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미술의 전망 - 시장이 본질을 지배 더 이상 미술은 대중과 시장에 초연할 수가 없어 |
역사의 패턴은 반복되지 않는 것인가? 21세기 초를 맞이하여 필자는 종종 지난 20세기 초와 현세기를 비교해보곤 한다.
20세기 초 특히 1905년부터 이후 10년간은 현대미술에 괄목할 만한 역사적 사건들이 발생한다. 입체파와 다다이즘 운동이 일어나더니, 전설적인 마르셀 듀샹도 이 시기에 등장한다. 미술사조는 유행처럼 번져 누가 새로운 미학을 창시하면 곧 선구자가 되고 전설적인 인물이 되었다. 많은 작가들이 대중들이 알아들을 수 없는 현학적이고 난해한 개념으로 성공을 거두었다.
하지만 21세기의 미술은 이제 더 이상 미술사조가 지배하는 시대는 아닌 것 같다. 수많은 블록버스터 아트페어에의 천문학적 판매량과 영국과 미국에의 소더비, 크리스티 등 경매회사의 천문학적 매출액은 이제 미술에 시장의 존재가 유일무이한 작가의 존재이유가 되어가고 있다. 당연히 작가는 시장을 읽을 수 있어야만 하게 되었다.
19세기에는 화가는 가난하더라도 정당화되었다. 천재는 하늘이 보내는 것이며, 하늘이 보낸 천재로서 화가는 마치 예언자처럼 물질적 부를 탐하지 않는 것을 당연시 하였다.
20세기에 천재의 개념은 약해지긴 했지만, 여전히 화가는 대중의 인기에 초연하고 외로운 투쟁을 하는 것을 미덕으로 여겼다. 화가는 현학적이 되어야 하거나 혹은 적어도 평론가를 통해 현학적으로 설명되어야만 했다.
최근 뉴욕타임즈는 잭슨폴록의 그림이 천문학적인 액수로 멕시코의 사업가에게 팔렸다고 전했다. 물론 이 뉴스는 아직까지도 석연치 않은 오보 논쟁을 낳고 있다. 하지만 생전의 잭슨폴록은 돈이 그리 많지 않았던 것 같다. 그는 늘 왜 자신은 그렇게 유명한데 돈은 없는가? 라고 불평하였다.
21세기의 미술의 패러다임은 당연히 시장이 중심에 오게 될 것 같다. 이미 지난 90년대에 Art in America에서는 미국의 유명작가들에게 작가란 무엇인가라는 설문조사를 한 바 있다. 그중 존 발데사리가 한 말이 아직도 잊혀지지 않는다.
"오늘날의 미술가는 중소기업인이어야 한다.''
최근 artprice.com이 발표한 2005년 세계미술시장에 관한 보고서를 보면 세계미술품경매시장의 매출액은 미국이 43.1%, 영국이 28.4%, 프랑스가 6.6%, 홍콩이 3.7% 이탈리아와 독일이 각각 3.6%, 스위스가 1.6%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과 영국은 본래 작품의 본질 보다 시장을 중시하는 경향이 농후하다. 반면 프랑스나 독일 등 유럽대륙 쪽은 전통적으로 작품의 본질을 중히 여기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이 보고서에서 미국과 영국을 합친 매출액이 무려 71.50%나 된다는 사실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술시장에서 미국과 영국의 영향력은 이미 유럽대륙에서의 미술에 대한 인식을 서서히 바꾸어 놓고 있는 실정이다.
더 이상 미술은 대중과 시장에서 초연할 수가 없는 것이다.
미술작품의 가치는 과거처럼 소수의 평론가나 전문가들의 전문적 안목에 의해 매겨지는 것이 아니라 수많은 대중들의 판단이 곧 미술작품의 가치를 결정하는 시대가 오게 된 것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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