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사랑/그림 이야기

보테로의 '무제'

영원한 울트라 2007. 4. 29. 15:04
보테로의 '무제'
낙천적 특성을 뚱뚱한 형태로 표현

1978년, 81 X 102 cm, 캔버스에 유채

★ 오늘의 주제 - 말썽

현대인들은 자신의 몸무게에 무척 관심이 많아요. 조금만 살이 쪄도 유난을 떤답니다. 비만은 건강에 좋지 않고, 사회 분위기 또한 날씬한 사람을 원하기 때문이지요.

그런데 엉뚱하게도 '나는 뚱뚱한 것이 좋아!'라고 외치며 그림을 그린 화가가 있어요.

바로 콜롬비아에서 태어난 화가 '보테로'랍니다.

보테로의 그림은 정말 특이해요. 그림에 등장하는 사람들이 하나같이 뚱뚱한 몸매를 가지고 있어요. 고무처럼 말랑말랑하고 풍만한 사람들은 마치 보테로의 '특허'처럼 느껴질 정도랍니다.

보테로는 왜 이렇게 뚱뚱한 사람을 그렸을까요? 바로 '진정한 예술가는 자신이 태어난 나라의 특성을 살려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보테로는 동료 화가들이 문화 선진국인 미국이나 유럽의 그림을 부러워하며 무작정 흉내내는 것이 싫었어요.

보테로는 뚱뚱하고 풍만한 형태가 낙천적인 남아메리카의 특성에 잘 어울린다고 생각했어요.

그림을 감상하면서 보테로의 개성을 느껴 보기로 할까요? 무서운 얼굴을 한 경찰 아저씨가 곤봉을 들고 한 남자를 혼내 주고 있어요. 경찰의 손에 붙들린 채 끌려가는 남자는 '이거 왜 이러세요.'하면서 억울한 표정을 짓습니다. 얼마나 거칠게 몸싸움을 했으면, 남자의 머리에서 저렇게 피가 스며 나올까요?

그러나 상처에서 피가 흐르고 경찰 아저씨가 남자를 야단치는데도 안쓰러운 마음 대신 웃음이 터져 나옵니다. 남자가 혼나는 광경을 두 남녀가 창문에서 몰래 훔쳐봅니다.

남자는 이 두 사람 중 하나와 몸싸움을 벌인 것이 틀림없어요. 그리고 충성스런 개가 주인을 붙잡아 가는 경찰을 원망하며 '으르렁'거립니다. 보테로는 말썽을 피운 남자를 작게, 남자를 연행하는 경찰은 크게 그렸어요. 잘못을 한 사람과 법을 집행하는 사람을 대비시키기 위해서랍니다.

보테로는 남아메리카 출신 화가 중 가장 인기가 높답니다. 자신의 고향을 최고로 여기며, 그 고장의 특색을 살린 개성적인 그림을 많이 그렸기 때문이랍니다.

 

/이명옥ㆍ갤러리 사비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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