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랑/ART 뉴스

미술품 값 왜 오르나

영원한 울트라 2006. 5. 6. 10:56
고유가,지구촌 생활이 바뀐다… ‘오일머니’ 예술품으로 경매가 천정부지

고유가로 새로운 풍속도가 생겨나고 있다.

고유가로 떼돈을 번 러시아,중동 등의 신흥 갑부들이 예술품 경매에 뛰어들면서 예술품 가격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고,기름값을 아끼기 위해 자전거나 골프카트로 출퇴근하는 사람들도 등장했다.

 

◇고유가가 예술품 값 상승 부채질?=최근 미국 뉴욕의 경매 시장에서 파블로 피카소의 초상화 ‘도라마르’가 9520만달러에,반 고흐의 그림 ‘마담 지누’는 4030만달러에 팔리는 등 미술작품 경매 시장이 10여년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이는 고유가와 금융 시장의 성장으로 새롭게 등장한 중국,러시아,중동 등의 억만장자들이 예술품 경매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라고 5일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스가 보도했다.

소더비 경매에서 3일 팔린 ‘도라마르’는 경매 사상 두 번째로 높은 가격을 기록했다. ‘도라마르’의 새 주인이 누구인지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경매에 참여했던 사람들은 그를 경매 시장에 새롭게 등장한 러시아인이라고 추측하고 있다. 고유가 덕에 돈을 번 러시아의 신흥 갑부들이 부를 과시하기 위해 요트나 축구 클럽 투자뿐만 아니라 예술품 수집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

예술품의 가치를 값으로 매기는 것이 쉬운 일은 아니지만 신흥 부자들의 과감한 투자로 요즘 미술품 경매 시장에 거품이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신문에 따르면 실제로 지난 4개월 동안 예술품 경매 값이 이전에 비해 16% 가량 올랐고,뉴욕에서는 무려 42%나 상승했다.

이로 인해 가장 이득을 보는 사람들은 미국의 경매 브로커들이다. 소더비와 크리스티는 지난 달 경매품들을 들고 중동 투어를 벌였다. 크리스티는 미술작품에 열광하는 중동의 부자들을 겨냥해 아랍에미리트연합의 두바이에 경매 하우스를 열고 있다.

 

◇고유가로 개인소득도 명암=미국의 50개주 중에서 석유 천연가스 석탄 등 에너지로 먹고 사는 와이오밍 등 5개주는 지난 5년간 소득증가율 최상위권을 기록했다.

USA투데이에 따르면 1위인 와이오밍주는 2000년부터 2005년까지 개인 소득 증가율이 13.9%에 달했다. 이 기간 미국 전체 증가율 2.2%의 6배다. 와이오밍주는 석탄생산 1위,천연가스와 석유가 각각 4위와 7위로 에너지 가격 인상 덕을 봤다고 신문은 분석했다.

20억달러 재정흑자를 기록한 주정부는 에너지 가격이 떨어지기 전에 그동안 쌓아놓은 자본으로 교육과 기반시설 투자에 집중해 번영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이어 2∼5위를 기록한 몬태나,노스 다코다,뉴멕시코,웨스트 버지니아 등의 주민들도 에너지 생산 비중이 월등히 높다.

5위인 웨스트버지니아와 7위인 버지니아주는 지난 5년간 연방정부의 지출이 22% 늘어난 덕을 많이 봤으며,9·11테러 이후 군사와 안보분야 기업들이 정부 조달을 대거 수주한 것과 관련이 깊다. 반면 90년대 대기업을 많이 유치해 상위권에 들었던 조지아주는 -2%로 49위를,허리케인 카트리나 피해를 당한 루이지애나는 5.2%가 줄어들어 50위를 기록했다.

 

◇자동차 대신 골프카트로 출근=미국 일부 지역에서는 유가가 갤런(3.8ℓ)당 4달러에 육박하는 등 고유가가 지속되자 자동차를 버리고 전기로 작동하는 ‘골프카트’를 교통수단으로 택했다.

사우스 캐롤라이나의 민주당 소속 토드 루더포드 의원은 지난 주부터 ‘EZGO’라는 골프카트를 타고 집에서 주(州) 하원 사무실까지 출퇴근하고 있다. 루더포드 의원은 지난해 가을 허리케인 카트리나가 미 남부의 정유시설을 강타한 이후 유가가 치솟자 유지비가 거의 안드는 골프카트를 ‘대안’으로 구입했으며 최근 유가가 계속 오르자 본격적으로 이를 이용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들이 전했다.

루더포드 의원은 “집에서 하원 사무실까지 1.5마일의 거리를 가는 데 예전에 자동차로 5분 걸렸으나 골프카트로는 10분 걸린다”며 “기름값을 절약하기 때문에 이 정도 시간이 더 드는 것은 가치가 있다”고 말했다.

 

워싱턴=이동훈 특파원,문수정 기자 thursda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