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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막 첫날인 20일과 일요일인 21일 서울시립미술관 피카소전 전시장을 찾은 관람객은 1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국내 미술전시 사상 최고 흥행기록을 세운 2004년‘색채의 마술사, 샤갈’전이 휴일을 포함한 개막 3일 동안 3,700명의 관람객을 불러모았던 점을 감안할 때, 이 같은 관람객수는 피카소전에 쏠린 폭발적인 관심을 보여주는 것이다.
21일 서울시립미술관에는 오전 10시 개관 전부터 관람객들이 몰렸다. 단체관람 학생들, 어린 자녀를 데려온 부부와 연인들이 눈에 많이 띄였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많았다.
오전 11시, 휴일 하루 4차례(평일은 3차례) 진행되는 전시 작품 설명이 시작되자 순식간에 100여명의 관람객들이 전시 코디네이터인 선진아 씨 앞으로 몰려들어 귀를 쫑긋 세웠다.
여름방학을 맞아 귀국한 캐나다 유학생 김예진(18)양은 “시간대별 전문가들의 작품 설명이 다르다고 해서 다시 들를 생각”이라며 “전문가들이 쉽게 설명해주고 전시 작품 설명도 잘 돼있어 큰 공부를 하고 가는 느낌”이라고 말했다.
샤갈전과 마티스전에서도 전시 설명을 맡았던 선진아씨는 “관람객 가운데 미리 피카소와 작품에 대해 공부를 하고 오신 분이 많아 질문도 많고 다양하다”며 “‘피카소’가 우리나라에서 정말 대중적인 작가라는 것을 관람객들을 통해 실감했다”고 말했다.
실제 선씨의 작품 설명이 진행되는 동안 자연스럽게 질의응답이 오가고 일부 관람객이 부연설명까지 하는 등 전시회장은 피카소 세미나장을 방불케했다.
전시회장에서 만난 프랑스인 관광객 데이빗 베눈(31)씨는 “지금까지 피카소 작품 전시회를 10여차례 봤다”며 “일반인들이 흔히 접할 수 없는 작품들이 많다는게 이번 전시의 강점인 것 같다”고 평가했다.
여덟 살, 일곱 살 두 아들을 데리고 온 주부 박소진(37ㆍ서울 도봉구 창동)씨는 “재작년에 큰 아이에게 샤갈전을 보여준 뒤 아이의 그림이 원색적으로 바뀌었다”며 “피카소 작품을 본 아이가 ‘그림이 특이하다’며 재밌어 했다”고 말했다.
피카소가 연인 마리 테레즈를 모델로 그린 ‘노란 벨트’와 ‘거울 앞에서 잠자는 여인’을 감상하던 20대 여성은 “아름다운 여인을 사실적으로 묘사할 수도 있었을텐데, 왜 이렇게 그렸을까, 피카소의 생각이 몹시 궁금하다”며 호기심을 나타냈다.
이번 전시는 피카소의 초기 작부터 말년의 작품까지 전 생애의 시기별 대작과 걸작 등 140여 점으로 구성, 국내 최초, 최대 규모의 회고전이며, 전시작 대부분이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것들이다. 전시는 9월3일까지 계속된다.
오미환기자 mhoh@hk.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