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가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광고문구와 함께 새 브랜드 ‘쿡(QOOK)’을 선보였다.
KT가 새롭게 선보인 ‘쿡’은 메가패스, 메가TV, 집전화, 인터넷전화 등 가정에서 사용되는 홈서비스를 망라하는 통합브랜드.
KT 관계자는 “기존의 메가패스는 ‘쿡 인터넷’ 메가TV는 ‘쿡 TV’, 인터넷전화는 ‘쿡 인터넷전화’ 이런 식으로 이름이 다 바뀌게 된다”면서 “가정에서 사용하는 초고속인터넷, 전화, 인터넷TV 등의 이름 앞에는 다 ‘쿡’이 붙게 되는 셈”이라고 말했다.
‘쿡’ 출시는
KT가 기존 브랜드 대신 완전히 새로운 서비스명을 택했다는 점에서 이석채 회장 체제 아래 탄생한 통합
KT의 새로운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특히
KT가
KTF와의 합병을 앞두고 있는 상황에서 ‘쿡’은 통합 이후 회사 모습을 보여주는 단초를 제공한다.
KT 관계자는 “이석채 회장이 들어온 이후 55일 만에 통합과 함께 새로운 브랜드를 내놓게 됐다”면서 “이 회장이 평소 강조하는 스피드 경영과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실제 이석채 회장은 부임 이후 합병 추진과 조직개편, 합병 인가와 새 브랜드 출시 등을 일사천리로 진행했다. 새 브랜드가 앞으로
KT 서비스의 얼굴 역할을 하는 만큼, 브랜드의 성공이 곧 통합
KT의 성공 이미지와도 연결될 수 있다.
KT는 올 초 조직개편을 단행, 조직체계를 유선 사업으로 대변되는 홈고객 부문과 현재
KTF가 주로 담당하고 있는 개인고객 부문(이동전화+와이브로), 기업고객 부문으로 나눴다. 쿡은 이 중 홈고객 부문 대표 브랜드로 선을 보인 것이다.
표현명
KT 코퍼레이트센터장(전무)은 “올 뉴
KT로 대변되는 기업 변화를 새로운 브랜드로 표현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밝혔다. 기존 홈서비스 브랜드인 ‘메가’의 경우에는 통일된 이미지를 주지 못하고 참신성도 떨어진다는 반응이 많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으로 이용자들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쿡’을 내놓은 것. 실제
KT는 유선전화시장 점유율 면에서는 압도적인 강자였지만, 속사정은 만만치 않은 형세다.
2001년 이래 8년째 매출이 11조원 벽을 넘지 못하고 영업이익도 2005년 1조6600억원에서 지난해 1조2500억원으로 꾸준히 감소하는 추세다. 특히 최대 수익원인 소위 집전화의 가입자 이탈이 심화하는 상황이다.
이동통신 브랜드는 ‘쇼’ 그대로 사용 지난해
KT가 유선전화에서 올린 매출은 4조5000억원이었지만 올해 목표는 4조원 수준이다.
KT 측은 ‘쿡’을 통해 홈고객 부문에서 이런 분위기 반전을 노리고 있는 셈이다.
최대 무기는 결합상품. 유선서비스 결합상품의 이름은 ‘쿡 세트’다.
고객은 쿡 세트를 통해 집전화와 인터넷, IPTV에 ‘쇼’까지 상품들을 원하는 대로 자유롭게 결합해서 사용할 수 있다. 결합상품 할인율은 약정기간에 따라 달라진다. 대표적으로 쿡 인터넷과 쇼를 결합한 ‘쿡&쇼’를 선택하면 3년 약정 기준으로 50만원 이상 비용절감이 가능하다. 이동전화 기본료가 50%까지 할인되고 가족 간 통화에도 할인율이 적용되기 때문.
결합상품과 함께 유선 분야에선 쿡 인터넷전화를 통해 유선전화 가입자 감소 문제를 해결한다는 복안이다.
KT의 올해 인터넷전화 가입자 목표는 200만명. 이를 통해 일평균 5000명 정도에 달하는 집전화 해지자들을 인터넷 쪽으로 유인한다는 것이다.
노태석
KT 홈고객부문장(부사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결합상품의 최대 강점은 요금이다. 이동전화와 결합된 상품을 통해 타사 이동전화 고객을 공략하겠다”고 자신했다. 가정 내 통신서비스 브랜드가 ‘쿡’이라면 이동통신으로 대표되는 개인용 서비스 브랜드는 ‘쇼’를 그대로 사용한다. ‘쇼’에 대한 브랜드 이미지가 좋은 데다, 쿡과 같은 단음절이다. 사업이 지지부진하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와이브로 사업 또한 쇼 브랜드를 사용하게 된다.
표현명 전무는 “와이브로의 경우, 이동전화서비스인 쇼와 결합하게 되면 지방에서의 커버리지 문제도 해결돼 서비스 활성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전망은 일단
KT 측은 ‘집 나가면 개고생’이라는 광고문구와 유머 있는 TV광고 등으로 관심을 끄는 데는 성공했다. 이 여세를 몰아 합병이 완료되는 6월 말까지 브랜드와 결합상품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다. 앞서 와이브로의 경우처럼 생각만큼 가입자 증가율이 늘고 있지 않은 IPTV 서비스도 새로운 브랜드 출시로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쿡’ 브랜드를 앞세워 전화, 초고속인터넷 등 유선시장에서의 1위를 확고히 하고, 동시에 이동전화와 IPTV 등 신규 서비스에서도 점유율을 높여나간다는 수순이다.
따라서 시장의 관심은 이동전화시장 50.5%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하는
SK텔레콤과의 경쟁에 쏠린다. 현재
SK텔레콤은 유선전화 브랜드로 ‘브로드&(브로드앤)’을 내놓은 상태. 쿡과 마찬가지로 브로드&TV, 브로드&인터넷전화 등의 브랜드명이 가능해진다.
특히
SK텔레콤 측은 이동전화를 중심으로 한 결합상품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동통신 대표 브랜드인 T를 중심으로 결합상품명을 ‘T밴드’로 정했다. 5월에는 이동전화에 각종 유선서비스를 더한 새로운 결합상품과 할인율을 선보인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이동통신시장의 앞선 점유율을 바탕으로 상대적으로 약한 유선전화시장의 경쟁력을 보완하게 될 것”이라며 “T를 통해
SK브로드밴드의 유선 상품을 확대해 나가는 전략”이라고 밝혔다.
KT의 ‘쿡’과 ‘쇼’가
SK텔레콤의 ‘T’에 맞서는 모양새다.
C애널리스트는 “
KT는 주 수익원인 유선전화 부문 매출이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IPTV 등 신서비스와 함께 유무선 통합 시너지를 극대화해야 하는 과제가 있다”면서 “쿡 브랜드를 내놓았다고 해서 상황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소비자들의 관심을 끄는 데는 어느 정도 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인터뷰 - 표현명 KT 코퍼레이트센터장·전무] ■ ‘쿡’ 하면
KT,
KT 하면 ‘쿡’ 떠오르게 만들 터
‘쿡(QOOK)’ 브랜드는 무슨 뜻인가요. 쿡은 Cook(요리하다)과 영어 발음이 같고, 전화 등의 버튼을 누르는 동작의 의미도 담고 있습니다. IPTV와 초고속인터넷, 집전화 등을 요리하듯이 자유롭게 사용하라는 뜻이죠.
KTF의 성공브랜드인 ‘쇼’와 같은 단음절이어서 고객들이 쉽게 연결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합니다.
특히 쿡의 경우는 단순히 이름 뿐 아니라 브랜드에 디자인 개념을 도입했답니다. 글자 모양은 기본적으로 아이콘 형상을 띠고 있어 친근합니다. 쿡의 빨간색 또한 기존
KT의 보수적인 이미지를 벗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했습니다. 쇼는 과감하게 오렌지색을 사용해 성공을 거뒀습니다.
쿡이 나오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고객 입장에선
KT에서 제공하는 각종 서비스 브랜드들을 일일이 기억하기 힘든 게 사실입니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통합
KT의 새로운 이미지를 만들기 위해 쿡을 내놓았습니다. 대행사 선정에서 브랜드 출시까지 1개월 정도만 소요됐을 만큼, 빠른 의사결정이 이뤄졌습니다. 쿡 브랜드는 CEO를 포함해 5명만 알고 있을 정도로 보안 유지도 잘됐습니다.
TV광고나 카피 등도 유머러스한데요,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밝은 모습을 전달하기 위해 나온 결과물입니다.
기존 ‘메가’ 브랜드를 버리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요. 메가 브랜드는 특색이 없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과감한 단절이 필요하다고 여겼습니다.
KTF 쇼처럼 단음절에 기억하기 쉬운 브랜드가 필요하다고 판단했지요. 다행히 내부 구성원들이 ‘쿡’을 적극적으로 지지해줘서 큰 어려움 없이 새 브랜드를 내놓을 수 있었답니다.
KT 임직원 집에 쿡 현수막 달기 캠페인이 성공을 거두기도 했지요.
KT의 큰 인력 규모가 오히려 도움이 됐습니다. 3만6000명의 쿡 마케팅 담당자가 있는 셈이죠. 조직 측면에서도 새 브랜드는 의미가 남다릅니다.
KT가 홈고객과 개인고객, 기업고객 등으로 CIC(Company In Company) 형식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는데, ‘쿡’과 ‘쇼’ 등 브랜드는 이런 조직을 정리하는 뜻도 있습니다.
중장기 브랜드 전략은 어떻게 가져가실 생각인지요. KT의 브랜드 전략은 유무선 통합을 통해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기업 이미지를 제고하는 데 있습니다. 쿡 브랜드 자체를 고객들에게 사랑받는 ‘러브마크(Love Mark)’로 만들어가는 게 목표예요. ‘올 뉴
KT(All New
KT)’라는 가치 아래 개인고객은 ‘쇼’ 가정용은 ‘쿡’이 전 고객들 인식 속에 각인될 수 있도록 만들어 나갈 거예요.
[김병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