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가작품 무더기 가짜 후폭풍 휩싸인 미술계 | |||
◇침울한 미술계=지난주말 화랑가는 전시장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가뜩이나 줄어든 마당에 검찰수사 결과로 미술시장의 불황이 가중될 것이라며 우울한 분위기였다. 몇년전 전시를 통해 이중섭 그림을 일부 판매했다는 한 화랑주는 “소장중인 작품을 어떻게 했으면 좋겠느냐면서 불안해하는 고객들이 많다”고 말했다. 또다른 화랑 대표는 “다른 작가들의 작품에 대해서도 진위를 묻는 고객들이 많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누가 그림을 사려고 하겠느냐”고 우려했다. 미술계는 이번 사건으로 미술품에 대한 일반인들의 불신이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는 반응이면서도 시장이 축소되지 않도록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입을 모았다. ◇유통되는 가짜 그림=인기작가 A씨는 얼마전 부산 화랑가를 거닐다 깜짝 놀랐다. 자신의 가짜 그림이 버젓이 전시되고 있었기 때문이다. 한 원로화가의 아들 B씨는 “인사동 일부 화랑에 걸려있는 아버지 작품의 대부분이 가짜”라면서 “일일이 법적 소송을 제기하기도 힘들 지경”이라고 털어놨다. 위작은 고미술품부터 근현대작품까지 광범위하게 퍼져 있다. 대표적인 위작시비는 1991년 천경자 화백의 ‘미인도’,2003년 도상봉의 ‘라일락꽃’ 등을 들 수 있다. 1982년부터 2001년까지 20년간 한국화랑협회가 감정한 3186점 중 30%가 위작 판정을 받기도 했다. 이번 사건은 일부 인기작가의 그림 한 점이 웬만한 아파트 한 채 값에 버금가는 고가에 거래되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작품이 워낙 귀하다보니 위작도 많은 실정이다. ◇위작시비 잇따를듯=이중섭 화백의 그림 4점을 경매에 붙이면서 위작논란을 야기한 서울옥션은 이호재 대표의 사임에 이어 고객과 미술계 인사 2000명에게 사과문을 발송했다. 서올옥션 경매 약관에는 “보증기한은 낙찰 후 3년 이내이며,이 기간 중보증이 잘못된 것으로 밝혀질 경우 판매가 철회되며,구매자는 낙찰대금과 수수료를 환불받게 된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서울옥션은 문제의 작품들은 모두 환불조치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서울옥션뿐만 아니라 다른 화랑에서도 작품 진위를 둘러싼 시비가 끊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위작이 어느 지방도시에서 대량 생산되고 있다거나 가짜 그림 브로커가 암암리에 활동중이라는 등 갖가지 소문이 위작시비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대책은 없나=미술계는 감정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과 공신력 있는 감정기구의 설립이 절실하다고 입을 모은다. 이를 위한 사전대책으로 작가와 작품 등 미술사 연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다. ‘미술품은 부르는게 값이다’라는 인식을 불식시키 위해서는 작가와 작품별 가격기준이 마련돼야 한다는 견해도 있다. 또 그림값을 턱없이 높이는 거품현상을 제거하고 투명한 운영으로 미술계가 거듭나야 한다는 지적이다. 위작시비가 있을 때마다 유야무야 덮어둔 결과가 이같은 파문을 낳았다는 여론과 함께 이번만큼은 위작의 유통경로를 제대로 밝히고 위조범을 색출하는 등 뿌리를 뽑아야 한다는 의견이 높다. 이광형 윤중식 기자 ghlee@kmib.co.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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