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라는 것...
2006년 6월 18일, 미술품 최고 경매기록이 경신되었다는 외신이 전했습니다.
2004년 소더비에서 피카소의 <파이프를 든 소년>(1억400만 달러)이 세운 기록을 뛰어넘은
작품은
파이프를 든 소년은 1905년에 완성된 그림으로 피카소가 프티
루이라고 부르던 꼬마의 신비한 표정과
어른이
되어가는
소년의 묘한 분위기와 아름다운 색감으로 장밋빛
시대(1904~1906)의 행복하고
친근한 색감이 최대한 발휘된 걸작입니다.
2004년 소더비 경매장에서 베일에 가려있는 고객에 의해 1억
415만 8천달러에
낙찰된 최고가 그림입니다.
미술시장에서 거래된 적이 없는 작품의 희소성과 작품상태가 완벽하다는
점이 안목있는 컬렉터의 소장품이라는 이유로 이 작품이 세상에서 가장 비쌀 수밖에 없다고 합니다.
구스타프 클림트의 <아델블로흐바우어의 초상>, 경매가는 1억3500만 달러(약 1,297억원).
세계 최고가 작품인 구스타프 클림트의 1907년 작품 ‘아델레
블로흐 바우어 부인’
무형의 가치 역시 돈으로 환산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미술품의 수집과 매매,
소유의 행위가 특별한 지점에 자리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를 접하며, 한번쯤 이런 물음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어떻게 그림 한 점이 1천억원 이상을 호가할 수 있는가?
정말 그만한 가치가 있는 것일까?
그림의 가격은 어떻게 매겨지는가?
엄청난 액수를 지불해가며 그림을 소장하려는 목적과 의미는 무엇인가?
미술품 컬렉션에는 어떤 매력이 숨어 있는 것일까?
투자가치가 있기 때문인가, 아니면 단순히 좋은 그림을 곁에 두고 싶은 욕망 때문인가?
『앤디 워홀 손안에 넣기』(원제: I Bought Andy Warhol)의 저자 리처드 폴스키는
이 모든 물음과 그 답을 찾아가는 과정이 바로 ‘컬렉션이 지닌 매력’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가장 비싼 작품을 소장한 사람을 향한 부러움을 거두고 나서 좀더 시야를 넓히면,
미술품 컬렉션에 내재되어 있는 복합적인 매력에 새롭게 눈뜨게 된다는 것입니다.
첫째, 미술품 컬렉션에는 유일무이한 고유성이 있다.
컬렉션의 세계에서는 한 점의 작품을 오직 한 사람만이 소장할 수 있습니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작품을 소장한 사람은 나보다 돈 많은 그 누구가 아닌, 작품의 가치를 알아본
바로 ‘나’ 한 사람인 것입니다.
“누구나 비싼 차는 살 수
있지만 <마오>는 오직 한 사람만이 살 수 있습니다. 바로 여기에 미술품 수집의 매력이
있습니다”
둘째, 컬렉션을 통해 취향을 발견하고 표현한다.
‘미술품이야말로 이 세상 남은 마지막 럭셔리’라고 말합니다.
이제는 BMW나 샤넬로 자신을 과시하던 시대는 지났습니다.
돈만 있다고 가질 수 없는 어떤 것, 그것도 자신의 고급 취향을 보여주는
어떤 것을
소유하고 보여주는 시대라는 것입니다.
이때 “좋은 미술가의 작품은 내 집에 오는 손님들에게 내가 한 수 앞서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 됩니다.
돈을 가졌을 뿐만 아니라 그보다 더 귀한 것, 심미안과 교양을 갖추었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돈과도 바꿀 수
없는 귀한 가치를 얻는 기쁨을 누리게 된다는 것 입니다.
셋째, 투자와 그 과정의 묘미가 크다.
규모가 나날이 커지고 있는 미술시장을 제대로 알고 운용해나간다면, 미술작품의 수집과 매매를
재산증식의 기회로도 삼을 수 있습니다.
또한 작품의 가격이 고정되어 있지 않고, 시대상황이나 미술사조, 경기변동, 수요자의 변화에 따라
늘 움직인다는 점이 흥미로운 요인으로 작용합니다.
컬렉터로 하여금 끊임없이 자신의 안목을 키워나가고 시험하며,
투자의 묘미를 경험하게 해주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신이
원하는 작품을 어떻게 알아보며,
어떤 방법을 통해 손안에 넣을 수 있을까?
1984년 갤러리 <애크미
아트Acme art>를 열어, 조지프 코넬과 에드 루셰이,
앤디 워홀, 빌 트레일러와 같은 동시대 작가들을 소개해온 그는,
1986년 12월 자신의 갤러리에서 준비중이던 앤디 워홀 전시를 앞두고
워홀의 작업실을 방문합니다.
이날의 깊은 인상을 계기로 앤디 워홀의 그림 한 점을 소장하기 위해
따로 10만 달러를 비축해놓습니다.
그리고 3개월 뒤, 전시를 며칠 앞두고 앤디 워홀의 죽음을 맞이하면서
그는 마침내 자신을 매혹시킨 워홀의 그림 한 점을 소장하기 위한 긴 여정에 오릅니다.
좋아하고
존경하는 미술가들은 많았지만 그가 “미치도록 갖고 싶었던 건” 앤디 워홀이었습니다.
“값비싼 작품들이 수없이 나의 손을 거쳐 갔지만
그중에 실제로 나의 것이었던 작품은 한 점도 없었습니다.
앞으로를 위해서도 내가 소유한 어떤 것,
내가 감동받고 나 자신에 관해 뭔가 말해줄 수 있는 작품이
필요”했던 것입니다.
마침내 ‘앤디 워홀 유산위원회’로부터 워홀의 <자화상>(일명 <초록색 깜짝
가발>) 소품을
건네받던 순간 비로소 그는 “훌륭한 그림은 문신 같은 것”이며,
“살갗에 난 모든 숨구멍 속으로 파고들어 나와 함께 영원히 존재하는 어떤 것”임을
체험하게 됩니다.
“그림은 여러 가지 면에서 사람과 비슷하다. 그림마다 개성이 다른 것이다.
어떤 그림은 볼수록 재밌고,
어떤 그림은 정말 지루하고, 어떤 그림은 함께 있다는 사실조차 참을 수가 없다.
정말 뛰어난 그림들은 극소수 입니다.
우리가 이런 사람들이나 그림들을 쫓으며 사는 것은 당연하다”는
그의 말은 미술작품 컬렉션의 의미를 분명하게 밝혀주고
있습니다.
그가 목적을 이루는 데는 무려 12년이란 세월이 걸렸다고 합니다.
.....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고가의 상품을 ‘블루칩’이라 지칭하는 미술시장에서 블루칩 미술까인
피카소나 마티스를 사는
것에도 비슷한 논리가 적용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예를 들어
“삼성전자의 주식 1,000주를 팔거나 사려면 증권화사 직원에게
전화 한 통만 하면 끝나는 주식시장과 달리,
피카소를 사거나 팔려면 아낌없는 노고와 끊임없는 탐색의 과정이 보태져야 한다"
고
말합니다.
진정
좋은 작품을 사려면(투자에 성공 하려면) 그림에 애정을 갖고 좋은 작가를
발굴하여
끊임없는 투자와 지원을 했을 때 그 작품과 작가는
블루칩 대열에 오를 것이며
본인이 소장한 그림의 가치는 이미 여러분이 상상을 초월한 가격이 될
것입니다.
초보자들이 꼭 알아야 할 미술품 구입 요령
(출처: 동아일보-허문명 기자)
《미술품을
사는 데 가장 중요한 원칙은 '아는 만큼 보인다'는 것이다.
돈만 있다고
되는 일이 아니라 긴 안목을 갖고 작품을 즐길 수 있는
마음의 여유가 먼저 필요하다.
많은 전시를
시간 나는 대로 둘러보고 경매 현장이나 화랑을 자주 들러 시장정보를
익히는 것이 좋다.
또 관심
있는 작가나 화풍, 유파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
그랬을 때,
단순한 취미를 넘어 컬렉션과 투자가 가능하다.
초보자들에게
권하는 작품 구입 요령을 소개한다. 》
1. 판화나 사진부터 시작하라
판화나
사진은 복제가 가능한 멀티플 아트(multiple art)라는 인식 때문에 회화에 비해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생각되어 왔다.
그러나 최근 사진장르가 급성장하면서 이 같은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필름, 혹은 판화의 원본만 가지고 있으면 무한정 찍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일반인들의
생각과는 달리 작품으로 제작된
사진이나 판화는 한정된
에디션(edition)이 있다.
일정
매수만큼만 찍어낸 후에는 원본을 폐기하는 등 에디션 관리가 엄격하다.
단 사진이나
판화를 구입할 경우 믿을만한 화랑이나 경매업체를 통해야 한다.
같은 작가의 작품이라도 에디션이 많은
것은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다.
한 장만
제작하는 판화나 사진작품도 많다.
국내 대표 작가로는 작고한 판화작가
오윤.
그의 작품은
단 하나뿐(unique piece)으로
최근 거래가격(1000만원)도 저평가된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2. 유명작가 소품에 관심을
갖자
미술품을
처음 접하는 경우 유화에 관심을 갖고 덤비지만,
가격이 비싸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
이럴 때 유명 작가의 드로잉에 관심을
가져보자.
외국에서는
작품성 있는 드로잉은 컬렉터들이 탐내는 아이템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2004년
현재 ㈜서울옥션에서 거래되는 박수근 유화작품은 호당 2억 원을 호가하지만
드로잉은 호당 1000만∼2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작가의
개성이 살아 있는 드로잉이 질 낮은 유화작품보다
오히려 소장가치가 높음을 명심하자.
3.
중저가 미술품 시장을 이용하라
우리나라도 대중을 위한 중저가 미술품
시장이 활발해지고 있다.
미술품은
비싸다는 인식을 깨는 여러 행사를 찾아 작품을 사 보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된다.
㈜서울옥션에서 매년 두 차례 열고 있는 ‘이지아트(Easy Art)’와
예술의 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매년 6월경 열리는 ‘아트서울(Art Seoul)’이
대표적인 행사다.
‘이지아트’는 100만원 이하 작품만을 출품하고 ‘아트서울’도 미술대학에서 추천받은
젊은 작가들의 작품을 저렴한 가격대로 내놓는다.
매년 3월경
예술의 전당에서 박영덕 화랑과 미술월간지 ‘미술시대’가 주최하는
‘한국 현대 미술제(KCAF)’도
중견
신진작가들의 작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는 장터다.
화랑이 주체가 되어 여는
‘청담미술제’
그리고 마니프에서
주최하는 대한민국구상대전 등 1차로
검증된
작가들을 눈여겨 볼 필요가 있다.
4. 싼 게 비지떡이다
단순히 ‘싼
맛’에 작품을 사는 것보다 작가의 대표작이면서 작품성 좋은 작품을
사는 것이 결과적으로는 싸게 사는
방법이다.
작품
제작시기, 완성도, 희소성 등을 면밀히 살피고 믿을 만한 화랑이나 경매회사를 통해
사는 것이 장기적으로 안전하다.
미술품
구입에 주의해야 할 점은 작품의 진위 여부이다.
최소한 몇 백 만원을 넘는 경우는
필수적으로 미술품 감정서를 요구해야 하며,
팔 때도
마찬가지로 이 감정서를 첨부해야만 공신력을 갖게 된다.
또 작품
구입시에는 가능한 한 작가와 작품의 자료를 많이 받아두는 것이 좋다.
제작 연대나
제목은 물론 재료 등과 함께 팸플릿, 화집 등 가능하면 작가의 모든 파일을
알고 있는 것이 작품의 이해와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5. 젊은 작가에 관심을
가져라
미술작품을
보는 안목만 있다면 이른바 미래의 박수근 이중섭이 될 작가의 작품을
미리 구입해 놓을 수 있다.
지금은 비록
작품가격이 싸더라도 언젠가는 전설적인 작가로 자리매김할 작가들이
분명히 숨어 있다.
물론 젊은
작가의 가능성을 한눈에 알아보기란 쉬운 일은 아니다.
하지만
작품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과 열정을 갖고 부지런히 발품을 판다면
언젠가는 작품을 보는 안목이 생길
것이고
본인이 ‘찍은’ 젊은 작가가 커 나가는
것을 지켜보는 것 또한 특별한 즐거움이다.
지난해
1∼13일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마니프 아트페어에서는
30, 40대 젊은 작가들이 정찰제를 표방하고 작품을 내놓기도 했다.
6. 가격대를 미리
알자
한국의
미술시장은 화랑 가격이나 경매가, 작가가 부르는 가격이 다른 데다
작품성을 무시한 채
‘호당
얼마’라는 식으로 값을 매기는 관행이 계속되는 등 고질적 병폐가 적지 않다.
따라서
소비자들은 화랑가와 경매시장을 돌아다니며 적정한 가격대를 찾는 노력이 필요하다.
작품 가격을
공개적으로 알 수 있는 방법으로 경매 카탈로그를 참고한다든가
(출품작가만 해당)
화랑
미술제나 마니프 전시 같은 판매전에 자주 들러 평소 가격을 물어 보는 정도의
사전 확인이 필요하다.
한국에서
그림 값은 작가와 작품 크기에 따라 결정된다.
대략 큰
엽서 한 장 크기의 호수(1호 22.7×15.8cm)를 산정기준으로 사용한다.
그러나
제작연도, 작품성별로 천차만별이어서 일률적으로
‘이 작가의 그림 값은 얼마’라고 말할
수는 없다.
미술 경제지
‘아트프라이스’가 지난해 10월 창간호에서 서양화가 73명의 작품 가격을
공개한 적이 있었는데
작가별로
호당 가격과 함께 작가가 부르는 가격,
시장에서 거래되는 실거래가 변동상황을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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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안진의작 '마음결 A Cast of Mind'
100×90cm, 장지, 석채, 수성안료, 500만원. ②박현웅작 '골목대장', 백동나무 위에 채색, 45만원. ③고혜숙작
'사유공간' 30×30cm, 캔버스에 아크릴, 250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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