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 돌아온 '혁명가 가장' 가족들은 놀라움 반 기쁨반
1884년~1888년, 캔버스에 유화, 160.5 X 167.5 cm |
19세기에 러시아에서 일어난 '러시아 혁명'은 가장 비극적인 사건이었어요. 같은 민족끼리 원수처럼 서로의 가슴에 총칼을 겨누고, 가족을 해치고, 또 유형지로 끌고 가서 갖은 형벌을 가했기 때문이랍니다.
이처럼 많은 사람들이 러시아 혁명 기간 동안 큰 불행을 겪었지만, 가장 고통을 받은 사람은 혁명가의 가족들이었어요. 애꿎은 식구들은 단지 혁명가의 가족이란 이유만으로 박해를 받고 늘 가슴을 졸이며 살아야 했답니다.
19세기 러시아의 화가인 일리아 레핀은 신념을 위해 모든 것을 바친 혁명가와 그 가족의 아픔을 대비시킨 감동적인 그림을 그렸어요. 한 혁명가가 유형지에서 형을 마치고, 아무런 기별도 없이 불쑥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당시에는 아무도 모르게 유형지로 잡혀 갔다 갑자기 풀려 나오는 일이 흔했답니다.
혁명가가 복받치는 감정을 애써 억누르며 조심스레 방 안으로 들어서자 가족들은 너무 놀라 할 말을 잃습니다.
늙은 어머니는 죽은 줄만 알았던 아들을 보고 의자에서 벌떡 일어나고, 피아노를 치던 누이는 오빠를 곁눈질합니다. 책을 읽던 딸은 잔뜩 겁먹은 얼굴로 아빠를 탐색하고, 교복을 입은 아들은 놀라움 반 기쁨 반의 표정으로 벌린 입을 다물지 못합니다. 아내 역시 잔뜩 긴장한 표정으로 문고리에서 손을 떼지 못한 채 남편의 뒷모습만 뚫어지게 바라봅니다.?
그러나 혁명가는 집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었어요. 힘든 유형 생활을 하는 동안 혁명보다 더 중요한 것은 가족이라는 사실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방 안에는 가정의 평화와 사랑을 암시하는 부드럽고 따뜻한 빛이 흐르고 있어요. 이 온화한 빛은 지친 혁명가의 몸과 마음을 포근히 감싸 줄 거예요.
/이명옥ㆍ갤러리 사비나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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