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랑/ART 뉴스

2006년 미술계 빅뉴스 결산

영원한 울트라 2006. 12. 19. 0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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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 미술계 빅뉴스 >
 

 

 

2006년 미술계는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이 향년 74세로 타계했다는 소식으로 한 해를 시작했다.

백남준은 1월29일 오후 8시께(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아파트에서 일본인 부인 구보타 시게코 등이 지켜보는 가운데 숨을 거둬 한국은 물론 세계 미술계를 안타깝게 했다. 1996년 뇌졸중으로 쓰러져 왼쪽 신경이 마비된 후 꼭 10년만의 별세였다.

백남준의 유해 일부는 3월18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봉은사에서 열린 49재 행사를 통해 봉은사에 안치됐다. 백남준의 타계 이후 부인과 조카 등 유족간의 불협화음이 노출되기는 했으나 5월9일에는 경기도 용인에 백남준 미술관이 착공됐고 미술관과 화랑가에서는 백남준을 추모하는 전시가 이어졌다.

1932년 서울에서 태어난 그는, 일본과 독일에서 유학하면서 기존의 전통과 관습을 거부하는 새로운 문화운동에 심취한 아티스트이다. 피아노를 부수고 넥타이를 자르는 등의 행위예술로 주목을 끈 이후에, 1963년에는 스스로 만든 장치를 통해 비디오라는 매체를 예술의 장르에 도입하는 개가를 올렸다.

1984년에는 파리와 뉴욕을 위성으로 연결하는 '굿모닝 미스터 오웰'로 세계적 명성을 다졌다. 당시 그는 '예술은 사기(Art is just fraud.)'라는 주장을 하며 문명사회에 대한 신랄한 풍자를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그의 한국 사랑도 유별났는데, 2년전 보여줬던 마지막 공개 퍼포먼스 때에는 아리랑을 부르게 했고 지난해에는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염원하는 작품을 선보이기도 했다.

 

국내 유일의 국립미술관인 국립현대미술관은 2006년부터 미술관장이 인사와 예산운용의 자율권을 갖고 경영하는 책임경영기관으로 전환, 변신을 위한 첫발을 뗐다.

1월 인사와 조직 개편 과정에서 내부갈등이 빚어져 1년 내내 학예연구실장의 직무대리 체제가 이어지다 9월 김윤수 국립현대미술관장의 연임이 결정된 이후 12월에 학예연구실장, 홍보마케팅 팀장 등의 인선이 마무리됐다.

미술 시장에서는 경기가 되살아나기 시작한 것과 함께 서울옥션과 K옥션 등 양대 경매회사와 화랑의 갈등이 1년 내내 이슈가 됐다.

한국화랑협회는 이현숙 국제갤러리 사장이 2월 제14대 회장으로 취임한 후 상업화랑의 경매회사 지분 참여, 지나치게 잦은 경매, 특정 작가 편중 거래, 작품 검증 미비 등의 문제점을 지적하며 세미나와 공청회를 열고 경매회사 측과 협상을 시도했으나 뚜렷한 결론을 내지는 못했다.

화랑들의 견제에도 경매시장에서는 최고가 낙찰기록이 이어지고 시장도 커졌다. 2월23일 서울옥션의 제100회 100선 경매에서 17세기 전반에 제작된 '철화백자운룡문호'가 국내 경매 사상 최고가인 16억2천만원에 낙찰됐다.

또 같은날 경매에서 박수근의 1960년대 작품 '시장의 여인들'이 9억1천만원에 팔려 박수근 작품 국내 경매 사상 최고가이자 근현대미술품 최고가를 기록했다.

서울옥션은 4월에 부산 사무소를 개설한 후 10월에 첫 부산 메이저 경매를 열었고, 인사점을 오픈했다. 또 서울과 부산의 대형화랑이 참여한 경매회사가 신설된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다.

미술품을 투자대상으로 삼는 아트펀드에 대한 관심도 커져 9월 굿모닝신한증권이 표화랑, 서울자산운용이 참여한 국내 최초 아트펀드인 75억규모의 '서울명품아트사모 1호 펀드'를 출시했다.

철화백자운룡문호

해외 경매에서 우리 작품들이 좋은 성과를 올린 것도 2006년의 주요 성과다.

5월28일 홍콩 크리스티에서 열린 아시아 현대미술경매에서 한국작품 32점 중 31점이 팔렸고, 특히 김동유가 팝아트적인 기법으로 그린 유화 '마릴린 먼로 vs 마오 주석'이 추정가의 25배가 넘는 한화 3억2천300만원에 낙찰돼 국내 미술계를 떠들썩하게 했다. 11월26일 홍콩 크리스티 경매에서는 한국 작품 33점이 모두 팔리기도 했다.

미술 전시로는 광주비엔날레(9월8-11월11일)가 '열풍변주곡'을 주제로, 부산비엔날레(9월16-11월25일)가 '어디서나'를 주제로 열렸다. 총감독은 각각 김홍희, 박만우씨였다.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열린 생존작가 중 작품 가격 1위인 독일의 게르하르트 리히터와 A.R.펭크 2인전(2월25-4월30일), 올림픽 공원내 소마미술관이 마련한 파울 클레 전(4월7-7월2일), 삼성미술관 리움에서 열린 미국 색면추상의 거장 마크 로스코 전(6월22-9월10일), 덕수궁 미술관의 연말 전시인 앵포르멜의 선구자 장 뒤뷔페 전(11월10-2007년 1월28일) 등 미술사적으로 의미있는 전시가 많았다.

서울시립미술관의 '위대한 세기-피카소'전(5월20-9월3일), 대전시립미술관의 조르주 루오 전(5월3-8월27일) 등 블록버스터형 대관 전시도 있었다.

간송미술관은 5월의 봄 전시에서는 간송 전형필 탄생 100주년을 기념해 국보급 도자기류와 서화류를 총출동시켰고 10월의 가을 전시에서는 추사 김정희 서거 150주년을 기념해 수장고를 열어보였다.

사진 전시가 많았던 것도 2006년 전시의 특징이었다. 상업화랑이 기획한 '만레이 특별전', '세계 사진역사전', '프랑스 사진명작전' 등과 대림미술관의 '시어터 오브 패션' 사진전, 한미사진미술관의 '우리 사진의 역사를 열다 전' 등이 이어졌다.

상업화랑에서는 천경자 화백의 대표작을 모은 전시 '내 슬픈 전설의 82페이지', 김환기ㆍ김창열ㆍ이우환 등 세 거장의 대표시기인 1970년대 작품전, 중량감있는 중견화가 고영훈, 김종학, 박대성 등의 전시가 있었다. 사진작가 구본창의 개인전, 장 미셸 바스키아 전 등도 주목받은 전시였다.

상업화랑들의 100만원 소품전도 대유행이었다. 유명작가들의 작품경향이 그대로 담긴 소품이나 드로잉 등을 모아 정찰제에 판매하는 전시회가 곳곳에서 열렸다.

간송미술관이 공개하는 秋史의 명품들

오윤 20주기전이나 소정 변관식전, 조선말기 회화전, 주경 탄생 100주년전, 건축가 김수근 20주기전 등 한국 미술과 예술계에 큰 업적을 남긴 인물들의 자취를 돌아보는 회고적인 전시도 활발했다.

세계 시장을 후끈 달아오르게 하고있는 중국 현대미술에 대한 국내 화랑가의 구애도 뜨거웠다.

천안 아라리오 갤러리가 2005년 12월10일 중국 베이징 지우창 지구에 아라리오 베이징을 오픈했고, 표화랑이 3월에 표 베이징을 열었으며 pkm갤러리도 11월 차오창디 지역에 pkm베이징을 개관했다.

아울러 장샤오강, 팡리쥔, 웨민쥔, 왕광이 등 중국 현대미술 작가들의 작품을 국내에 소개하고 판매하는 각종 전시회가 1년 내내 화랑가의 화제였다.

2006년에도 시각예술계의 여러 인물들이 타계해 아쉬움을 남겼다. 2월에는 굿사진을 전문으로 찍어온 '굿 영혼을 부르는 소리'의 사진작가 김수남이 태국에서 신년 축제를 찍다 갑자기 별세했고, 6월에는 조각가 유영교씨가 지병으로 타계했다. 9월에는 조선백자 복원에 앞장섰던 도예계의 어른 한익환이 세상을 떠났고, 11월에는 서예계의 큰 어른인 일중 김충현이 타계했다.

chaeh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