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TV 혁명, 시청자는 주인인가?
* <KBS 스페셜>이라는 프로그램의 무게감을 고려하면, 주제에 비해 전달되는 형식의 고민이 조금 아쉬운 듯 했습니다. 아마 제작기간의 촉박함이 가장 큰 원인인 것으로 판단됩니다만...
* '디지털 시대의 공영방송의 역할과 임무'라는 좀 더 근본적이고 철학적인 주제로 접근했더라면 외부의 어설픈 비판보다는 더 큰 호응이 있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 디지털 시대가 가져올 가장 큰 문제점은 소위 '디지털 디바이드'라고 하는 사회의 상위계층과 하위계층의 '지식정보격차'일 겁니다. 인터넷 이용실태에 대한 보고서나, 최근 신문에도 알려진 소득수준에 따른 교육비 지출수준 등은 이미 그러한 사례의 실증이 사회적으로도 상당부분 진행되었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 공영방송의 책무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가 아직 별로 형성되어있지 않은 국내의 경우, 이제 이런 근본적인 질문과 접근이 본격화될 시기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 다음으로 디지털시대 공영방송의 위기는 기존의 계몽적 내용의 일방적 방송을 지양하여 민주적인 쌍방향 네트워크로 여하히 어떻게 전화하는 문제가 남아있는데, 이 부분에 대해서도 보다 심각한 고민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얼마전 타개하신 고 백남준 선생의 비디오 아트가 가지고 있는 비판정신은 일방적 송신의 방송매체에 대한 시청자들의 자율적 변용의 가능성에서 출발하고 있습니다.
* 이런 철학을 가지고 공영방송과 시청자의 관계를 논했으면 좀 더 풍성한 논의가 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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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의 날 기획'
디지털 TV 혁명, 시청자는 주인인가?
- 방송 : 2006년 9월 3일 (일) 밤 8시 KBS 1TV
- 연출 : 김동렬, 박건영
- 구성 : 이은아
◎ 기획의도
고화질, 고음질, 양방향 서비스를 특징으로 한 디지털TV 혁명이 성큼 다가왔다.
그러나 값비싼 HDTV, 케이블 및 위성의 유료 서비스로 인해 디지털 혁명의 혜택은
소수에게 국한되어 있다. 또한 유료 콘텐츠의 저질화, 수입 의존 경향이 심화되고 있다.
무료로 접근해 고화질의 다채널을 즐길 수 있는 지상파 DTV는 디지털 정보 격차와
저질 유료 프로그램의 범람을 막는 사회 안전판 역할을 할 것이다. 그러나 2010년
아날로그 방송을 전면 종료할 예정인데도 불구하고 DTV로의 전환은 외국에 비해 훨씬 뒤쳐지고 있다. 이로 인한 자원 낭비가 커짐은 물론이다. 시청자에게 혜택이 돌아가는
디지털TV 시대를 열기 위한 선결 과제들을 짚어 본다.
◎ 주요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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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구촌에 디지털 TV 혁명의 강풍이 몰아치다
신혼부부들에게 혼수품 목록 1위라는 HD 디지털 TV. 디지털 라이프가 우리 삶에 깊숙이 스며든 것처럼 보이지만, 정부가 2010년 모든 아날로그 방송을 중단하고 지상파 디지털 전환을 완료할 것이라는 계획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다.
98년 영국 BBC에서 최초로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실시한 이래 전 세계에서 디지털 전환이 활발하다. 우리나라도 지난 2001년부터 지상파 디지털 방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아직 디지털TV의 보급률이 20% 수준에 머물러, 유럽이나 미국에 비해 현저히 떨어지는 비율이다. 1980년 컬러TV 방송의 시작 이후 또 한번의 혁명이라 평가받는 디지털 방송, 하지만 정작 디지털 혁명의 가장 중요한 수용자인 국민들은 그 개념조차 잘 모르는 상태이다. 대한민국의 디지털TV 혁명, 어디로 가고 있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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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대한민국의 시청자들, 왜 디지털 TV를 구매하지 않는가
“고화질, 고음질만 가지고 기존의 TV 시청자들이 아날로그 TV를 버리고 디지털 TV를
사기는 그렇게 큰 설득력 있는 요인은 아닙니다. 고화질 고음질과 함께 아날로그 TV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서비스를 다양하게 개발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을 합니다.” - 방송위원회 이은미 박사
지난 5월, 2200여 명에게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디지털TV를 구매하지 않는 이유는 아날로그TV에 만족하기 때문에 구입할 필요가 없다는 대답이 46.9%로 가장 많았고,
디지털TV가 너무 비싸다는 응답이 30.2%로 그 뒤를 이었다.
즉, 디지털 TV가 가격이 너무 비싸고, 아날로그 TV에 비해 크게 장점이 없다는 것이
시청자들의 생각인 것이다. 그만큼 국가의 디지털 정책이 시청자의 참여를 끌어내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다. 전반적으로 디지털 TV 보급률이 올라가야 지상파 디지털 방송의 의미가 있을 것이다. 시청자들이 보다 저렴한 디지털 TV를 살 수 있는 지원과 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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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방송의 공공적 기능 상실 우려
강동구의 한 아파트 주민인 윤선미씨는 결혼하면서 디지털TV를 구매했다. 하지만 이 아파트는 공시청 시설을 통해서는 디지털 신호가 잡히지 않아서 월 9천 원 정도의 요금을 내고 케이블을 통해 디지털 방송을 보고 있다. 이처럼 어쩔 수 없이 유료 TV를 보는 가구들이 많다. 최근 디지털 케이블이 서비스되면서 월 시청료는 증가하고 있고, 이에 따른 디지털 격차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높다. 이처럼 우리나라의 유료 TV 시장은 급성장 중이고, 디지털 전환이 유료TV 위주로 더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유료 TV의 성장은 방송의 공공 보편적 기능을 저하시킬 우려도 있다.
대만은 지상파에 비해 케이블이 광고, 시청률 등 모든 부분에서 훨씬 활성화 되어있다. 적은 비용으로 많은 수익을 올리려다 보니까 프로그램 수준은 떨어지고, 외국 프로그램 일색이 되어가고 있다. 문화적 정체성을 잃어가고 있는 대만 방송의 현실을 통해 방송의 공공 보편적 기능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알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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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방송의 보편적 무료 접근권을 보장한 영국
세계에서 가장 먼저 디지털 지상파 방송을 시작한 영국.
영국에선 30-60파운드(약 5만-10만원)하는 셋탑박스를 사서 기존 TV와 연결하면 30여 개의 지상파 채널을 무료로 볼 수가 있다. 초창기에 유료 중심의 디지털 전환을 시도했으나 성공하지 못했던 영국은 무료 체제의 디지털 전환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이 폭발적이다.
영국의 디지털 전환 정책은 공영방송 BBC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2개 채널이었던 BBC는 디지털 전환 후 8개로 채널이 늘어났으며, 2개의 어린이 채널과 뉴스전문 채널 등의 편성으로 영국 지상파의 공공성을 책임지고 있다.
또한 BBC는 디지털 전환 과정을 지원한다. 저소득층이나 장애인들에게 무료로 셋탑박스를 나눠주고, 디지털 UK라는 기구를 설립해 디지털 전환과 관련해 텔레비전, 이메일, 전단지를 통해 광고하는 캠페인을 벌인다. 디지털 전환에 있어 전 국민이 도태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영국의 사례를 통해 시청자가 디지털 혁명의 주인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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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우리는 무료 보편적 서비스를 보장할 수 없는가?
지난 월드컵 기간에 우리나라에서도 MMS 방식의 다채널 시험방송을 했다.
하지만 이것은 기존 HDTV 이용자들에게 반발을 일으켰다. 기존 HD방송에 비해 화질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시청자들 뿐 아니라 케이블TV 업체에서도 유료방송 시장의 붕괴를 초래한다는 이유로 지상파의 다채널 서비스를 반대하고 나섰다.
우리나라의 디지털 방송 정책은 시작부터 전송방식에 관한 논란으로 분쟁의 연속이었다. 방송위원회 등 정책 당국은 디지털방송추진위원회를 구성해 활동했지만 낮은 DTV 보급률이 말해주듯 성과는 미미하다. 현 상황으로는 2010년 아날로그 방송을 종료한다는 계획은 지켜지기 어려울 듯 보인다. 지난 6월 정통부와 방송위원회는 디지털 방송 활성화를 위한 범정부적 추진기구를 만들고, 특별법을 제정해 아날로그 방송 종료일정 확정,
디지털TV 보급방안 등을 직접 논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디지털 방송으로 인해 우리 삶은 보다 편리하고, 더 많은 것을 누릴 수 있게 변할 것이다. 이와 같은 혜택이 소수가 아닌 국민 전체에게 돌아가기 위한 정부의 마스터플랜이
필요한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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