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드(1891~1942), 봄이 오네, 1936, 메이소나이트에 유채, 46×102cm, 노스 캐롤라이나, 레이놀다 하우스 미국 미술관(도판 ‘웬디 수녀의 1000 걸작’, 497쪽)
봄은 파릇파릇한 새순과 함께 옵니다. 더불어 봄은 농부들의 부지런한 쟁기질과 함께 옵니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이 오면 농부들은 한 해 농사를 위해 땅부터 갈지요. 자연은 초록빛 의욕으로 만물에 윤기를 더해주고, 농부는 황금빛 구슬땀으로 논밭에 생기를 더해줍니다. 그랜트 우드가 그린 ‘봄이 오네’는 지루한 겨울을 보내고 활동하기 시작한 부지런한 농부의 모습을 잘 보여주는 그림입니다. 미국 땅은 워낙 광활한 탓에 너른 평원이 끝없이 이어지지요. 그 땅을 가는 농부의 모습이 마치 개미 같습니다. 농부가 ‘ㅁ’자로 가는 땅은, 시간이 좀 더 흐르면 초록빛은 완전히 사라지고 갈색만 남겠지요. 그림 왼쪽 상단에 완전히 갈려 사각형을 이룬 갈색 땅이 보입니다. 완만한 평야 위에 이렇듯 기하학적인 형태로 땅을 갈아엎으니 마치 거대한 추상화 한 점을 보는 것 같습니다. 우리가 생활 속에서 매일 울고 웃으며 부대끼는 일들도 먼 거리, 오랜 시간을 두고 보면 이처럼 한 폭의 아름다운 추상화 같은 것일지 모릅니다. 물론 그런 추상화를 만들기 위해서는 그림 속의 농부처럼 아주 부지런해야 할 것입니다. 우드는요 한 가지 더∼ 이주헌의 쉽고 재미있는 그림 읽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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