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에 돌아가고 싶은 마음과 붙들고 싶은 안타까움이 '대비'
아르놀트 뵈클린, 오디세우스와 칼립소 |
오늘은 향수(鄕愁)를 그린 명화를 감상하기로 해요. 향수란 고향에 간절히 돌아가고 싶은 마음을 뜻한답니다.
그런데 향수 하면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요. 바로 그리스 신화의 영웅인 오디세우스랍니다. 오디세우스는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얼마나 강했던지 향수병에 걸리기까지 했어요.?
지금 보고 있는 이 그림은 오디세우스가 향수에 젖어서 괴로워하는 순간을 그린 것이에요. 오디세우스는 하염없이 바다를 바라보며 외로움에 잠겨 있습니다. 고향에 두고 온 아내와 아들이 너무나 보고 싶어, 그만 갯바위처럼 온몸이 굳어 버렸어요. 검은 바위와 어둠에 잠긴 침울한 뒷모습은 고향에 대한 그리움이 얼마나 큰지를 말해 주고 있답니다.
고향을 그리워하는 오디세우스의 모습을 몰래 훔쳐보고 있는 요정 칼립소의 마음도 쓸쓸하기는 마찬가지예요. 사랑하는 남자가 자신의 곁을 떠나고 싶어하는 것을 보고 하늘이 무너지는 듯한 절망에 빠져 있답니다.?
칼립소는 전쟁을 끝내고 고향 이타카로 가는 오디세우스를 보고 한눈에 반한 나머지 그를 7 년 동안 곁에 붙잡아 뒀어요. 그러나 오디세우스는 칼립소의 극진한 대접에도 불구하고, 사랑하는 가족의 품으로 돌아갈 것을 굳게 결심했답니다.
이 그림을 그린 아르놀트 뵈클린은 떠나고 싶은 남자의 냉정한 마음과 붙들고 싶은 여인의 안타까운 심정을 색채와 명암을 대비시켜 표현하고 있어요.
이처럼 고향으로 돌아가고 싶은 오디세우스의 결심이 확고한 것을 안 칼립소는 마침내 오디세우스를 떠나 보낼 생각을 합니다. 오디세우스가 험한 바다를 무사히 항해할 수 있도록 뗏목을 엮는 법을 가르쳐 주고, 식량도 넉넉하게 마련해 줬어요. 칼립소의 정성어린 준비 덕분에 오디세우스는 꿈에도 그리던 고향에 갈 수 있었어요.
칼립소는 무척 현명한 여인이었어요. 고향을 향한 오디세우스의 마음을 잠재울 수 없다는 사실을 그녀는 잘 알고 있었답니다.
/이명옥ㆍ갤러리 사비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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