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경쟁/3D 산업

‘빛좋은 개살구’ 3D TV, 무턱대고 샀다간 ‘낭패’

영원한 울트라 2010. 6. 24. 12:23

 

 

 

 

“월드컵 3D TV 없어서 못 판다.”, “월드컵 특수에 날개 돋친 듯 팔리고 있다.” 최근 월드컵을 맞아 3D TV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최고 1000만 원에 달하는 3D TV의 공급이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라고 하니 가전사들에게는 희소식일 수밖에 없다. ‘3D TV 이라고 불릴 정도로 장밋빛 전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시장의 열기와 달리 방송계 내부의 고민은 깊은 상황이다. 방송통신위원회에서 3D TV를 대대적으로 추진하고 있고, 업계도 환영하는 분위기이지만, 최근 3D TV에 뛰어든 지상파 방송사는 마냥 즐겁지만은 않다. 여전히 풀어야 할 제도적 정책적 과제들이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SBS ‘선두’, 10월 실험방송주목

 

= 최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20회 국제 방송 음향 조명기기 전시회(KOBA 2010)’에서 가장 많은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한 분야는 3D TV였다. 특히 지상파 관계자들은 방송장비, 콘텐츠 제작 사례 등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케이블 TV 등보다 뒤늦게 3D TV쪽에 뛰어들었지만, 지난 해 영화 <아바타> 이후 방송계에선 3D 관련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KBS MBC SBS EBS는 지난 5월 시범방송을 했고, 현재 SBS는 남아공 월드컵도 시범방송을 하고 있다.

오는 10월에 3D TV 실험방송도 앞두고 있다. 방송사 간의 경쟁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는 셈이다.

 

지상파 3사 중에선 SBS가 제일 먼저 시작해 다양한 시도를 하고있다. SBS뮤직비디오, <웃찾사> △캠페인마술·비보이쇼 △SBS 창사 20주년 실감콘서트(8) △다큐 <산으로 간 반달곰>(9) △드라마 <붉은 먼지>(2부작, 하반기) 등을 기획 중이다. KBS는 드라마 <추노> 마지막회를 3D로 제작 했다. <과학카페>의 한 코너로 10분 내외 분량의 콘텐츠를 추진 예정이며, 스포츠 프로그램, 드라마, 쇼 제작도 고민 중이다.

 

MBC △<아마존의 눈물> 2D 영상의 3D 변환 작업드라마 <김수로> 스팟 제작 등에, EBS △<한반도의 매머드> △한반도의 공룡 2 등 다큐 중심으로 3D 콘텐츠를 기획 중이다.

 

▷가전사 방통위 방송사엇박자’= 다양한 3D 콘텐츠가 기획·제작되는 것이 사실이지만,

방송계 내부에서 해결해야 할 난제가 적지 않다.

 

김상진 SBS 기술연구소 차장은 지난 17 ‘KOBA 2010’ 세미나에서 지상파 3사가 처한 문제로

△“지상파는 3D 방송을 하고 싶지만 새 주파수 대역을 할당 받지 못할 경우 기존 2D 화질 유지가 어렵고,

정부쪽에서 지원이 없는 등 제작비 지원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제대로 된 콘텐츠가 나올지 의문이며,

△PD는 강한 의지가 있으나 제작 장비 구매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김 차장은 “3D TV에 대해 가전사, 방통위, 방송사의 입장이 엇갈린다 3D TV를 둘러싼엇박자를 근본 원인으로 지목했다. 방통위가 3D를 국가정책으로 홍보하고 있고, 가전사도 3D TV 판매에 열을 올리고 있지만, 정작 3D 콘텐츠를 만드는 방송사에 대한 지원은 사실상 전무하다는 것이다.

 

실제 현장에 있는 지상파 A 관계자도이명박 대통령이 G20 3D 방송으로 하겠다고 밝힌 이후 방통위쪽에서 계속 지상파에 3D 방송 요청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제작비, 장비 면에서 힘든 상황이지만, 노하우를 쌓는다는 생각으로 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지상파쪽에서는 광고 가격 대비 제작비 상승이 만만치 않은데 새로운 콘텐츠를 얼마나 지속적으로 만들어 낼 수 있을지, 광고 실익을 충당할 수 있을지, 2D보다 나아진 화질을 구현할 수 있을지 다방면에서 고민을 하고 있는 상황이다. 겉으로는 내색을 크게 하고 있지 않지만 3D TV에 대한울며 겨자먹기식의 고민도 존재하는 상황인 것이다.

 

▷향후 전망은= 지상파가 이같은 난제를 극복하고 3D TV가 활성화 될 수 있을까.

 

현재 가장 큰 변수로는 콘텐츠가 거론된다. 김상진 차장은 “2010년 남아공 월드컵이나 2011년 세계육상대회 이후 3D 개발 및 콘텐츠 제작을 위한 원동력이 상실될까 우려된다고 밝혔다.

 

다른 지상파 B 관계자도올해 월드컵 끝나고 내년까지 어떤 콘텐츠를 내보낼지 답이 없는 상황이라며새로운 주파수가 할당되지 않았고, 제작비도 지원 받지 않은 상황에서 3D TV가 애물단지가 될 수 있고, 볼거리 없을 시청자만 손해볼 수 있다고 전망했다.

 

3D TV도 과거 DMB, IPTV처럼 정부쪽에서 의욕적으로 추진했지만, 결국 콘텐츠 부실 등으로 시청자들의 호응을 크게 받지 못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특히 3D TV 송출 방식 관련 기술 표준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따라 격변이 예고되고 있다. 현재 시청자들이 구입하는 3D TV의 송출 방식(side by side)과 다른 방식(two stream)으로 오는 10월 실험방송이 진행될 예정이며, 2011~2012년에 국내 표준이 만들어질 예정이다.

 

B 관계자는기술 표준이 어떻게 만들어지느냐에 따라 현재 가지고 있는 3D TV가 못 쓰는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앞으로 1~2년 후에 3D TV의 중대 변곡점을 맞게 될 것이라고밝혔다.

 

결국 현재 ‘3D TV 이 거품일지 아닐지는 금명간 판가름 될 전망이다. 그때 가서 3D TV를 사도 늦지는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