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관장 이건무)은 오는 4월 21일(금)부터 6월 4일(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에서 “아시아의 색채: 폴 자쿨레 판화” 특별전시회를 개최한다. 지난 2005년에 재일교포 나성순(이나가키 데레즈)씨 가족으로부터 프랑스 화가 폴 자쿨레(Paul Jacoulet 1896-1960)의 다색판화 165점을 기증 받아 마련하였다.
이번 전시는 폴 자쿨레가 한국, 일본, 미크로네시아 등의 사람들을 다색판화로 담아낸 작가의 작품 세계를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전시가 될 것이다. 1930년대에는 수차례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많은 사람들을 정감 어린 시선으로 표현한 작품을 비롯해 아시아 여러 국가를 소재로 한 작품이 교체전시 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폴 자쿨레의 눈에 비친 가까운 옛날의 우리나라 사람들을 만나볼 수 있고 우리나라와 많은 인연이 있던 폴 자쿨레의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과 아시아에 대한 사랑을 볼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우리나라와 프랑스의 수교 120주년을 맞이하는 해여서 폴 자쿨레와 같이 20세기 초 우리나라를 방문하여 작품의 소재로 삼았던 서양인 중에서 완성도가 높은 작품을 제작한 작가를 발굴하여 새롭게 평가한다는 점에서 큰 의의가 있다.
기증자 나성순씨의 양아버지인 폴 자쿨레 (Paul Jacoulet 1896-1960)는 프랑스 태생의 화가로 1899년 아시아로 온 이후, 대부분의 삶을 한국, 일본, 중국, 미크로네시아 등에서 보내면서, 그가 보고 만난 여러 사람들을 다색판화로 담아냈다. 폴 자쿨레의 다색 목판화는 수없이 많은 스케치와 수채화를 통해 밑그림을 그리고 색을 정한 다음, 색깔의 숫자만큼 목판을 파고 겹쳐 찍기를 반복하여 완성된 작품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은 최고의 조각과 찍기의 장인과 공동작업으로 진행되었다. 그 색채는 60~70여 년 전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게 할 정도로 생생하게 살아있으며, 20세기 초 프랑스인의 눈을 통해 바라본 한국, 일본, 중국, 미크로네시아 등 아시아 사람들의 모습이 묘사되어 있다. 폴 자쿨레는 모국인 프랑스, 삶의 터전이었던 일본, 어머니가 살던 한국, 화려함의 나라 중국, 나비를 찾아 떠났던 미크로네시아의 사람들을 간명하고 단정한 필선과 화려한 색채로 표현하였다. 폴 자쿨레의 작품에는 국적을 초월하여 온화한 시선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는 인간애人間愛가 깃들어 있다고 평가받고 있다.
폴 자쿨레가 그린 대표적인 작품은 '돌복을 입은 아이(1934)', '보물(1940)', '둥지(1941)' 등이 있으며 그는 한복의 유려한 선을 살리고, 색을 사용하지 않고 목판을 눌러 찍는 엠보싱 기법으로 누비 등의 옷감의 질감을 생생하게 표현하여 폴 자쿨레의 우리나라 전통문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음을 엿볼 수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를 마친 후, 6월13일부터는 국립제주박물관에서 전시할 예정이다. 또 국립중앙박물관에서는 폴 자쿨레와 이번 전시회의 이해를 돕기 위해 여러 가지 행사를 마련했다. 4월22일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에서 열리는 특별강연회 "프랑스 판화가 폴 자쿨레"를 통해 그의 생애와 작품세계를 살펴볼 수 있고 5월 매주 토요일에는 전시설명회가 있다. 또 5월 가족의 달을 맞아 孝프로그램 "실버층을 위한 다색판화체험"을 마련하여 매주 토요일에 참여할 수 있다. 자세한 사항은 국립중앙박물관 홈페이지 (www.museum.go.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그림1] 돌복을 입은 아이 (1934) |
[그림2] 보물 (1940) |
[그림3] 둥지 (1941) |
■ 작가 소개 : 폴 자쿨레(Paul Jacoulet 1896 ~ 1960)
1896년 프랑스 파리에서 태어난 폴 자쿨레는 1899년에 아버지가 일본 도쿄외국어대학에서 교편을 잡으면서 일본으로 이주하게 된다. 폴 자쿨레는 1920년에 일본 주재 프랑스대사관 근무하면서, 개인적으로 그림 지도를 받아 작품 활동을 시작하였다. 193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다색 판화를 제작하여, 1930-50년대에 주요한 작품을 발표하였다.
폴 자쿨레는 우리나라와 인연이 깊다. 1921년에 폴 자쿨레의 아버지 프레드릭 자쿨레가 사망한 후, 1928년에 폴 자쿨레의 어머니인 잔느 자쿨레는 경성제국대학(현재 서울대학교) 의학박사 나카무라 히로시(中村拓)와 재혼하여 서울에서 살게 되었다. 폴 자쿨레는 서울에 살고 있는 어머니를 만나기 위하여 1930년대에 수차례 우리나라를 방문하면서, 폴 자쿨레와 우리나라의 인연은 시작된다. 어머니가 살고 있는 한국에 대한 각별한 애정으로 우리나라를 소재로 한 작품을 다수 제작하였다. 1934년에는 서울 미쓰코시백화점 (현재 신세계백화점)에서 ‘폴 자쿨레 판화전’이 개최되기도 하였다.
폴 자쿨레 (Paul Jacoulet 1896 ~ 1960) |
■ 폴 자쿨레 연보 |
- 1896년 파리 출생. - 1899년(3세) 아버지가 프레드릭 자쿨레 동경외국어대학 교편을 잡으면서 일본으로 감. - 1920년(24세) 재일 프랑스대사관 근무. - 1921년(25세) 아버지 사망. - 1928년(32세) 어머니가 경성제국대학(현재 서울대학교) 의학박사 나카무라 히로시(中村拓)씨와 재혼하여, 어머니는 서울 거주. - 1929, 1930, 1932, 1934, 1938년 서울 방문. - 1931년(35세) 나영환(전남 영암 출신)을 조수로 맞음. - 1934년 서울 미쓰코시백화점에서 ‘폴 쟈쿨레 판화전’을 개최. - 1949년(52세) 나영환의 딸 나성순(현재 이름 이나가키 데레즈)을 양녀로 맞음. - 1954 ~ 1955년 세계일주를 하면서 전시회 개최. - 1960년 일본 가루이자와 (輕井澤)에서 사망. |
■ 폴 자쿨레와 기증자 나성순씨 가족
폴 자쿨레의 작품을 기증한 재일교포 나성순(이나가키 데레즈)가족은 깊은 인연을 간직하고 있다. 나성순의 친부인 나영환(1913년~현재)가 평생을 가슴에 묻어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이어받아 폴 자쿨레의 작품을 우리나라에 기증하기로 하였다. 나영환은 전라남도 영암군 덕진면 출신으로 1931년 일본으로 건너가 야간학교를 다니던 중에 폴 자쿨레를 만나게 되어, 그의 조수로서 평생 작품 활동을 돕게 된다. 그의 동생 나용환도 1939년 일본으로 건너가 폴 자쿨레와 함께 살며, 그의 작품 창작을 도왔다. 폴 자쿨레는 1949년 나영환씨의 장녀 나성순을 양녀로 맞이하였다. 나성순씨는 나영환씨와 폴 자쿨레의 인연을 기리고자, 폴 자쿨레의 작품을 한국에 기증한다.
폴 자쿨레와 기증자 나성순 (1957) |
■ 폴 자쿨레 특별전 관련 행사
◈ 특별 강연회 "프랑스 판화가 폴 쟈쿨레" ◈
ㅇ 일시 : 2006년 4월 22일(토) 14:00 ~ 16:00
ㅇ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대강당
ㅇ 강연자
- 인사말 기증자 나성순 (이나가키 데레즈)
- "프랑스 화가 폴 자쿨레의 생애" 크리스찬 폴락 (아시아-프랑스 관계사 연구가)
- "아시아의 색채: 폴 자쿨레의 작품 세계" 선승혜 (국립중앙박물관)
◈ 전시설명회 일정 ◈
ㅇ 주제 : "폴 쟈쿨레는 누구인가?"
ㅇ 일시 : 2006년 5월 매주 토요일 14:00 ~ 15:00
ㅇ 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기획전시실 1
ㅇ 전시 설명 : 선승혜 (국립중앙박물관)
◈ 5월 가족의 달 孝프로그램: 실버층을 위한 다색 판화 체험 ◈
ㅇ 일시 : 2006년 5월 매주 토요일 15:00 ~ 17:00
ㅇ 신청 : 선착순 인터넷 접수 4.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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