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 : 美 이동통신사와 케이블사간 합작 QPS ‘피벗’ 중단
미국 3위 이동통신사업자 스프린트 넥스텔(Sprint Nextel)과 미국 4대 케이블사업자들의 합작 쿼드러블 플레이 서비스(QPS)인 ‘피벗(Pivot)’이 지난 4월 사실상 중단됐다. 피벗에 참여한 콘캐스트, 타임워너 케이블, 콕스 커뮤니케이션스 등의 케이블사업자들은 피벗 서비스 마케팅을 중단한다고 밝혀 서비스 중단을 공식화 했다.
QPS인 피벗은 미국 시장뿐 아니라 전세계적으로 컨버전스 경쟁이 가열되고 있는 상황에서 유선망이 없는 이동통신사와 모바일 상품이 없는 케이블사업자간의 제휴 모델로 성공 여부에 관심이 집중됐다. 그러나 사업 시기나 협력업체 선정 등 여러 분야에서 마찰을 일으킨 끝에 결국 서비스 중단에 이르게 됐다.
참여사의 ‘동병상련’과 ‘동상이몽’ 피벗 서비스는 2005년 11월 미국 4대 케이블사(컴캐스트, 타임워너 케이블, 콕스 커뮤니케이션스, 어드밴스/뉴하우스 커뮤니케이션스)와 이동통신사 스프린트 넥스텔(이하 스프린트)이 각각 1억 달러를 투자해 합작회사를 설립하면서 통신업계에 출사표를 던졌다.
본격적인 상용화 서비스는 2007년 4월 케이블사업자인 타임워너 케이블이 모바일 서비스 ‘모바일 액세스(Mobile Access)’ 브랜드를 ‘피벗(Pivot)’으로 변경해 켄자스 시티와 샌안토니오 지역에서 출시하면서 시작됐다. QPS 브랜드가 이때부터 ‘피벗’으로 통일된 것이다.
피벗은 유무선 음성서비스와 함께 ▲모바일TV ▲이메일서비스 ▲휴대전화간 무료 통화 ▲통합 음성 이메일박스 등으로 구성됐다. 즉, 전화와 인터넷, TV, 모바일 등의 4가지 서비스를 함께 묶어 가입자에게 제공함으로써 서비스 차별화를 꾀한 것이다.
스프린트와 케이블업체들이 QPS 이름아래 제휴를 맺은 것은 서로 처한 상황이 비슷했기 때문이다. 스프린트는 AT&T나 버라이즌과 달리 유선망이 없다. 경쟁사들이 컨버전스 통합 상품을 출시하여 시장을 개척하고 있을 때 스프린트는 실적 악화로 주주들의 지적을 받아야 했다.
반면 케이블사업자는 IPTV로 케이블시장에 진출해온 통신사업자들 때문에 시장 기득권에 위협을 느끼고 있는 상황이다.
스프린트는 케이블사업자와의 제휴를 통해 컨버전스 시대를 앞두고 홈시장과 결합상품 구성에 중요한 고객 접점인 유선 라스트 마일(last-mile)을 확보할 수 있고, 케이블사업자는 모바일이라는 든든한 무기를 얻을 수 있었다.
양측이 피벗 제휴를 체결한지 1년을 넘긴 지난 해 8월부터 스프린트의 SpecturmCo 탈퇴를 계기로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SpectumCo는 스프린트와 케이블사업자들이 주파수를 획득하기 위해 설립한 합작사로, 2006년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가 실시한 AWS(Advanced Wireless Services) 주파수 경매에 참여해 뉴욕, 로스엔젤레스, 시카고 등 주요 지역의 주파수 라이선스를 획득했다. 스프린트가 SpectumCo에서 탈퇴한 것은 반납 지분 5%의 대금 지급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 때문이었다.
스프린트는 SpectrumCo를 통해 주파수를 확보하는 것이 이동통신사인 자신들에게 아무런 실익이 없고, 오히려 케이블업체의 영향력만 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케이블사업자는 이미 주파수를 확보함으로써 피벗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과 다른 입장이 됐다. 케이블사업자들은 주파수를 확보함으로써 이동통신시장에 직접 진입할 수 있고, MVNO(재판매)도 활용할 수 있어 QPS 서비스 제공에 급할 것이 없었다. 오히려 이들에게는 VoIP나 IPTV로 방송시장을 잠식하는 통신사업자를 막는 것이 급선무였다.
이러한 참여사간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결국 피벗이라는 거함이 침몰하게 된 것이다.
◆복합적 문제 도출로 거선 ‘피벗호’ 침몰
스프린트와 메이저 케이블사간의 합작 프로젝트인 피벗의 중단을 두고 실패 원인에 대한 여러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케이블사업자들이 통신사업자와의 QPS 경쟁에서 패배한 것을 인정하고 TPS 사업으로 재전환을 하기 위한 것으로 보는 반면, 일부에서는 케이블사업자들이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대신 스프린트와 클리어와이어의 와이맥스(WiMAX) 합작사업에 참여하기 위한 것이었다는 분석도 있다. 한달 후 새롭게 출범한 합작사인 클리어와이어에 메이저 케이블업체가 참여하면서 이러한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실패의 원인을 좀더 살펴 보면, 참여사간의 마찰에서 원인을 찾을 수 있다. 케이블업계는 통신사업자들과 마찬가지로 결합상품을 제공함에 있어 부족한 부분이 존재하고 이를 외부에서 조달해야 하는 상황이다. 케이블사업자는 이러한 문제를 QPS 서비스인 피벗을 통해 해결하려 했으나 ▲사업시기 ▲협력업체 선정 ▲서비스 아이템 선정 등 여러 분야에서 마찰을 빚으면서 결국 사업을 접게 된 것이다. 특히, 다수의 업체가 연계되면서 문제가 더욱 복잡해졌고 이로 인해 해결의 시점을 놓치게 됐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그러나 이러한 문제 외에도 QPS의 중요성을 인식한 케이블사들의 속사정이 가장 큰 갈등의 원인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콤캐스트가 이동통신 시장 진출을 구체화 함으로써 이를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다. 콤캐스트는 싱귤러 와이어리스의 전략기획부장과 텔레포니카 최고기술책임자(CTO)를 역임한 데이비드 윌리암스를 무선 및 기술전략부장으로 영입했다. 특히 컴캐스트는 케이블사업자들과 함께 확보한 AWS 주파수를 통해 상용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또 공동 브랜드 전략이 각 케이블사의 기존 소매사업과 충돌을 일으키면서 마케팅의 추진력을 상실하게 하는 원인이 됐다. 케이블사업자는 지역 중심의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에 피벗 브랜드보다 기존 자사 브랜드가 마케팅에 더 큰 효과를 낼 수 있었다. 장기적으로도 이미 확보한 주파수를 통해 독자적인 QPS를 제공할 경우 피벗 브랜드가 발목을 잡을 수 있다는 문제가 있었다.
스프린트도 제어하기 힘든 피벗 서비스를 중단하고 보다 손쉽게 QPS를 실현할 수 있는 새로운 대안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었다. 스프린트는 피벗의 대안을 모바일 와이맥스에서 찾게 됨으로써 과감하게 피벗을 중단하게 된 것이다.
◆Analysis : “新클리어와이어 범선 타고 QPS 항해 재도전”
스프린트와 케이블업계가 피벗의 실패를 반면교사로 삼고 4세대 기술인 와이맥스를 기반으로 QPS 시장에 재도전하고 있다. 스프린트와 케이블 3사, 인텔, 구글은 신생 와이맥스 합작사인 클리어와이어(Clearwire)를 2008년 5월에 설립하고 네트워크 구축에 본격 나서고 있다.
스프린트는 와이맥스망을 구축하여 휴대폰뿐만 아니라 노트북, 가전기기에서도 고속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다. 와이맥스 네트워크 환경이 구현되면 피벗에서 제공하려던 QPS 서비스, 즉 전화, 인터넷, 모바일, TV 등을 손쉽게 구현할 수 있다.
특히 와이맥스는 셀룰러 네트워크보다 최대 5배 정도 고속 모바일인터넷 접속을 지원하고 WiFi에 비해 넓은 커버리지를 갖고 있다. 따라서 모바일 인터넷 중심의 다양한 부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물론 스프린트는 와이맥스를 통해 그동안 간절히 원했던 홈시장의 라스트 마일을 확보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케이블업계도 이러한 잠재력 때문에 피벗 중단 후 곧바로 출범한 新 클리어와이어 합작사 설립에 동참한 것으로 풀이된다. 참여 케이블사업자의 구성원은 이전과 다르다. 케이블업계 1~2위 메이저 사업자인 컴캐스트와 타임워너 케이블은 동일하게 참여하고 있으나, 콕스와 어드밴스/뉴하우스는 하차했다.
브라이트 하우스 네트웍스(Bright House Networks)가 새 맴버로 참여했다. 인텔과 구글은 와이맥스의 모바일 영역으로 확대될 경우 얻게 되는 이점, 인텔은 모바일 와이맥스 칩 공급, 구글은 모바일 광고 및 안드로이드 확산 등을 이유로 참여했다.
업체별 지분을 보면, 스프린트가 74억 달러의 자산을 합작사에 투자하여 51%의 지분을 지니고 있다. 컴캐스트와 타임워너 케이블, 브라이트 하우스 등 케이블사업자와 인텔, 구글은 총 32억 달러를 투자해 22%의 지분을 확보했고, 기존 클리어와이어는 나머지 27% 지분을 가져갔다. 합작사의 명칭은 클리어와이어를 그대로 사용하기로 했다.
합작사는 스프린트가 구축해놓은 기존 기지국과 광네트워크를 이용함으로써 비용 절감을 꾀할 계획이다. 스프린트와 케이블사업자는 클리어와이어의 네트워크를 임대하여 와이맥스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또한 케이블사업자는 스프린트와 MVNO(재판매) 계약을 체결해 자사 고객들에게 와이맥스 외에 모바일(3G) 서비스를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합작사 클리어와이어의 주요 내용
구분 |
내용 |
참여사 |
스프린트, 클리어와이어, 컴캐스트, 타임워너케이블, 브라이트하우스, 인텔, 구글 |
지분 |
스프린트(51%), 클리어와이어(27%), 케이블사업자/인텔/구글(22%) |
MVNO |
- 스프린트와 재판매 계약 (컴캐스트, 타임워너케이블, 브라이트하우스, 클리어와이어) - 클리어와이어와 재판매 계약 (스프린트, 컴캐스트, 타임워너케이블, 브라이트하우스) |
네트워크 |
- 와이맥스 : 2010년 1억3천만명 규모 네트워크 구축 - 셀룰러 : 스프린트 보유망과 기지국 활용 |
서비스 |
방송, 전화, 인터넷, 모바일 |
특장점 |
- 셀룰러보다 5배 빠른 네트워크 - 데이터 기반 다양한 서비스 구현 - 4세대 기술 조기도입에 따른 시차이익 |
리스크 |
- 네트워크 구축 자금 부족 - 자기시장 잠식 우려 |
케이블사업자는 와이맥스 기반의 모바일 서비스를 구현하게 되면 저렴한 비용으로 QPS를 실현할 수 있게 돼 가격 경쟁력도 확보할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때문에 주파수를 갖고 있는 케이블업체가 스프린트와의 합작에 다시 참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케이블사업자가 제공할 모바일 서비스는 과거 스프린트와 케이블사업자의 QPS 합작사인 피벗과 달리 각 참여사의 독자적인 브랜드로 제공된다. 따라서 공동 브랜드로 인해 발생했던 마케팅 추진력의 부재를 사전에 차단할 수 있다.
스프린트는 대주주로서 클리어와이어의 사업 포트폴리오와 시장전략 수립에만 참여하고 일반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 따라서 클리어와이어는 독자성을 갖고 와이맥스 기반의 서비스를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클리어와이어는 오는 2010년까지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1억2천~1억4천만명을 커버할 수 있는 와이맥스 네트워크를 구축하여 할 계획이다.
스트린트는 통화료 마진 하락과 신규가입 감소로 고전해왔다. 주주들은 실적악화 상황에서 검증되지 않는 4세대 기술인 와이맥스의 투자에 대해 비판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합작사인 클리어와이어를 통해 와이맥스 서비스를 추진함으로써 이러한 주주의 질타를 피해갈 수 있게 됐다. 오히려 합작사 설립 과정에서 모인 투자금을 네트워크 구축에 활용함으로써 그동안 답보상태였던 미국 전역을 대상으로 한 와이맥스 네트워크 구축도 탄력을 받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스프린트, 이동통신시장 재편 노린다
스프린트는 기존 이동통신사와 차별화된 와이맥스 서비스를 강력하게 추진함으로써 고객 기반을 넓히고 이를 통해 미국내 이동통신시장의 판도를 재편한다는 전략이다.
스프린트의 전략이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선결과제가 아직 많이 남아 있기 때문이다. 우선 와이맥스 전국망 구축이 기존 계획대로 진행될 지 의문이다. 전국망 구축에는 많은 자금과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와이맥스의 핵심가치를 규정하는 문제도 있다. 와이맥스의 가치를 데이타 중심 또는 음성 영역 확장에 따라 스프린트와 케이블사업자의 전화 서비스의 수익을 잠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수에도 불구하고 범업계 와이맥스 합작사인 클리어와이어의 출범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합작사는 견고한 와이맥스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할 수 있는 기반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와이맥스는 상용화 부분에서 4세대 기술 중 가장 앞서 있어 미국내 경쟁사에 비해 상당한 시차이익을 확보하게 됐다. 차세대 모바일 상품과 서비스 경쟁에서도 유리한 입지를 선점한 것이다.
※참고자료
[1]Dow Jones Newswires, “Big Tech links WiMAX Deal With Sprint, Clearwire”, 2008.5.7. [2]Cellular News, “Clearwire Aims for 31 Million WiMAX Subscribers by 2017”, 2008.6.3. [3]Fiercewireless, “Clearwire-Sprint WMAX deal reborn”, 2008.5.7. [4]Telephonyonline, “Sprint Clearwire JV has broad implications”, 2008.5.23. [5]Telephonyonline, “Wireless' Pivot point”, 2008.5.5. [6]Sprint Nextel, Comcast, Time Warner Cable, Clearwire 홈페이지. [7]ATLAS리서치&컨설팅. [8]아이뉴스24 D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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