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미술품은 사두면 무조건 돈이 된다는 인식에 한국 컬렉터들과 화랑까지 중국 미술시장에 몰려들고 있다. 이번 베이징아트페어에도 투자를 타진하기 위해 다수의 한국 컬렉터들이 원정길에 나섰다. 3년 전부터 중국 미술품을 수집하고 있다는 K씨는 “중국 미술품 시장이 한국의 1980년대 말∼1990년대 초를 연상시킨다”며 “지금이 중국 미술품 투자의 적기”라고 말했다.
실제로 한국은 경제 개발로 부가 축적되던 1970년대부터 그림값이 상종가를 치기 시작했다. 초기의 동양화 선호에서 1980년대 아파트 거주가 일반화 되면서 그에 어울리는 서양화가 강세를 보였다. 1990년대 초까지 잘나가던 한국 작가들은 물감이 마르기도 전에 그림이 팔려나갔다. 개혁·개방으로 활황기를 맞고 있는 중국의 오늘이 그때를 연상시킨다
한편에서 조심스럽게 중국 미술 거품론이 거론되고 있다. 한때 좋은 시절을 보내고 깊은 불황의 늪에 빠진 한국 화랑가의 모습을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한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낙관론이 여전히 우세다. 넓은 중국 미술시장은 작은 한국 미술시장과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무한한 잠재력이 있다는 진단이다.
중국 유명작가들의 작품으로 아트 상품까지 개발한 아트사이드 이동재 대표는 “최근의 중국 미술품 가격 폭등은 1군 작가와 2군 작가의 차별화 현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며 ”옥션 등 작전세력에 휘둘린 투자는 자칫 낭패를 보기 쉽다”고 경계했다. 20년 전 한국의 베스트셀러 작가 상당수가 이름도 없이 사라진 사실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베이징=편완식 기자 wansi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