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랑/전시소식

변재희 개인전

영원한 울트라 2006. 6. 2. 16:24

갤러리 도스 기획

변재희 개인전

 

The Town, Mixed media, 200x93cm, 2005

 

 

2006년 6월 7일 ~ 6월 18일

갤러리 도스

110-300 서울시 종로구 관훈동 55-1 2F Tel.02.735-4678 Fax.02.735-4678

 

 

변재희의 작업은 꿈과 환상의 여정을 형상화 하고 있다. 실제 여행을 하면서 느낀 감상과 어린 시절 동화속의 상상의 세계, 아버지의 여행 이야기를 통해 그렸던 세상들이 그의 작업 속에서 아름다운 꿈의 전경으로 펼쳐지고 있다.

변재희의 작업에 등장하는 해, 바람, 꽃, 건물 등은 리듬감, 율동감 등은 순수하게 음악적형식으로 표출되고 있다. 칸딘스키가 음악이 화음만으로 청중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것처럼 회화에서도 색채나 선만으로 대상을 표현해 내는 일이 가능하다고 주장하였던 것 같이, 변재희의 회화는 음악의 균형과 조화의 율동, 선율, 화성을 색채와 선의 조화를 통해 이루어 내고 있다. 이러한 생동감은 작가의 영혼을 드러내고, 그의 감성은 신체의 오감에 의해 관람자에게 전달된다.

변재희는 반죽된 종이의 틀을 제작한 후 돌가루와 미디엄이 혼합된 아크릴로 채색을 하고 그 위에 은가루와 펄가루를 사용해 화려하고 장식적인 화면을 만들어 낸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완성된 그의 작업은 시각적인 동시에 촉감적인 조형으로 이해할 수 있다. 그가 만들어내는 화려하고 아름다운 색채는 우리의 시각에 물리적인 자극을 일으키면서 만족과 기쁨을 전달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시각적인 인상은 표피적, 표면적으로 이루어져 지속적이지 못하다는 단점이 지적되어 왔다. 작가는 이러한 시각적 요소의 한계를 촉각적인 조형을 통해 채워주고 있다. 즉 그의 작업의 화면에 나타나는 부조적 질감과 물성의 표현은 피상적이기만한 시각적인 인상을 발전시켜 촉각적인 경험과 체험을 가능케하는 것이다. 이와 같이 변재희의 작업은 시각의 미를 표현하는 예술로만 한정되지 않고, 푸른 미각, 향기로운 색, 색의 율동감 등의 형태로 오감을 자극하여 순수한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게 한다.

변재희는 순수한 자유의 정서, 동화 속 동심의 세계, 영원성과 유한성이 공존된 아름다움과 슬픔의 감성을 자연의 형태를 빌어서 표현하고 있다. 이러한 감각은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등 우리 신체의 모든 부분을 통해 동요되고, 이는 시간과 공간을 넘어서 관람자의 감정을 깊고 깨끗하게 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것이다.

Hydra Island, Mixed media, 108x77cm, 2005

변재희의 그림은 그림이라기보다는 다분히 부조에 가깝다. 화면의 강한 질감뿐만 아니라 화면 위에 붙거나 변형 캔버스 밖으로 연결되어 부착되는 여러 자잘한 장식들은 주어진 사각형의 화면을 가로질러 가거나 또 다른 공간으로 확장시킨다. 이 부조적인 그림은 건물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데 적합하다. 그만큼 촉각적이고 물성적인 동시에 손의 노동과 오랜 시간의 축적을 떠올려 준다. 두툼하게 밀려 올라오는 밑 작업과 그 위에 현란할 정도로 구사된 여러 표현 장치들은 그림 그리기와 만들기, 공작과 작업이 혼재되어 있다.

미술이란 물질을 가지고 새로운 물질, 존재를 만들어내는 일종의 연금술이기도 하다. 그것은 자기 손으로 이룩한 또 다른 세상이다. 내 느낌과 감각으로 떠올려 공간 속에 존재하게 하는 또 다른 사물, 세계는 매혹적이다. 그것은 기존의 사물과 세계와는 다른 자기만의 알 수 없는 취향과 감성을 현실에 개입하고 싶다는 욕망이기도 하다. 이는 바로 한 화가가 세상에 자신의 몸과 감각으로 개입하는 지점이다. 그리고 그것이 바로 그림이며 변재희의 그림인 것이다.

박영택 / 미술평론, 경기대 교수

Happy Birthday, Mixed media, 36x27cm, 2004

변재희는 순수함의 놀이터에서 아주 잘 논다. 순수함의 위력은 상대가 없다. 그녀는 자신이 만들어 놓은 환상의 놀이터에 들어오는 문을 활짝 열러 놓았다. 누구든 들어와 마음껏 놀 수도 있고 그 속에서 주인공이 될 수도 있으나 억지로 끌어들이지도 않는다. 자신감이라고 할까, 도도함이라고 할까, 둘 다 아니고 자유다. 현실 속에서 다분히 자유란 소유하기도 이해하기도 애매한 개념이다. 자유의 세계는 남의 눈이 없는 만큼 자신의 눈이 면밀하게 자신을 감시하고 있으므로 어렴풋한 정당화는 쉽게 넘어가지 못한다.

이제 변재희는 자유 속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찾은 듯싶다. 비에 젖어 은근히 형태를 드러내는 듯한 형상들. 그리고 환상적인 개어나고 싶지 않은 백일몽, 순간이나마 행복을 느낀다. 그리고 변재희의 다음 꿈을 상상해보자.

J. Dax Lew / Conceptual Art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