경우는 한국최초의 시전문지로서 큰 의미를 지닌다.

해방초기에도 여전히 문예지 및 사상지가 기득권을 누렸는데, 1953년에 출간된 [사상계]는 동양 4대잡지 중에 하나로 일컬어지는 잡지였으며, [아리랑]은 그 당시 가장 인기가 높았던 대중잡지로 이름에서 대중적인 정서를 충분히 표현해주고 있다.
이 당시의 시대적 상황에 의해 잡지는 대부분 문예동인지가 중심을 이루고 있으며, 잡지의 이름들도 시대상 및 시파의 성격들을 대변해주고 있다. 또한 계몽적이고 의미지향적인 성격이 두드러졌는데, 그후로도 한동안 이러한 경향은 지속되었다.

◆ 1960년대~1980년대 ◆

이 시기에는 잡지의 다양화, 분야별 전문화가 이루어지기 시작했다. 여성잡지로는 [신여원], [부인경향], [여학생], [레이디경향], [가정조선]등이 있으며, 문학· 문화잡지·예술잡지로는 [신사조], [창작과비평], [문학], [저널리즘], [뿌리깊은 나무], [마당], [객석]등이 있다.
이때 나온 잡지들 중 문학지로는 [창작과 비평], 여성 생활지로는 [주부생활], 그리고 예술지로는 [객석]이 가장 오래 그리고 현재까지 그 맥을 유지하고 있다.특이할만한 점은 잡지명에서 영어권 언어가 나타나기 시작했으며, 분야별로 전문화되었다고는 하지만 한 분야에서 종합정보전달과 같은 다양한 지식전달의 백과사전 형태를 띠고 있다. 이 당시에 잡지중 주목할만한 것은 [주부생활]로 지면의 아름다움에 대한 관심과 전문적인 레이아웃의 필요성에 대해 인식시켜 ‘읽는 잡지’에서 ‘보는 잡지’로 전환의 계기가 되었다.

◆ 1980년대 후반~1990년대 ◆

1980년대 후반부터는 잡지의 춘추전국시대라고해도 과언이 아닐정도로 여성잡지에서부터 패션, 인테리어, 자동차, 문학, 문화 등의 다양화되고 전문화된 잡지들이 대거 출간되었다.
이 시기에는 여성지의 출간이 특히 두드러지는데 이 같은 현상은 여성들의 사회생활의 증가 와 소비생활에서 여성의 비중이 점점 커지고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현재 여성지는 연령별, 컨텐츠별로 더욱더 전문화되고 세분화되어지고 있다.
연령별로는 주부 및 20대 후반을 겨냥한 여성잡지와 10대후반에서 20대초반까지의 잡지로 나눌 수 있다.
컨텐츠별로는 생활정보잡지, 패션잡지, 인테리어잡지, 요리잡지로 여성잡지를 나눌 수 있다.
연령별로 나누어보면 고 연령층의 여성생활잡지로는 [주부생활], [우먼센스], [라벨르], [리빙센스], [에쎈], [에버], [우플], [행복이 가득한 집]등이 있으며, 10대 중심의 패션잡지로는 [쎄씨], [렛츠], [신디더퍼키], [유행통신],[앙앙]등이 있다.

연령별로 구분할 때 위 잡지들은 우선 컨텐츠면에서 차별화를 이루고 있으며, 잡지명에서도 상이한 유형을 지닌다. 생활지의 경우 편안한 톤과 무드, 부드러움, 고급감으로 소구하고 있는 반면 10대 패션잡지들은 이름에서 재기발랄함, 톡톡튀는 개성 등을 소구하기위해 짧고 강한 발음 등을 크리에이티브의 하나의 장치로 쓰고 있다.

1990년대 이후에 나타난 잡지들은 이전세대의 잡지들과 확연히 구분되는 두 가지 공통점을 지니고 있다. 그 하나는 언어권이 대부분 영어권 언어를 사용하거나 프리미엄을 나타내기위해 불어권 등의 제2국어권의 이름들이 대부분이어서 오히려 한글이름들이 튀어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그리고 다른 하나는 [주부생활], [창작과비평], [개벽]과 같은 의미지향적인 이름에서 다분히 이미지지향적인 방향으로 잡지들이 흘러가고 있으며, 이름에서의 무게감이 훨씬 가벼워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시대와 생활패턴의 변화에 기인하고 있는 것이다. [위드], [쎄시], [행복이 가득한 집], [우먼센스],[카사리빙]등이 그러한 예를 잘 설명해주고 있다.

◆ 2000년 이후 ◆

앞서 언급했듯이 2000년대는 디지털코드화 경향이 강화되고 있는 시기이다. 디지털화 경향은 잡지만 예외일 수는 없다. 잡지의 경우, 표면적으로는 이름에서 인터넷이 생활의 중심임을 느끼게 해주고 있다. 즉, 인터넷 트렌드를 잡지에 직접 반영하는 모습을 우리는 주변에서 쉽사리 발견할 수 있다. [여성조선.com],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병행하고 있는 [우플], [우먼넷], [cinebus]와 인터넷 컨텐츠매거진 [dotz], [EN@BLE], 인터넷 문화정보지 [따따따], 디지털 리더의 경제 주간지 [dot21], 네티즌 소식지 [M], [on the net], [web business] 등은 인터넷 상징 기호와 컨텐츠로 무장한 2000년 디지털 시대의 잡지들이다.

하지만 이러한 표면적인 브랜드 트렌드와 더불어 잡지계는 전자출판, 즉 e-book 시대의 대두라는 큰 흐름 속에 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종이책의 위상 위축이라는 불가피한 상황을 만들고 있다.
미국의 MS(Microsoft사)는 2012년까지 미국 전체 출판물의 50%이상이 전자책으로 대체될 것이라고 예측하고 있으며, 이미 한국에서는 수십여개의 업체가 ‘e-book’시장으로 뛰어들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경향은 종이잡지의 폐막을 예고한다는 조심스러운 입장들이 나타나기 시작하고 있다.

하지만 그 반대의 논리들도 만만치 않다. 우선 한 조사결과에 의하면 네티즌의 한달 평균 잡지 구독률이 1.7권으로 일반인의 0.5권을 앞서고 있다. 이는 인터넷 시대에도 잡지매체에 대한 수용자들의 접촉률이 더욱더 향상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향후 지식정보 컨텐츠 산업으로서의 잡지산업은 니치시장을 포착하여, 보다 특화된 정보로의 접근이 필요로 된다. 최근 [런치박스],[밥],[페이퍼],[인],[포브] 등의 컬트문화잡지가 10대의 소외된 감성을 대변하면서 사랑을 받고 있는 것과 같이 창의적인 컨텐츠의 개발에 주력해야 한다. 점점 더 세분화되어가고 전문화된 수용자의 욕구를 충족시킬 수 있는 적절한 매체 포지셔닝 전략의 구사와 더불어 새로운 기술과 문화의 적극적인 수용 그리고 투자만이 디지털 문화에서 활자매체인 잡지의 예전 명성을 지켜가는 첨병이 될 것이다.

 
 

 
김자성(메타브랜딩BBN 네이밍사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